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어머니께 사다드린 스크랩북을 반도 못 채운 채 이 수습기를 쓴다. 동생은 “언니야, 제일 비싸고 두꺼운 걸로 사드렸다”고 했다.
어머니는 이제 반(半) 기자가 됐다. 아침에 동아일보를 보시고는 “신광영 기자가 강남 라인 1진이냐, 윤서랑 성열이는 또 안산에서 뻗치기를 한거냐”고 말씀하신다.
수습 동기인 이미지가 1면에 단독 인터뷰 기사를 실었을 때는 “특별히 같이 스크랩 했다”며 “우리 딸이 한 것처럼 기쁘다”고 하셨다. “새샘이는 이름도 자주 나오는데 민기 너는 너무 게으른 거 아니냐”는 핀잔도 주셨다. (*신민기, 이새샘, 이미지, 남윤서, 유성열 기자는 2008년 10월 동아일보에 입사한 ‘독수리 5형제’로 4월 1일자로 부서 배치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반(半) 기자가 됐다. 아침에 동아일보를 보시고는 “신광영 기자가 강남 라인 1진이냐, 윤서랑 성열이는 또 안산에서 뻗치기를 한거냐”고 말씀하신다.
수습 동기인 이미지가 1면에 단독 인터뷰 기사를 실었을 때는 “특별히 같이 스크랩 했다”며 “우리 딸이 한 것처럼 기쁘다”고 하셨다. “새샘이는 이름도 자주 나오는데 민기 너는 너무 게으른 거 아니냐”는 핀잔도 주셨다. (*신민기, 이새샘, 이미지, 남윤서, 유성열 기자는 2008년 10월 동아일보에 입사한 ‘독수리 5형제’로 4월 1일자로 부서 배치를 받았습니다.)
동아일보 수습 기자를 딸로 둔지 3개월째.
어머니는 기자들의 용어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농담도 하실 정도로 ‘쿨’하게 변하셨지만, 얼마 전 내가 쓴 한 기사를 보고서는 밤잠을 설치셨다. 현직 경찰관이 휴직 기간에 경찰 학원에서 강의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난 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겠다는 협박(?) 전화도 여러 차례. 수습이 겪기에는 버거웠다. “누구한테 청탁을 받고 쓴 거냐?”, “동아일보 기자가 이렇게 비양심적이어도 되느냐?”는 말에는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어머니는 기자들의 용어를 적절하게 섞어가며 농담도 하실 정도로 ‘쿨’하게 변하셨지만, 얼마 전 내가 쓴 한 기사를 보고서는 밤잠을 설치셨다. 현직 경찰관이 휴직 기간에 경찰 학원에서 강의를 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난 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겠다는 협박(?) 전화도 여러 차례. 수습이 겪기에는 버거웠다. “누구한테 청탁을 받고 쓴 거냐?”, “동아일보 기자가 이렇게 비양심적이어도 되느냐?”는 말에는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사실 나는 소심한 편이다. 수습을 하면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선배에게 사건 보고를 할 때면 당장 면피를 하려고 ‘초를 치는’ 경우도 있었다. 약간 부풀려 선배 귀에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다. “직업은 자영업이라고 합니다”라고 보고하면, 1진 선배는 곧장 “무슨 가게냐?”고 묻는다. 상황에 따라 일단 옷가게나 음식점이라고 말한 뒤 다시 확인해 보고해도 큰 문제가 없을 텐데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나는 “더 알아보겠습니다”고 말해 깨지기 일쑤였다.
선배에게 사건 보고를 할 때면 당장 면피를 하려고 ‘초를 치는’ 경우도 있었다. 약간 부풀려 선배 귀에 그럴듯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다. “직업은 자영업이라고 합니다”라고 보고하면, 1진 선배는 곧장 “무슨 가게냐?”고 묻는다. 상황에 따라 일단 옷가게나 음식점이라고 말한 뒤 다시 확인해 보고해도 큰 문제가 없을 텐데 거짓말을 할 수 없는 나는 “더 알아보겠습니다”고 말해 깨지기 일쑤였다.
신문에 ‘휴지통’용 단독 기사라도 실리는 날이면 사실과 다른 부분은 없을까 하루 종일 마음을 졸였다.
경찰학원 기사도 그랬다. 경찰학원에서 강의 중인 현직 경찰 이야기는 취재원들의 말대로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웠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 낸 기사였건만 잠시나마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경찰학원 기사도 그랬다. 경찰학원에서 강의 중인 현직 경찰 이야기는 취재원들의 말대로 ‘아는 사람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였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웠고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 낸 기사였건만 잠시나마 견디기 어려운 상황을 겪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수습기간은 두려움을 없애는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기사에 대해 더 소심해지는, 그래서 끝없이 확인을 거듭하는 습관을 들이는 기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제 수습 딱지를 떼고 나면 선배들이 바람막이가 되어주던 때와는 전혀 다른 막중한 책임이 생긴다. 더 소심한 태도, 더 책임감 있는 기사로 어머니의 스크랩북을 채워야겠다.
이제 수습 딱지를 떼고 나면 선배들이 바람막이가 되어주던 때와는 전혀 다른 막중한 책임이 생긴다. 더 소심한 태도, 더 책임감 있는 기사로 어머니의 스크랩북을 채워야겠다.
동아일보 기자 신민기입니다. 더 자주, 열심히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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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5형제'인 2008년 수습기자들이 사내 교육을 마친 뒤 지난해 겨울 제주도를 찾았다. 맨 왼쪽부터 신민기, 이미지, 이새샘, 남윤서, 유성열 기자
첫댓글 무슨 기사를 쓴 기자인줄은 아시겠지요?!
덕분에 어떤 기자인지 알게 되었네요... 그 기자에게 기사내용이 사실과 어떻게 다른지 실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정리해서 설명하는 메일을 보낼 필요가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알면서 이슈로 만들려고 조작기사 쓴건지 아니면 정말 몰라서 경찰에서 주워들은 대로 쓴건지 확인도 할겸 말이죠...
네에... 알다 마다요...-0-;;
되게 씁쓸 하네요...-0-;; 뒷목도 뻐끈하공...-0-;;
군댜 안 갔다온 여자가 쓴 서블기사니..... 당연히 저질일 수 밖에.. 쩝
그 문제의 기사를 쓴 여기자 고향이 제주도라더군요... 저희팀 동생녀석이 아는 형님의 동창인가?? 그렀다는... 닝기리...쩝쩝
무식이 죄는 아닙니다....^^ 지식과 지혜를, 학력과 지성을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