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
형,안녕?
눈이 포근하고 따뜻하게 보이는것, 왜 그런지 모르겠어, 내 가슴속에 형이 있어서 그런건 아닌것 같아
요즈음 폴 에름아르의 시를 읽고 있어 T,S엘리엇도 좋아해
폭풍의 언덕을 또 읽었는데 그 책은 볼 때마다 새로워 벌 써 몇번째 읽었는지 몰라
같은 책을 읽을때마다 낭비하는 느낌이 들어
그런데 내가 가는 글의 방향은 그 책들과는 전혀 무관한 방향으로 가고 있어
읽은 책의 냄새가 나야 하는데 그렇지가 않은것이 특이하다고 느낄때가 있어
그게 나쁜것은 아니야, 형이 읽어 준 글 또 생각난다.
"그림을 그리는 내 어진 친구 미혜선생과 오늘 하루 종점에 앉아 흘러간 청춘을 생각한다"
형의 종점은 어디에 있어?
흘러간 청춘을 생각할만한 조그만 의자같은 종점이 있어야 내가 그 옆에 앉을 수 있는것 아니었어?
어제 백화점에 가서 후드가 달린 고급브렌드 밍크코트를 샀지, 우아 따뜻해 보이는 털코트를 좋아해,
난 휘메일보다 메일퍼를 좋아해, 와일드하게 생긴데다 탄력이 있는 것이 숫놈이 훨 매력 있어,
그런데 전번에도 검정색 이번에도 검정색
검정의 깊이 ㅡ 마치 겨울밤 우거진 숲을 연상케하는 검정퍼에 이번에도 넘어가고 말았어,
점원들이 칭찬을 많이 해서 막상 난 감상할 겨를이 없었지, 그자리에 있는 지성인다워 보이는 패널 들이
점잖게 감상하는 분위기도 맘에 들었어,
형, 형아, 가슴에 아픔의 물방울 하나가 떨어져서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그라데이션처럼
퍼지는 진통이 있었어?
형은 내가슴속에 있으니까 그만하지 그래? 따뜻한 겨울이 이어지도록
형,가끔씩 당하는 사회성 배신은 맹~ 하니 서있는 사람의 몫이야, 바로 내가 어제 딱 당했지 그 느낌이 괜찮어, 하하
더 재밌는것은 소나무가 엄동설한이 왔다고 그자리를 옮기더냐는 그말이야, 하하하
소나무도 옮길만하면 옮겨야 하는거지, 그런데 형은 왜 옮겼어?
옮기는 방법이 영 틀렸어, 산이 앞에만 있는게 아니고 항상 그앞에 또 앞에 있고
해가 한개만 있는게 아니고 1 년만 해도 365 개가 있고 그리고 강물이 가만히 있던가?
가고 또 가고 지금도 흐르잖아, 흐르는대로 가는거지, 너무 빨리 확 옮기면 품격 떨어져,
너무 옮기지 않고 나몰라라 가도 누군가 가슴에서 아픔의 물방울을 동그랗게 그려야 하고,
형의 종점은 어디쯤에서 헤아릴 수 있어? 같이 가는 거야.. (08,12,24)
( 2 )
오늘은 25일 교회에 댜녀왔구 찬송부를때는 특히 신이났지,미안해 그동안 챙기지 못해서, 27일부터 말일까지 모든 약속 다 들여보내 놓고 26일까지만 마음껏 한가해,원고정리 다 끝났어,오늘밤안으로 탈고 될것 같구,끝나가니까 벌써 허전해지네,형, 그림을 그리는 마음이 어진 친구는 있는데 이름이 미혜는 아냐, 김범수가 리메이크해서 불렀는지 보고싶다는 노래가 있어 ~보고싶다 보고싶다 미치도록 보고 싶다아아~ 난 말야 아직도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데 이렇게 아픈데ㅡ여기 형을 참여시키는 내노력이
형에게 위로가 되나?
( 3 )
아직 25일이야,그저께 남편이 눈이 1 미터나 쌓인 강원도 산악지역으로 출장 갈때 내가 못가게 말렸는데 딱 하루 코스라며 갈때 내가 조마조마 했었거든 그런데 어제 무사히 귀가를 잘 했어,나 오늘 교회갈 때 매우 멋있게 차리고 갔어,오늘이 예수님 생일이라 축하해 드리려구 파티할 때 하는 아주 비싼브렌드 목걸이도 화려하게 하구 다녀왔어
남편이 나를 위해 아낌없이 주는데 내가슴속에 형을 품고 있으면 남편에게 미안한 일이겠지? 그런데 남편도 다 알아,
형, 이렇게 다 얘기해주니까 맘에 들어? 여기가 겨울이면 형도 겨울일것 같고 여기가 봄이면 형도 봄일것 같아, 형이 추울까봐 내게서 말이많아지는것 같기도 하구, 이제 며칠 지나면 모임이 있어서 형을 포함시키려는 나의 무의식이 작용했을 수도 있고,형이 마음 풀고 편했으면 좋겠어,나한테 화 많이 났던것 알 수 있어,나 형을 사랑했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하여라며 형에게서 돌아서는거 쉽지도 않았어,그땐 어쩔 수 없었어,
( 4 )
ㅡ 내사랑 별에 빌며 ㅡ 이제목은 일본에서 이책 단 한권을 쓰고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나이어린 작가가 일기 형식으로 쓴 책의 제목이야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40 년전쯤 나와서 한국에도 번역판이 나왔었는데 지금도 있는지 모르겟네
나도 어릴때 이책을 보았고 그때도 느낀것은 작가가 일기를 쓰면서 살아 났어야 된다는 거였어
죽음은 모든 사명자의 맨끝에 허락되는 신의 뜻이거든, `산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는 말씀이 있어
낭만을 가진 사람이 사람 죽일것 같은 논리를 가지고 있어야 낭만이 쓰러지지 않는 역설같은 양면을 소유해야 힘든일을 만날때
원심력에 의해서 밖으로 튕겨 나가지 않는 거지,
형은 nothing 을 관리하지 않았어 그러다가 형의 몸과 마음을 위협하는것이 들어 왔어 낫팅이 물리적변화가 오기까지 가는건 아니었지, `제인에어`를 보면 이런 장면이 나와, 저택의 주인이 제인에어에게 사랑이 싹트는 시기가 있는데 어느날 주인이 제인에어에게 말하기를 " 내앞에서 아무일 없는듯 말했으나 내 뒤통수에 주머니칼을 꽂는군 " 물론 이말은 제인에어의 똑똑함에 반한 주인의 사랑의 표현이엇지, 하지만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어떻게 될것 같아? 별일 아냐,
형이 찾지 못해서 닻줄을 내리지 못한 별하나,ㅡ 내가 닻줄이 필요없는 사랑을 별에 빌어야 할 것 같아,
아프겠지?ㅡ 아프겠지. 울겠지?ㅡ 울고 잇겠지,
귀여울까?ㅡ 적어도 유지 하겠지, 머리가 좋으니까 그만한 능력이 충분히 있겠지,
그렇다면 형이 가진 단순한 세계가 바람직했었다는 결론일까? 전혀 그렇지 않아, 형은 사랑을 별에 빌 수 없어서,
( 형이 있었으면 웃긴다고 하겠다, 별에 비는 사랑 앓느니 죽고 말지 할건가? 그건 형의 말이라기보다 내말이겠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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