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금당산에서 무등과 불갑 등 주변 산들을 보고 어딜갈까 생각한다.
다음 주에 무등 정상을 개방하다 했으니 그 때 가기로 하고
오늘은 꽃무릇을 보러가자고 한다.
불갑사의 꽃무릇 축제도 다음 주라 하니 지금은 덜 피었겠으나
복잡함은 덜할 것이다.
10시 40분이 다 되어서야 불갑사 아래 주차장에 닿는다.
공무우너들인지 자원봉사자들인지 입구에서 못 올라가게 아래 주차장으로 안내한다.
벚나무 잎이 푸르름을 잃어가고 빨간 꽃무릇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길을 10여분 걸어 입구에 닿는다.
버스주차장에 관광버스가 가득찼다.
산악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시끄럽게 올라간다.
절반도 안 피어있는 꽃밭을 지나 불갑사 경내로 들어선다.
건물들이 많아져 그나마 내가 처음 본 건 대웅전과 세심정
각진국사탑비 정도이고 거대한 돌담 위에 버티고 선 건물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세심정에서 맹맹한 물을 마시고 저수지 쪽으로 오른다.
사진은 형편없다.
동백골 삼거리를 지나 구수재 쪽으로 오르는 길에도 사람이 끊이지 않는다.
구수재 정자에도 사람들이 가득 차 한참을 오르다가
바위 위에 앉아 맥주 한 캔을 마신다.
정상엔 12시 반이 다 되어 도착한다.
계단을 오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더니 정상에 닿자
정상석은 보이지도 안고 그 앞에 긴 줄이 서 있다.
정상석 사진은 포기하고 해보 월야 벌판 너머로 무등산을 본다.
함평 돌머리 너머로 바다가 보이고 또 땅이 보이는데 아마
무안의 해제반도일 듯하다.
낮은 서해바다가 오랜만에 얼굴을 보여주는 듯하다.
해불암 낙조가 좋다는데 난 한번도 보지 못했으니.
조그만한 평지에도 사람들이 떼몰려 점심을 먹고 있다.
모두 소주병을 세우고 신나있다.
노루목 쪽으로 걷다가 바위르르 앞두고 '위험한 길'로 들어선다.
사람에 막혀 서 있다가 바위 위에 서곤 한다.
기다리기 싫어 바위로 올라 잠깐 앞선다.
노루목에서 늦은 점심을 싸 온 볶음밥에 막걸리 한병으로 해결한다.
해불암을 지나 경사를 내려와 또 불갑사에 들른다.
바보 일터에서 만난 분의 부인이 영광산림박물관 개관기념 전시장을 찾아 구경한다.
다음 주 축제를 앞둔 특산물 천막에 들러 8천원을 주고 갈치 속젖 한병을 산다.
약간 지친 발을 끌고 차로 돌아오니 3시 반이 다 되었다.
광주로 돌아오는 차는 호남대 앞에서 사고가 생겨 지체된다.
아침 장 봐온 세우며 낙지에 갈치 속젖을 먹을라고
배추와 막걸리 소주를 사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