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번트 리더십의 의미와 사례
리더십 연구가들은 21세기 지식시대에 기업이 계속해서 생존·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최근 경영학계에서는 전통적 리더십 모델들에 대한 대안 중의 하나로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서번트 리더십에 대해 성균관대학교 경영학부 차동옥 교수의 글을 바탕으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서번트 리더십은 최근에 등장한 개념은 아닙니다. 이 개념은 1977년 AT&T에서 경영관련교육과 연구를 담당했던 로버트 그린리프(Robert K. Greenleaf)가 저술한 『Servant Leadership』에서 처음으로 제시되었는데, 그동안 경영학계의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1996년 4월 미국의 경영관련 서적 전문출판사인 Jossey-Bass사가『On Becoming a Servant-Leader』를 출간한 것을 계기로 많은 경영학자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린리프에 따르면 서번트 리더십은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종업원, 고객, 및 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이라 정의할 수 있습니다. 그는 서번트 리더십의 기본 아이디어를 헤르만 헤세(Herman Hesse)의 작품인『동방으로의 여행(Journey to the East)』으로부터 얻었다고 하였습니다.
그 소설은 여러 사람이 여행을 하는데 그들의 허드렛일을 하는 레오(Leo)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레오는 특이한 존재였습니다. 여행 중에 모든 허드렛일을 맡아서 하던 레오가 사라지기 전까지 모든 일은 잘 되어갔지만, 그가 사라지자 일행은 혼돈에 빠지고 흩어져서 결국 여행은 중단되었습니다. 그들은 충직한 심부름꾼이었던 레오 없이는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레오가 없어진 뒤에야 그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 일행 중 한 사람은 몇 년을 찾아 헤맨 끝에 레오를 만나서 여행을 후원한 교단으로 함께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그는 그저 심부름꾼으로만 알았던 레오가 그 교단의 책임자인 동시에 정신적 지도자이며 훌륭한 리더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레오는 서번트 리더의 전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드러커(Drucker)는『미래경영(Managing for the Future)』에서 지식시대에서는 기업내에서 상사와 부하의 구분도 없어지며, 지시와 감독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리더가 부하들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기존의 리더십 패러다임에서 리더가 부하들을 위해서 헌신하며 부하들의 리더십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서번트 리더십 위주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영학계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주제가 최근 리더십 관련 문헌에서 자주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경영실무계를 살펴보면, 미국의 경우 3M, 인텔, HP 등을 비롯하여 많은 기업들이 교육훈련 프로그램에 서번트 리더십 워크샵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국내 기업에서는 아직은 서번트 리더십에 대한 이해가 미흡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내 기업에서는 리더십 훈련시 서번트 리더십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서번트 리더십 프로그램에 관한 한 미국 인디애나 폴리스 시에 있는 그린리프 연구센터(Greenleaf Center for Servant Leadership)가 가장 앞서 있습니다. 그린리프 연구소장인 스피어즈(Spears)는 다음과 같이 서번트 리더의 주요 특성을 제시하였는데, 기업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에 관한 교육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이러한 핵심 사항들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경청(Listening) : 경청은 부하에 대한 존중과 수용적인 태도로 이해하는 것입니다. 리더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경청을 해야 부하가 바라는 욕구를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공감(Empathy) : 공감이란 차원 높은 이해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리더는 부하의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부하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내고 리드해야 합니다.
치유(Healing) : 치유는 리더가 부하들을 이끌어 가면서 보살펴 주어야 할 문제가 있는가를 살피는 것입니다.
스튜어드십(Stewardship) : 서번트 리더는 부하들을 위해 자원을 관리하고 봉사해야 합니다.
부하의 성장을 위한 노력(Commitment to the growth of people) : 리더는 부하들의 개인적 성장, 정신적 성숙 및 전문분야에서의 발전을 위한 기회와 자원을 제공해야 합니다.
공동체 형성(Building community) : 리더는 조직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며, 봉사하는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상으로 미래기업의 경영자에게 바람직한 리더십 모델로서의 서번트 리더십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오늘날 리더십의 변화가 절실히 요구되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학계에서는 서번트 리더십에 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에 대한 연구를 확대 해야 할 것이며, 국내 기업들도 서번트 리더십에 대한 이해를 넓혀 나가야 할 것입니다.
최태원 SK 회장의 서번트 리더십 경영이 얼마 전 헤럴드뉴스에 의해 소개되었습니다. 이 기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최태원 SK 회장이 몸을 낮추고 있습니다. 솔선수범해 자원봉사에 나서는 등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실천 중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 한국과 프랑스의 월드컵 축구경기를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응원했습니다. 임원들과 함께 말입니다. 당초 최 회장은 경기가 끝난 후 임원들과 함께 ‘쓰레기 줍기’를 할 생각이었습니다. 자원봉사를 계획했던 것이지만, 인파가 워낙 많아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룹 총수가 그런 계획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직원들은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 21일에는 서울 상계동의 기초생활수급 대상 가정을 찾았습니다. ‘집 고치기’ 자원봉사를 위해서 입니다. 최 회장은 SK㈜ 가스사업부 임직원 20여명과 함께 직접 도배를 하고, 장판을 새로 깔고, 페인트칠을 했습니다. 이날 봉사활동은 최 회장이 참여 의사를 밝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엔 연탄 리어카를 직접 끌며 영세민들에게 연탄을 날랐습니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는 경기도 고양시 근로복지센터에서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쿠키를 함께 굽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2003년 이후에는 성탄절마다 세 자녀와 함께 중증장애인 시설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성탄절 때는 윤송이 SK텔레콤 상무가 동행했습니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 회장이 지난 2003년 이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보기에도 좋고, 직원들에게도 자극이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