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꾼의 소원
어느 나라에 사냥을 아주 좋아하는 왕자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왕자는 사냥을 하기 위해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바로 뒤가 낭떠러지인지도 모른 채 하늘에 날고 있는 매를 잡으려다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로 떨어졌습니다.
왕자는 완전히 피투성이가 되어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때 나무를 하고 오던 나무꾼이 신음을 하고 있는 왕자 옆을 지나다 사냥꾼인 줄 알고 자기 집으로 데려 갔습니다. 피를 닦아주고 따뜻하게 간호를 해주었더니 왕자는 깨어났고 목숨을 건지게 되었습니다.
나무꾼이 정성으로 간호하고 있던 사흘 동안 대궐에서는 왕자가 없어졌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전국적으로 왕자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꾼이 가만히 들어 보니 자기 집에 있는 사냥꾼이 왕자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대궐로 가서, 확실히 왕자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사냥꾼이 피투성이가 되었길래 자신의 집에 모셔 왔다고 조심스럽게 얘기했습니다. 아직까지 중한 상태라 말도 잘못한다고 하자 임금님이 그 나무꾼을 따라 오두막집으로 왔습니다. 집에 와 보니 자기 아들인 왕자였습니다. 임금은 왕자를 대궐로 데려가 치료를 잘했고 왕자는 건강해졌습니다.
임금님은 죽어가던 왕자를 살려준 나무꾼이 너무나도 고마웠습니다. 자기 아들을 살려 준 은혜를 어떻게 갚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묘안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나무꾼을 불러 물었습니다.
"내 아들을 구해 준 은혜를 어떻게 갚으면 되겠나. 돈을 달라하면 돈을 줄 것이고, 권력을 달라하면 권력을 주겠네. 아니, 이 나라의 땅 한 부분을 달라고 해도 줄 것이네." 지혜 있는 나무꾼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다른 것은 필요 없습니다. 그저 일년에 단 한 번씩만 저희 집에 와서 하루 밤 묵어가십시오.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임금님은 그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고 나무꾼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임금님의 행차를 위해 좁은 길을 넓게 닦기 시작했습니다. 낡은 오두막을 헐고 임금님을 위해 대궐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또 임금님을 위한 식사가 항상 준비되었고 나무꾼이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임금님이 하루 저녁을 지내기 위해 나무꾼의 집은 대궐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 많은 시설을 관리하고 지키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대궐에서 파송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무꾼은 일생 동안 자신이 마치 왕인 것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세상의 왕이 하룻밤을 자신의 집에서 자는데도 나무꾼은 이렇게 많은 복을 받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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