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 "[LA SCALA] OPERA 의상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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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 > "[LA SCALA] OPERA 의상 취재"

2009-09-14

박성혜 (avidya)

 

조사 배경
La Scala (라 스칼라) 극장은 약 230여 년의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한 밀라노의 대표적인 극장으로, 공연단과 극장, 아카데미 운영뿐만 아니라 박물관, 도서관, 무대 미술 세트, 의상 작업 공장까지 갖춘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더욱 유명하다.
특히, 무대 의상 제작 부분의 체계적 시스템은, 열악한 우리나라의 공연 의상 제작 시스템과 비교해 볼 때 배우고 연구할 가치가 있다.

조사 목적
1. La Scala (라 스칼라) 극장과 부속 기관들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이해한다.
2. 대표적인 오페라 공연의상을 연대순으로 살펴본다.
3. 오페라 공연 의상 제작자(Anna Maria Heinreich)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연 의상 작업 과정을 알아본다.

조사 방법
La Scala 극장, 박물관, Ansaldo Workshop 공장 방문, Anna Maria Heinreich 인터뷰 및 사진촬영. 직접 조사.

활용 가능성
국내 공연 의상을 기획, 제작 하시는 분들께 La Scala(라 스칼라)의 시스템을 소개하고, 특히 제작 과정이 까다로운 “부스티에” 를 중심으로 코스튬 드레스의 특징을 살펴본다.
오페라 공연 의상에 관한 논문, 공연 의상 디자이너를 목표로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조사하면서 느낀점이나 제언사항
조사 기간 동안 이탈리아인들의 오페라 문화, 예술 작품, 가수들에 대한 상상을 초월하는 애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라 스칼라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 의상 옆에는 언제 어떤 아티스트가 이 옷을 입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간략하게 붙어 있었다. 관람객들은 그것을 꼼꼼히 읽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이나 아티스트가 입은 옷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 마다 작은 환호성을 내뱉으며 진심으로 행복해 했다. 그런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이 걸출한 오페라 작품을 많이 배출해 내게 하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한국에서 오페라란 관객이 다가 가기에 멀기만 한 분야이다. 공연 단의 어려운 제작여건, 오리지널 유럽 고전을 외국어 가사로 부르는데 따른 관객의 부담감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의상의 비주얼 퀄리티 역시 갈수록 높아지는 관객의 눈높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유럽의 코스튬은 시대와 나라, 지방, 신분, 나이에 따라 특징적인 컬러와 문양, 디테일 등 까다롭게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런 부분들에 대한 자료 부족과 제작 기술 부족으로, 한국의 무대 의상 디자이너들은 유럽의 코스튬 제작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잘못 제작된 무대 의상은 고전 작품의 품위와 공연 리얼리티를 떨어뜨리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또한 무대 의상 디자이너를 전문가로서 존중해 주지 않는 분위기에도 문제가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코스튬 디자이너는 "Costumista (코스투미스타)"라고 해서 전문가로서 인정을 받으며 활동한다. 그들은 코스튬 한 벌을 마치 하나의 생명을 다루듯 신중하게 패턴을 설계하고, 바느질까지 신경을 쓴다. 넉넉한 제작기간을 통해 완벽에 가까운 무대 의상을 완성한다.
시간과 자본이 모자라 늘 쫓기듯 옷을 만드는 것이 국내 무대 의상 디자이너의 현실이지만, 예술가로서의 마인드와 전문가로서의 자부심으로 어려움을 극복 했으면 한다. 외국의 옷이라 해서 포기하지 말고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해서 자료를 모으고, 기술적 단점을 극복한다면, 한국인의 특유의 감각적인 극 해석과 미적 감각이 더해져, 외국의 프로페셔널 코스튬 디자이너를 넘어서는 작품이 한국에서도 꼭 나올 것 이라고 생각한다.

