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무예세미나 관람기》
♣ 특공무술 ♣
이번 세미나에 참가한 국제특공무술연합의 시연은 식후 로비에서의 시연에서는 일반 특공무술의 기술인 투로의 시연과 뭉둥이 방어 등이 있었으며, 본격적인 세미나 장의 강연에서는 국제특공무술연합에서 새롭게 개발한 12지 걸음과 무의단공에 대한 강연이 있었다.
흔히 특공무술은 군대 무술로 알려져 있다.
이날 강연을 맡은 국제특공무술연합의 박노원 회장은 1980년 제5공수 여단장이었던 장기호 장군은 특수군무술의 육성을 위하여 역시 "국술원 무문관"에 교육을 위탁하였을 당시 사범으로 위촉되어 6개월 간 실전무술교육을 지도하여 교관 50여명을 양성하였으며, 그동안 단도살상술·기본치기·공격수(선수)·방어수(후수)·권총술·중봉술·AK방어술·야전삽방어술 등을 개발하여 특공무술의 기틀을 잡은 분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있었던 영상자료 상영에서는 그 당시 편찬하였던 군사교육용 자료를 영상으로 볼 수 있었다.
그날의 강연에서도 나왔지만 국제특공무술연합은 현재 박노원 회장과 서승재 총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무술의 기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하여 투검술. 반태술, 무의단공 등을 새롭게 도입하였으며, 검술과 봉술 등에 필요한 기초동작을 새롭게 정리하여 발표함으로써 새로운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① 완벽한 술기의 구조
흔히 특공무술은 군사용 무술로 알려져서 "흙뿌리고 낭심차는" 마고잡이식 실전 무술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공무술은 호신술로서의 관절기를 그 중심기술로 사용하는 무술로서 합기도와 같은 맥락의 무술이다..
일단 술기를 사용하는 무술이라면 당연히 앞에서 말했던 유술기의 근원적인 움직임에 얼마나 충실한가 하는 의문이 떠오른다.
아쉽게도 이날 강연은 특공무술의 기본적인 내용보다는 특공무술이 새롭게 개척해 나가는 분야의 내용을 중심으로 하였기 때문에 참가자들에게 고전적인 특공무술의 내용을 소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박노원 회장은 천리안 무예동호회 회원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분으로서, 천리안 무예동 회원들에게 여러차례 무술실력을 보인 바가 있다.
어느 날 천리안 무예동 서울·경기지역 모임을 국제특공무술 본부도장에서 한 일이 있는데, 지방에서까지 올라온 수많은 회원들 앞에서 박노원 회장이 특공무술 지도를 하게 되었다.
그 때 강의한 내용은 특공무술의 대검방어 2번과 3번으로 기억난다.
특공무술의 대검방어는 다른 합기도 유파에서는 단검방어라고 불리는 것으로 군대식으로 대검이라 표현한 것이다.
원래는 군대에서 익히기 좋은 7가지 수만을 정리한 것으로 다소 내용이 빈약하다고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그날 박노원 회장은 이 두가지 술기를 가지고 1시간을 강의하였다.
한가지 방어법이 타격기와 결합했을 때, 유술기와 결합했을 때, 그리고 같은 유술기라도 업어치기와 결합했을 때, 다리후리기와 결합했을 때 등 다양한 변화수를 선보였으며, 같은 술기가 방향이 달라졌을 때 어떤 식으로 변화하는지에 대해 설명하였다.
한가지 수법이 다른 요건과 결합하여 수십 가지의 변화수를 만들 수 있다는 예를 보임으로써 그 날 회원들의 경탄을 자아냈으며, 특히 유도선수 출신이었던 어떤 회원은 전혀 관계가 없을 줄 알았던 대검막기와 자기가 좋아하는 유도의 기술이 멋지게 결합되는 것을 보고 감탄해 마지 않았던 것이 어제와 같다.
이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술기의 "근원적인 움직임"을 잘 알기 때문에 가능한 응용이다.
박노원 회장은 이렇게 기본기가 충실하므로 새로운 영역으로 자꾸만 진출을 하여도 그 시스템 안으로 전부다 소화시킬 수 있는 것 같다.
② 모든 것을 수용한다.
그날 강의에서도 밝혔듯이 박노원 회장은 군사무술인 특공무술의 정립에 결정적인 역할은 한 분 답게 최근에는 고대의 군사무술이 어떠한 모습을 갖고 있었는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 결과 부월술(도끼술), 투검술, 칠지검 등을 연구하게 되었다고 알고 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지금 새롭게 연구하는 그 무기들의 사용법이 옛날 우리 조상들이 하던 그것과 같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무술의 기본을 이루는 "근원적인 움직임"이 여러 종류의 무기를 들 때마다 어떻게 달라지는 지에 대한 연구는 무술발전에 긍적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같은 맥락으로 최근에는 에스칼리마와 유사한 반태술을 개발한 것을 알고 있는데, 그날 영상자료에서 본 것과 같이 특공무술의 기본스텝을 기본으로 반태봉을 운용하는 모습은 기본적인 특공무술과 반태봉의 원리를 유효적절하게 융합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모든 것을 다 수용한다."는 박노원 회장의 말과 같이 특공무술은 새로운 분야에로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있다.
③ 12지 걸음 - 타격기 스텝으로의 전환
이날 시연 중에는 새로 개발한 "12지 걸음"으로 바탕으로 봉술을 펼친 것도 있었다.
