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 추석차례를 잘 모시고 착한 며느리라는 칭찬을 받으며 마무리도 깔끔하게 잘 했습니다.
하지만 어찌 기분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종가의 종부 노릇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었습니다. 조금 속상해도 참고 참으며 평소와 같이 착한 며느리 모습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어머님은 남은 음식을 바리바리 싸 주셨습니다. 며느리는 어머님께 고맙다고 몇번이고 말했습니다
작은 며느리는 안 가져가겠다고 소신껏 말하는 바람에 하니도 주지 않았습니다
서울에 거의 도착할 즈음, 며느리는 죽전휴게소에서 잠시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어머니께서 싸주신 음식을 휴게소 쓰레기통에 몽땅 버렸습니다. 한편으론 속이 후련했습니다
다시 차를 몰고 집에 막 도착하여 쉬고 있을 때 시어머니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얘야, 잘 도착했냐? 수고 많았다. 작은 며느리가 눈치챌까봐 비닐봉지에 300만 원 넣어 두었다. 너희 먹고 싶은 것 사 먹고 옷도 하나 사서 입도록 해라. 손자들도 좋은 것 하나씩 사줘라. 이 애미가 날일하여 품삯으로 받은 돈인데 만원짜리도 있고, 5만원 짜리도 있고, 오천원 짜리도 있다.담에 또 벌면 줄게"
하늘이 노래졌다. 허겁지겁 죽전휴게소로 달려갔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며느리는 그날부터 며칠간 앓아 누웠습니다. 누구에게도 말 못할 사정을 가슴에 안고 괴로워 했습니다
이후 며느리는 어느 것 하나라도 사면
"어머니가 주신 바로 그 돈입니다" 라며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꽁트는 '죽전휴게소' 였습니다
문학채널 시낭송 OOO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