1. La Scala (라 스칼라) 극장과 부속기관

■ La Scala 소개

▲ P.za La scala (스칼라 광장)에 위치한 스칼라 극장의 정면 모습

밀라노 두오모 근처 스칼라 광장에 위치한 La Scala(라 스칼라) 극장. 왼편에 스칼라 박물관(Theatre Museum)과 스칼라 기념품 가게가 함께 자리잡고 있다.
1776년 2월 26일 화제로 전소된 로얄 두칼 극장 (Royal Ducal Theatre)을 오스트리아 여제 마리아 테레사 (the Empress Maria Theresa of Austria)의 후원으로 재건축 한 것이다. 1778년 8월 3일 La Scala라는 이름으로 리오픈을 한 후 지금까지 밀라노 시의 오페라 공연의 중심이 되었다.
1921년 극장의 소유권이 개인에서 밀라노 시로 이전이 되었으나, 1943년 2차 세계 대전 때 폭격을 맞고, 1946년 리오픈을 하는 등 역사적인 우여곡절도 많이 겪었다.
2001년 2월에는 Ansaldo Workshop (프로덕션, 디자인, 공연 리허설을 집중적으로 하는 곳)을 오픈 하고 지금의 체계적인 극장의 모습을 갖추었다. 예술 부서는 크게 오케스트라, 합창, 발레 파트로 나누어 지며, 그 외 매니지먼트, 스폰서 유치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다.
최근에는 외국계 거장과의 협동 공연이 두드러지며, 한국 음악가들도 합창, 공연 지휘 등 다양한 위치에서 라 스칼라 극장과 인연을 맺고 있다.

< La Scala 극장 내부 모습 >

▲ 무대 세트와 조명을 점검중인 스테프들		▲ 로얄석이 보이는 객석 내부 모습

▲ 공연이 없는 날 샹들리에의 전구를 갈아 끼우는 직원들의 모습		▲ 극장 매점의 매대 장식. 칠이 벗겨진 부분을 복원하고 있는 복원가

■ La Scala 부속 기관

1. 극장 박물관 (Museo Teatrale)

1911년 Uberto Visconti di Modrone 공작에 의해 만들어 졌으며, 기부로 규모를 확장. 현재는 희귀한 소형 피아노, 바이올린 등의 앤틱 악기와 La Scala 역사상 중요한 인물들 (오페라 가수, 작곡가, 건축가) 들의 흉상과 인물화 갤러리전시를 하고 있다. 박물관 안에는 170 여 점의 도자기 인형 있는데, 2~300 여 년 전의 코미디 극의 코스튬 분위기와 문양을 파악하는데 좋은 자료가 된다.

▲ La Scala 박물관의 입구, 도자기 인형

▲ 코믹극 도자기 인형의 모습

▲ 도자기 인형의 모습, 왼쪽은 그룹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

2. Livia Simoni 도서관

Cadorna(카도르나)역과 가까운 Corso Magenta 거리에 위치해 있는 Livia Simoni 도서관은 약 140,000권에 달하는 오페라, 발레, 디자인 에 관한 책과 자료를 보유하고 있는 예술 전문 도서관이다.

▲ Corso Magenta 거리에 있는 Livia Simoni 도서관 길

3. Ansaldo Workshop (세트디자인, 코스튬 공장)

Via Bergognone에 위치하고 있는 Ansaldo Workshop은 약 20,000㎡의 면적을 가진 공장 건물로, 1층은 세트배경, 무대 미술 디자인을 2층은 각종 소품을 제작하는 공간이 있다.
무대의상 창고에는 1911년부터 보관해온 약 60,000벌의 코스튬이 보관 되어 있으며, 봉제실과 세탁실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 Cadorna(카도르나)역 근처의 Ansaldo Workshop

4. Accademia Teatro alla Scala (스칼라 아카데미)

La Scala는 발레, 악기연주, 오페라뿐만 아니라, 공연 전반에 필요한 모든 기술 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무대조명, 음향, 디자인, 코스튬 제작, 분장 등의 기술 파트가 1년 기간의 코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곳에서 전문적인 기술을 배우고 익힌 전문 인력들이 풍부하게 공급되고 있기에 La Scala는 수많은 공연 준비를 원활하게 꾸려갈 수 있다.

▲ Cordusio(코르두시오)역 근처에 있는 La Scala아카데미 간판

    대표적인 오페라 공연 의상

  

2. 대표적인 오페라 공연 의상

■ Il Tricorno

1. 1951년 12월 29일 토요일 8시 공연작품

의상 디자인 및 스케치는 Pablo Picasso(파블로 피카소), 제작은 Franca Squarciapino가 맡았다.