시연하는 내내 휘두르는 봉에 무대 뒤의 영사막이 찢어질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특공의 12지 걸음은 사실 세미나 이전에 한국무예네트워크(KMAN)에서 제작한 "특공무술교본"을 통해서도 볼 수가 있었다.
그 당시에는 발차기 대련에 필요한 여러 스텝을 정리한 것으로만 생각했는데, 봉술의 기본 스텝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일종의 경탄을 느꼈다.
발차기와 무기술의 통합적 원리를 마련한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12지 걸음은 기존의 특공의 스텝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기존 특공무술의 스텝은 "자세 잡기 10개 동작" 이라 불리는 동작인 바, 다음의 세가지로 특징지울 수 있었다.
· 넓고 낮은 기본자세
· 성큼성큼한 스텝이동
·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덮어씌우는 손기술
우선 "넓고 낮은 기본자세"에 대해 설명하자면..........
특공은 호신술로서의 관절기를 사용하는 무술로서 합기도와 많은 부분을 공유한다.
이런 관절기 무술의 여러 문파가 중에서는 전굴, 후굴, 기마 같은 기본 서기자세가 없는 문파도 있다고 알고 있다.
어차피 술기를 익히며 자세전환을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자세의 기본이 익혀질 것이지만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을 것이다.
종합무술로서 발차기와 권 그리고 유술기를 하나로 이어줄 기본자세가 분명 필요하다.
대부분의 합기도장이 태권도도 같이 하기 때문에 많은 합기도인이 태권도의 자세가 몸에 베여 있는 경우가 많지만 바람직한 것 같지 않다.
그런 면에서 특공의 낮고 안정된 자세는 유술기에 좋은 자세이며 그 자세는 성큼성큼 걷는 스텝과 덥어씌우는 손기술과 결합하여 타격기와 유술기를 쉽게 전화시키는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성큼성큼한 보법이동"에 대해 설명하자면........
현대에 만들어진 모든 무술을 발차기를 위하여 태권도식의 작은 보폭, 짧은 이동, 높은 중심을 특징으로 하는 보법을 사용한다.
이런 스텝은 발차기만을 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에서 발전한 것으로 다른 모든 조건을 제약한다.
짧은 스텝은 유술기에 문제가 있고 높은 중심은 권을 쓰기에 문제가 있다.
특공의 성큼성큼한 보법의 장점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갑자기 멀어지는 스텝』 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 무술들이 짧고 빠른 스텝으로 상대와의 거리를 조절한다면 특공은 단 한걸음으로 적의 사정거리에 들어갔다가 단 한걸음으로 사정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장거리에서 갑자기 차고 들어가 수기로 공격하면서 상대의 반격에 대해 덥어씌우는 방어로 관절기나 유술기로 들어간다.
만약 그것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복싱이나 태권도처럼 스텝을 뛰며 거리를 조정하는게 아니라 뛰어들어왔을 때의 반동으로 갑자기 멀어지면서 반격을 회피하고 후면의 적에게는 갑자기 뛰어드는 것이다.
중국권법에도 "독수리처럼 날아왔다가 독수리처럼 멀어지는 북조권법"이 있는가 하면 "곰처럼 우직하게 전진하는 남조권법" 이 있다.
특공무술은 사마귀처럼 날아 덮쳤다가 사마귀처럼 날아가는 권법이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특공은 발차기 혹은 권법 아니면 관절기 중 하나만을 사용하기 위한 권법이 아니라 세가지를 적절히 쓰기 위한 권법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대의 공격을 흘리고 덮어씌우는 손기술"에 대해 설명하자면......
특공의 손기술은 감아수도, 사마귀막기에서 나타난다고 할 수 있다.
이 방법들은 양손이 콤비네이션을 패턴별로 정리한 "평수법"의 주요한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양손의 콤비네이션은 다른 무술에도 적용이 되지만 이 특공의 특징은 상대의 공격을 잡는 법이라는 것이다.
타격기식으로 처서 막는 것이 아니라 흘리면서 붙잡는 식인데 이는 관절기 무술로서 다른 기술들이 관절기와 연결이 되어야 한다는 과제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특공의 기본 스텝은 앞에서 "한무도"의 관람기에서 말했던 "합기도의 기본을 이루는 근원적인 움직임"에 따라 낮고 성큼성큼하게 이동하면서 유술기와 타격기를 혼용하여 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본 "12지 걸음에 따른 봉술"은 유술기의 틀을 깨고 새로운 타격기의 영역으로 접어드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특공무술인들은 지금 기대와 불안을 같이 느끼고 있지 않을까?
④ 무의단공
무의단공은 기합짜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내공술이라 한다.
본인은 내공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요즘 단학선원 등에서 말하는 단무(丹舞)와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된다.
무도인이 나이가 들면 내공의 필요성이 느끼게 되며, 외적인 자세수련만 하다보면 내부에서 자발적으로 나오는 힘에 대한 그리움이 생기게 되는 것 같다.
무의단공에의 연구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날 시연자의 연무를 보면 기를 타고 흐르는 모습이면서도 특공의 기본적인 기술의 모양을 지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의단공이 어떤 지는 몰라도 이런 탐구는 특공무술의 동작을 더욱 세련되게 하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상자료를 통하여 본 박노원 회장의 무의단공 연무는 기존이 특공무술 틀을 벗어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마도 경계선을 허무는 사람과 뒤에서 정리하는 사람의 차이일 지도 모른다.
무의단공은 이런 국제특공무술연합의 실험정신의 산물일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10년 뒤에는 더욱더 높은 경지의 무술로 나아가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