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1일 한 개 이상 먹으면 성인병 걸릴까?
건강한 사람은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해도 그만큼 콜레스테롤 합성과 흡수가 감소해 혈중농도는 항상 일정하다. 그러므로 달걀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는 말은 대체로 틀린 말이다.
방금 막 삶아낸 달걀을 소금에 콕 찍어 먹는 맛, 오죽하면 밥상의 귀염둥이라고 했던가. 살짝 오른 감이 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달걀은 가성비 좋은 고단백 영양 간식이며 또 반찬이다. 그런데 일설에는 달걀 노른자에 콜레스테롤이 많아 하루에 한 개 이상 먹으면 안 된다고 한다. 사실일까?
연세대 의과대학 학술회 ‘ARMS(Analytical Reporters of Medical Studies)’는 올바른 건강 정보를 사람들에게 알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의피셜’로 말하는 진실 시리즈, 그 열 번째는 ‘달걀, 하루에 한 개 이상 먹으면 성인병 걸릴까?’에 대한 팩트 체크다.
■달걀, 성인병 유발하지 않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걀을 많이 먹으면 건강에 안 좋다는 말은 대체로 틀린 말이다. 건강한 사람은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해도 그만큼 콜레스테롤 합성과 흡수가 감소해 혈중 농도가 항상 일정하게 유지되고,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도 높지 않다.
달걀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완전식품이기에 많은 연구대상이 되었다. 10여년 간 약 27만 명의 데이터를 메타분석한 연구에서는 일주일에 달걀을 1개 이하로 먹은 집단과 7개 이상 먹은 집단을 비교해 심혈관질환, 허혈성심장질환, 뇌졸중 사먕률을 살펴보았다. 연구결과 위험비가 각각 0.99, 0.92, 0.88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오히려 달걀을 7개 이상 먹은 집단에서는 뇌졸중 발병률이 감소하기까지 했다. 한국에서도 9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달걀 섭취량은 심혈관질환 발병과 통계적인 연관성이 없었다.
심지어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비만환자들에게 6주간 매일 달걀 2개를 먹도록 한 연구에서도 혈관 기능을 반영하는 혈중 수치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달걀은 다른 동물성 식품에 비해 포화지방의 비율이 낮은 편이고 루테인, 제아잔틴, 잔토필 카로티노이드와 같은 항산화물질이 풍부하다. 항산화물질이 혈관 내에 콜레스테롤이 침착되어 혈류 장애가 발생하는 죽상경화증을 완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처럼 달걀은 많이 먹는다고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 다만 하루에 80㎉ 이상 먹어서 살이 찌면 그 자체가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가 될 수 있다. 일반인이라면 하루에 3개 이하로만 먹는 것이 좋다.
■달걀, 제대로 먹기
누구나 달걀을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분명 주의해야 할 사람들도 있다. 2013년 메타분석 연구에 따르면 제2형당뇨병 환자들이 있는 집단에서는 하루에 달걀 1개를 먹는 집단이 일주일에 1개 이하로 먹는 집단보다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이 평균 1.6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2형당뇨병 환자들이 없는 집단에서는 달걀을 먹는 것과 심혈관질환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없었다.
달걀을 제대로 먹으려면 익혀먹는 편이 소화율면에서 좋다. 익힌 달걀은 비오틴 등 다른 영양소의 흡수율이 높고 식중독이 걸릴 가능성도 낮다. 또한 근육 합성이라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도 더욱 유리하다. 따라서 익힌 달걀을 먹되 짧은 시간 동안 낮은 온도에서 익혀야 영양소 파괴가 덜하므로 수란이나 삶은 달걀 형태로 먹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