▲ Pablo Picasso (파블로 피카소)의 의상 스케치

2. 여성 드레스 3점

전신 컷	디테일 컷
▲ (소재) 폴리에스테르, 펠트 등의 저렴한 화학 소재를 주로 사용. 의상의 디테일과 패브릭의 무늬는 염색을 하거나 손으로 그린 것.

3. 남성복 3점

전신 컷	디테일 컷
▲ (소재) 폴리에스테르, 펠트 (자켓과 팬츠 아이템 및 장식 레이스 모양 패턴을 팰트로 잘라 베이스 바닥 위에 겉 스티치 박음), 셔츠 아이템은 코튼 소재 이용. 단추는 플라스틱

■ AIDA

1. 1866년에서 1887년에 공연한 AIDA. 의상 디자인은 Erdi Vicinelli가 맡았다.

전신 컷	디테일 컷
▲ [RADAMES의 의상] (소재) 붉은 코튼을 기본으로 사용했고, 디테일 소재는 금색 리본, 소매 끝 자락은 용수철 프린지로 장식했다. 헤어 코로넷(Coronet)은 가벼운 철에 금 도금 장식 되어 있다.

2. 1932년에서 1933년에 공연한 AIDA의상, 의상은 Caramba가 맡았다.

▲ ([Fanciulla(처녀들) 의상])		▲ [좌측 디테일 컷] 상의: 코튼 소재에 그림을 그린 것. 치마: 폴리에스테르 소재
▲ [우측 헤어 Coronet] 도금, 큐빅 장식		▲ [우측 디테일 컷] 옐로 컬러의 린넨 치마 위에 털실로 땋은 프린지를 장식한 상의

3. 1956년에서 1957년에 공연한 AIDA. 의상은 Piero Zuffi가 맡았다.

▲ [Amneris 의상] 폴리 공단 소재에 쉬폰, 금박 리본 테이프, 가짜 진주 보석 디테일로 장식 되어 있다.
▲ [Il Le] 왕의 의상. 몸 판에 서로 다른 직물을 덧대어 그림을 그린 것이다. 등 뒤로 늘어뜨린 망토는 브라운 면 벨벳 위에 금색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이다.

4. 1971년에서 1972년 사이에 공연된 AIDA. 의상 담당자는 Pier Luigi Pizzi이다.

▲ [Il Le와 Amneris의 의상] 폴리 공단 바닥 위에 큰 큐빅 보석으로 옷 전체를 장식 했다. 케이프는 골드 컬러 그물 레이스를 사용했다.

5. 1985년에서 1986년 사이에 공연한 AIDA. 의상은 Vera Marzot가 맡았다.

▲ [RADAMES 의상] 플라스틱 소재에 금색 페인트를 칠한 것. 붉은 망토는 자카드 직 소재이다.
▲ [AIDA의 의상] 벨벳 자카드 직, 레이스, 쉬폰, 산퉁 실크 느낌의 폴리에스테르 소재를 사용했다. 목걸이는 플라스틱 쇠로 된 구슬을 엮어 만들었다.

■ Manon Lescaut

1997년에서 1998년에 공연한 마농 레스코. 의상은 Gabriella Pescucci가 디자인 했다.

▲ [Geronte di Ravoir 의상] 소재는 공단, 자카드, 레이스를 사용했고, 단추는 쇠 단추이다.

전신 컷	디테일 컷
[Manon Lescaut의 의상] 녹색과 검정으로 배색된 주인 공 마농의 드레스는 공단과 쉬폰, 레이스 리본 소재로 만들어졌다. 장신구는 모조 보석으로 만들었다.

[3 Fanciulle 의상] 3명의 아가씨들. 합창 단원이 입었던 의상이다. 전형적인 1800년대의 코르셋 가운이다.

전신 컷	디테일 컷
[2 Fanciulle 의상] 2명의 창녀 의상이다. 손을 묶은 쇠사슬은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 졌으며, 위쪽의 붉은 드레스는 코튼, 플라스틱 큐빅 단추, 벨벳 리본, 망사 소재를 사용 하였다. 특히 아래쪽의 카키색 드레스는 코튼 소재에 얼룩 염색 처리하였으며, 술 장식과 리본 디테일뿐만 아니라 원단 전체를 손으로 섬세하게 뜯어, 공들인 수작업의 흔적이 역력하다.

