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8/03 11:18
큰 구장이 대박을 부른다.
후반기 개막 이후 8회차까지 진행된 야구토토에서 구장의 크기가 대박을 부르는 변수로 자리잡았다. 일반적으로 구장의 크기나 특성은 경기의 다득점을 좌우하는 제3의 요소로 여겨진다. 가장 중요한 변수가 경기를 치르는 팀들의 공격력과 수비력인 것은 분명하지만 구장의 크기도 무시할 수 없는 보조변수로 작용한다. SS토토가이드도 각팀의 구장별 평균득점과 선발투수들의 구장별 평균실점 자료를 포함해 토토팬들의 베팅을 돕고 있다.
그러나 8회차까지의 구장별 평균득점을 분석해보면 오히려 큰 구장에서 점수가 많이 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가장 점수가 많이 난 구장은 평균 10.5점을 기록한 롯데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이다. 사직구장은 좌우 95m, 중앙 118m로 평균보다 조금 긴 정도지만 펜스 높이는 4.8m로 7개 구장 중 가장 높다. 구장의 크기만 고려하면 점수가 많이 나기 힘들지만 2.25개의 평균 홈런수에서도 7개구장 중 2위를 차지했다. 사직구장은 토토가 발매된 4경기 중 3번이나 다득점 상위 3개팀을 배출했다.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잠실구장은 7개구장 중 5위인 평균 7.71점을 기록했다. 잠실구장은 좌우 100m, 중앙 125m에 달해 평균홈런수도 1.14개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토토가 8회차까지 시행되는 동안 7경기 중 5번이나 다득점 상위 3개팀을 배출했다. 특히 1회차에서는 LG가 큰 구장의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12점을 뽑아내는 불방망이를 휘둘러 541.7배의 토토 사상 최고 배당률을 기록했다.
반면 평균 최소 득점을 기록한 구장은 가장 작은 규모를 자랑하는 기아의 홈구장인 광주구장이다. 광주구장은 중앙 113m로 7개구장 중 가장 짧다. 잠실구장과의 차이가 12m에 이른다. 잠실에서는 뜬공으로 잡힐 만한 타구도 홈런이 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자료를 분석해보면 경기당 6.33점만 기록했고 평균홈런수도 1.33개로 7개구장 중 6위에 머물렀다. 세 차례 열린 토토 대상경기 중 다득점 상위 3개팀도 한번밖에 나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규모가 작은 구장에서는 홈런을 비롯한 장타가 나오기 쉬워 난타전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통계는 구장의 크기와 다득점은 직접적 관련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큰 구장에서는 점수가 나지 않는다는 상식의 허점속에 대박의 비밀이 숨어 있다.
이원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