이재식 농협 상호금융 대표(맨 오른쪽)가 4월6일 열린 ‘제1차 상호금융 디지털혁신위원회’에서 올해 디지털금융 관련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농민신문 공동기획] 농협 60년을 넘어 100년으로 [3부] 100년 농협 결실을 향해 ② 디지털금융 초격차를 만들다 빅데이터·인공지능(AI)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이 발전하면서 디지털금융도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농협 금융사업의 두바퀴로 불리는 농협 상호금융과 NH농협금융지주도 금융권 최대 화두인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DT)에 고삐를 죄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지역 농·축협 신용사업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농민실익 증진을 도모해온 농협 상호금융은 지역 밀착 금융기관을 넘어 디지털금융 선도기관으로의 도약에 나선다. 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을 톡톡히 해온 농협금융지주는 급변하는 대내외 여건 속에서도 농업·농촌·농민을 지탱할 수준의 수익성을 확보하고 고객과 함께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농협 상호금융 마이데이터사업 중점 추진 고객 개인정보 한번에 조회 신용자산 관리서비스 제공 ‘디지털 체인저’ 운영 통해 신사업 아이디어 등 수렴도
농협 상호금융은 올해 DT 중점과제 20개를 선정했다. 구체적으론 ▲마이데이터사업 서비스 운영 모델 구현 ▲종이 없는 전자창구시스템 도입 ▲디지털 대응 농·축협 점포 전략 수립 ▲빅데이터 시각화를 통한 농·축협 업무 개선 ▲장정맥 인증서비스 구축 등이다.
그중에서도 마이데이터사업 준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고객의 동의 아래 여러곳에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 데이터를 한번에 조회하고, 이를 활용해 고객에게 통합적인 신용자산 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뼈대다. 농협 상호금융은 올 1월 상호금융업권에서 유일하게 마이데이터사업자 허가를 취득해 주목을 받았다. 마이데이터사업이 본격화하면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농민을 위한 농업정책자금 추천 등 농민과 서민에 특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DT에 대한 전사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디지털문화 확산에도 주력한다. 속도감 있는 DT 추진을 위해선 무엇보다 인재 육성과 문화 확산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DT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상호금융 디지털 협의체’ 운영을 활성화한다. 대표가 위원장을 맡는 ‘상호금융 디지털혁신위원회’ 산하에 ‘상호금융 디지털혁신협의회’와 ‘상호금융 디지털혁신 실무협의회’를 꾸려 디지털 신기술·신사업 도입에 발 빠른 의사결정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디지털문화 확산을 주도하는 ‘디지털 체인저(Changer)’도 운영한다. 농협 상호금융은 8일 ‘2021년 디지털금융 발전 포럼’을 열고 농·축협 직원 가운데 디지털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실무자들을 디지털 체인저로 위촉했다. 농협 상호금융은 디지털 체인저를 통해 신사업 아이디어, 디지털금융 개선방안 등을 수렴하고 신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밖에 상호금융특별회계 수익성을 높여 농·축협의 안정적인 수익센터 역할도 강화하기로 했다. 제로금리 시대에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부분) 중심의 수익구조를 가진 농·축협 경영여건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이에 면밀한 리스크 관리와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특별회계의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영업점의 대면서비스도 확대한다. 태블릿PC를 이용해 찾아가는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태블릿브랜치’를 활용, 농민을 위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농협금융지주 고객 체감 ‘올 디지털’ 목표로 2X 스피드업 전략 수립 ‘눈길’ 추진 속도·이용편의·성과 등 2배 높이기 위해 선제적 경영 올해 IT 부문에 5000억 투자
농협금융지주는 ‘고객이 체감하는 올 디지털(All Digital)’ 구현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농협금융지주의 DT 전략은 ‘2X 스피드업’이다. DT 추진 속도, 고객 이용편의성, 사업 성과를 모두 2배 높이는 선제적 경영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지주사와 계열사의 역할을 분명히 나눴다. 계열사는 동종업계 최고 디지털 전문 금융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DT 추진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고, 지주사는 이를 최고경영자(CEO) 평가에 반영하는 등 꼼꼼하게 점검하기로 했다.
농협금융지주는 고객 중심의 차별화한 서비스 제공기반을 마련하고자 올해 정보기술(IT) 부문에 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기존 은행업을 넘어 핀테크(Fintech·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금융) 영역까지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턴 사업 부서와 IT 부서를 하나로 묶은 공동업무 조직인 ‘융합센터’를 운영한다. 융합센터는 사업 조직과 개발 조직간 업무가 유기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하고 DT를 가속하는 데 첨병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농협생명은 고객들이 편리하게 보험금을 받도록 간편 청구 제휴병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 또 고령층 고객을 위한 특화서비스도 제공한다. 만 70세 이상 고객에게는 격월로 전담간호사가 안부를 묻고 상담을 하는 효도콜 서비스를 시행한다.
농협손해보험은 디지털 상품을 확대한다. 특히 2030세대 고객에게 인기가 많은 소액 단기보험을 지속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보험 가입 채널도 다양화한다. 기존의 농협손해보험 애플리케이션(앱) 이외에도 다양한 앱을 통해 가입할 수 있도록 제휴 플랫폼을 넓힌다.
투자증권은 양질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축한다.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종합자산관리(PFM) 서비스를 개발할 예정이다. AI가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도록 하는 식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개인별 맞춤 투자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농협금융지주는 올 1분기부터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은행·비은행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4%나 증가한 6044억원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앞으로도 잠재적 부실자산에 대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등 미래 경쟁력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함규원·정단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