■ Carmen

1910년에서 20년 사이에 Caramba의 의상 작품으로 추정되는 스페인 남자 의상.

▲ 자켓 (소재) 코튼 벨벳, 비즈, 술, 퐁퐁, 레이스 폴리에스테르. 셔츠 소재는 코튼 이다.

디테일 컷
▲ 재킷. 스모킹 효과를 주는 어깨의 그물 디테일.
▲ 팬츠. 섬세한 디테일 (폼폼, 자수, 비즈…)

1962년에서 1963년에 공연한 비제 오페라 Carmen. 의상은 Georges Wakhevitch가 맡았다.

▲ [Carmen 의상] 폴리에스테르, 레이스, 리본, 벨벳 소재에 술 장식이 되어 있다.

1984년 공연한 Carmen. 의상은 Piego Faggioni 와 Maurizio Millenotti가 만들었다.

전신 컷	디테일 컷
▲ [Carmen 의상] (소재) 흰색 코튼 블라우스. 주황색 바탕에 털실과 프린지 장식이 화려한 스커트, 폴리에스테르, 비즈 (자수장식 잘라 붙인 것) 로 장식

2003년에서 2004년 공연한 Carmen. 의상은 Franca Squarciapino가 디자인 했다.

전신 컷	디테일 컷
▲ [Carmen 의상] 붉은 컬러의 니트, 폴리에스테르 소재, 프린지 장식
▲ [Escamillo 의상] 황금색의 광택감 있는 공단 소재에 화려한 금색 레이스와 리본 술을 장식했다.

전신 컷	디테일 컷
▲ [Carmen 의상] 검붉은색 자카드 원단과 손으로 짜서 만든 니트 숄. 드레스의 치마 부분은 빛의 각도에 따라 미세하게 다른 색을 띄며, 퐁퐁과 레이스로 장식 되었다.

■ 악세서리

▲ 오페라 [Africana]에서 사용한 목걸이

    오페라 공연 의상 제작자 Anna Maria Heinreich 인터뷰

  

3. 오페라 공연 의상 제작자 Anna Maria Heinreich 인터뷰

■ Anna Maria Heinreich 소개

▲ 무대 의상 디자이너 Anna Maria Heinreich 씨

독일 비엔나 출생.
그녀는 독일어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어를 자유 자재로 구사하는 진정한 코스모폴리탄, 무대 의상 전문가이다.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Esercizi di stile>, <La Donna della Luna>, <Viol@>와 같은 프랑스, 이탈리아 드라마, 영화 의상을 맡았다.
특히, 세계적인 오페라 연출 감독인 Peter Stein의 <Faust>, <BarabaBlu>, <Il Prigoniero> 무대 의상을 비롯 하여, 지금까지 무려 17편이 넘는 대작 오페라 의상을 제작 했다.

■ 오페라 의상 제작과정 Interview

1. 새로운 의상을 디자인 할 때 무엇에서 주로 영감을 얻으시나요?
Anna : 의상을 스케치 하기 전에 대본을 꼼꼼히 살펴보고, 인물의 직업, 성격, 나이, 신분 등의 정보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작품의 시대와 정치, 사회적 상황을 고려해 많은 자료 (당시의 복식, 원단, 액세서리 이미지)들을 수집하지요.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무대 의상을 스케치합니다.

▲ AnnaMaria의 의상스케치 (좌), 참고자료로 사용된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 (우)

▲ 의상 챠트 (좌), 챠트 표에 따라 일목 요연 하게 정리된 스와치 (우)

2. 오래 전부터 <Chanel>, <Versace>, <Armani> 등 대형 <pret-a-porter> 디자이너 부띠끄 에서도 무대, 영화, 드라마 의상을 제작 혹은 협찬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또한 경쟁자로서 전문무대 의상 디자이너의 중요성을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Anna : 스폰을 통한 브랜드 광고와 이미지 메이킹이 주된 이유 라고 생각합니다.
자본의 힘을 이용한 일방적인 의상 협찬은 때때로 직업적인 코스튬 디자이너의 업무를 매우 힘들게 만듭니다. 옷을 입혀야 할 배우의 역할과 극의 이미지에 방해가 되는 의상이 일방적으로 협찬이 들어오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무대 의상은 연출 감독과 코스튬 디자이너, 그리고 다른 파트의 스태프들과 함께 팀을 이루어 작품의 표현을 위해 수많은 제작 회의를 거쳐 만들게 됩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깊은 자료 조사를 통해 작품을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을 이끌어 냅니다.
무대의상은 혼자만의 개인 작업이 아니라 전체를 이루는 작품 속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경험과 지식(Know-how)을 갖춘 스페셜리스트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또한 의상뿐만 아니라 예술적인 마인드, 탁월한 안목과 조직 친화력을 갖춘 책임자로서, 무대의상 디자이너의 존재는 작품 제작에 있어 중요합니다.


