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모든 보직서 사퇴"...참여연대 "검찰 고발" 20141210

이른바 '땅콩 리턴' 사건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이 9일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조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향호 한진그룹 회장은 이날 오후 퇴진의사를 밝힌 조 부사장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대한항공이 밝혔다. 조 회장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회의 참석 후 이날 오후 귀국한 즉시 인천공항에서 임원회의를 열고 조 부사장의 보직 사퇴를 결정했다. 조 부사장은 이날 임원회의에서 "본의 아니게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고객 및 국민 여러분에게 죄송스러우며 저로 인해 상처를 입으신 분이 있다면 너그러운 용서를 구한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의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조 부사장은 현재 기내 서비스 및 호텔사업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그러나 조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 직위는 유지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측은 조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 등의 업무에서 손을 떼지만 부사장 직함과 등기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의 대표이사도 계속 유지한다. 조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이륙 전 승무원의 견과류(마키다미아 너트) 서비스 방식을 문제 삼아 항공기를 이동시켜 사무장을 내리게 한 일이 보도되면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대한항공이 공식 입장자료를 내고 사과했지만 오히려 여론의 거센 역풍을 맞았다. 여론의 반응은 싸늘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9일 오전 트위터에 대한항공의 해명에 대한 기사를 링크한 뒤 "기가 막혀서...여기가 북조선이냐"라고 꼬집었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도 발끈하고 나섰다. 노조는 "회사는 사과문에서 조 부사장의 중대한 과실을 덮으려고 승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며 "이번 사건과 관련한 기장과 객실승무원에게 책임을 묻기보다 직원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경영진의 과실부터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항공 관련 법규 위반 혐의로 조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혀 조 부사장은 검찰 조사를 받을 처지에 놓여 있다. 참여 연대는 10일 오후 2시 고발장을 제출할 계획이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대한항공 기내에서 벌어진 '라면 상무' 논란을 상기시키며 " 당시 조 부사장 스스로 기내 소란과 난동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 말은 이번 사건에도 그대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자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