3. 한국에서는 작품의 의상을 새로이 제작하는 공연의 비율이 대여복을 이용하는 비율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약 70개의 공연팀 중 10개 정도의 팀만이 무대 의상 디자이너가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무대 의상을 직접 제작하는 공연의 비율이 많은 편인가요?
Anna : 아주 큰 극장들 (La Scala, Matropolitan, Salzburger Festspiele, Opera Bastille 등) 은 항상 유명한 지휘자, 무대감독들과 일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창의적이고 스펙터클한 작품을 원하며, 무대의상을 새롭게 제작합니다. 최근에는 현대적인 해석의 작품을 많이 공연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가끔은 무대의상 디자이너들이 기성복을 구입하여 무대복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4. 공연이 끝난 무대의상들은 어떻게 관리하나요?
Anna : 대부분의 공연단들은 그들이 거래하는 단골 코스튬 숍이 있습니다. 렌탈한 옷들은 다시 코스튬 숍으로 돌려보냅니다. 그러나 자체 제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극장, 공연단들은 매우 큰 규모의 아뜰리에를 소유하고 있으며, 공연이 끝난 옷들은 의상 창고에 보관합니다. 그렇게 보관된 옷들은 피스별로 분류해 두었다가 컬러를 바꾸거나, 다른 소재를 덧대어 재활용하기도 합니다.


5. 공연이 끝난 옷들을 판매하기도 하나요? 만약 판매를 할 경우에 <개인 사이즈 맞춤>의 경우 사이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합니다.
Anna : 공연이 끝난 옷들은 거의 대부분 판매하지 않습니다. 주로 다른 극장의 요청이 있으면 대여하거나 그냥 보관해 둡니다. 특수 맞춤 사이즈 코스튬 대여의 경우에도 해당 배우가 입을 수 있으면 빌려갑니다.


6. 코스튬 보관 시 특별히 신경 쓰는 사항이 있나요?
Anna : 소재에 따라 세탁과 보관 방법이 나뉩니다. 공연이 끝난 의상은 배우들의 땀과 분장이 묻어 있기 때문에, 보관을 하기 전에 반드시 드라이 클리닝 하거나 물세탁을 합니다.


7. 오페라 의상의 경우 가수들의 체형이 매우 다양한데, 의상 제작 시 특별히 어렵거나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
Anna : 요즘에는 아시아 출신의 성악가들이 유럽의 오페라 작품에 많이 출연합니다. 아시아 여성의 경우 가슴과 허리의 굴곡의 차이가 작기 때문에 서양인의 부스띠에 (코르셋)로 무리하게 굴곡을 만들려고 하면 몸에 무리가 갑니다. 그래서 부스띠에 (코르셋)의 제작 시 허리 부위를 많이 압박하지 않고 가슴 커브라인을 보완 할 수 있도록 코르셋의 구성에 많은 신경을 씁니다.


8. 보통 오페라 작품 하나를 위해 의상을 준비하는 기간은 어느 정도 인가요?
Anna : 정확하게 대답을 할 수 는 없지만, <AIDA>, <Nozze di Figaro:피가로의 결혼>같은 대형 공연의 경우 합창단 의상까지 합쳐서 평균 5개월 정도의 제작 기간을 같습니다.


9. 보통 오페라 작품 준비 시, 무대 의상 제작을 위한 예산의 비율은 공연 전체 예산의 얼마 정도를 차지 하나요?
Anna : 공연 예산은 모든 비용 지출을 위한 글로벌 예산과 비주얼 예산으로 나뉩니다. 비주얼 예산은 무대 미술, 효과, 코스튬, 신발, 가발, 소품 준비를 위해 사용합니다. 가끔은 전체 예산의 50%를 비주얼 예산으로 투자 하는 경우도 있지만, 비주얼 예산의 비율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공연 작품이 어떤 비주얼 효과(코스튬 혹은 무대장치 등등)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10. 공연 의상 준비를 위한 팀은 어떻게 구성되며, 몇 명 정도가 모여 팀을 이루나요?
Anna : 의상팀은 메인 코스튬 디자이너와 어시스턴트로 구성되며 메인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재단, 재봉사에게 작업 지시를 내리고, 직접 소재를 구합니다. 인원은 준비 해야 하는 의상의 수량과 작업 기간에 따라 달라집니다.

■ 부스띠에(Corset)를 중심으로 살펴본 코스튬 드레스

1. 부스띠에 (Corset)

부스띠에는 전통적으로는 여성의 몸을 조여주는 유럽 드레스 속옷이지만, 무대 의상의 관점으로 보았을 때는 아티스트의 체형과 캐릭터 표현을 위한 "데포르마시옹" (변형에 의해서 특수한 예술적 효과를 얻는 일) 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아이템이다.
무대 의상 부스띠에는 주로 광목 소재를 사용하며, 수직 방향으로 박음질을 해서, 겉감과 안감 사이에 틈을 만든다. 그 틈 사이로 가슴 아래 부위를 조여주고 밀어 올려주는 가벼운 금속 소재의 뼈대를 끼워 넣는다.

부스띠에 정면	뒷면	어깨 조절 부분
▲ 빠니에 Panier (드레스를 풍성하게 보이도록 만든 허리에 묶어 입는 뼈대 있는 속치마) [안쪽 구조] 두 장의 얇은 광목 띠로 타원형의 형태가 틀어지지 않도록 고정 시켰다.>

2. 드레스 주요 디테일 (로코코)

▲ 부스띠에와 닿는 겉옷의 안쪽 부분 : 부스띠에의 뼈대가 밖으로 비치지 않도록, 얇을 천을 덧대어 제작하였다.		▲ 위와 아랫배를 눌러 주는 딱딱하고 넓은 코르셋(콘 모양의 변형) : 옆구리 주위로 뼈대를 촘촘히 박아 넣었다.
▲ 로브(가운)의 옆 모습 : 빠니에로 부풀리고자 하는 양 만큼 주름을 잡아 옆 프린 세스 라인의 허리 부분에 절개하여 박음질하였다.		▲ 로브의 뒷 트레인 주름 : 드레스의 뒷 주름이다. 트레인의 길이는 바닥에 살짝 끌리는 정도가 적당하다.
▲ 코르셋과 빠니에를 착장 후, 치마를 입고 가운을 걸친 상태 : 드레스 치마와 코르셋 로브의 코르셋사이 공간을 촬영한 것이다. 코르셋의 뒷 여밈 구조와 로브만 따로 조여 주는 로브 코르셋의 조임 상태를 볼 수 있다.		▲ 코르셋의 박음질 모습 : 심지 없이 0.5cm간격으로 8번 박음질하여 견고하게 마무리 하였다.

3. 드레스 입는 과정

드레스를 입는 과정을 살펴 보았다. 전통적인 착장 방식을 거의 따르되, 오페라 무대 의상인 것을 감안하여 가수가 혼자 입고 움직여도 거동의 불편함이 없도록 기장과 빠니에의 넓이를 수정하여 제작하였다.

① 부스띠에를 입는다. 이 때 배의 살들이 가슴으로 밀려 올라 오도록 착용한다. 겨드랑이 살이 심하게 튀어 나오지 않도록 등 뒤의 코르셋 끈 조임의 윗부분을 약간 느슨하게 해둔다.		② 어깨끈의 길이를 조정한다.
③ 빠니에를 입는다. 허리의 끈을 적당히 묶어 배 앞에서 매듭 한다.		④ 스커트를 입는다. 이 때 기장은 바닥에 끌리지 않도록 살짝 위로 입어준다. 한복치마 입을 때의 감각과 비슷하다.
⑤ 가운을 걸친다.		⑥ 가운의 뒤 코르셋을 조여준다.
⑦ 뒤 주름 트레인이 예쁘게 떨어지도록 손으로 주름을 일일이 잡아준다.		⑧ 가운의 앞 단추를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