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경막외출혈(epidural hemorrhage) 및 경막하출혈(subdural hemorrhage)
모 한의학 책에서는, 중풍이 왔는지 안 왔는지 간단하게 판단하는 법이 나와 있다. 이 책에서 중풍은 '세번' 온다고 하는데, 첫 번째는 그냥 머리만 아픈 정도지만 두 번째에는 누구나 알듯이 다리를 절고, 세 번째에는 그야말로 불구가 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중풍'이라는 질환을 위의 경우와 같이 판단할 수 있겠으나, 현대의학으로 위의 판단하는 법을 평가할 때 매우 위험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겠다. 뇌졸중의 경우 침범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한데, 일단 첫 번째 단계인 두통의 경우에는 비기질적인 경우가 기질적(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경우)인 경우에 비하여 훨씬 많기 때문에 두통을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 두 번째 단계로 설명하는 '다리 저는 증상'은 하지의 근육을 담당하는 뇌 부위가 침범되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인데, 침범 부위에 따라 하지의 위약 없이 상지의 위약 또는 얼굴 근육의 위약만 나타날 수도 있고, 근육의 위약 없이 감각의 이상만 나타날 수도 있다. 침범 부위가 미약할 때에도 하지 근육의 위약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침범 부위가 매우 넓을 때에도 하지 근육에 이상이 없을 수 있다! 뇌졸중, 또는 중풍의 분류를 위해서는 뇌의 각 영역과 그 역할에 대한 심도깊은 이해가 필요함을 명심해야 한다.
이 중 가볍게 지나칠 수 있는 첫 번째를 가리는 방법인데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 당장 혀를 내밀어 보라. 혀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면, 그 쪽으로 중풍이 온 것이다.
혀가 치우쳐 있는 것은 혀의 운동을 담당하는 신경이 편측으로 침범되어 운동 능력의 좌우 대칭이 깨지면서 발생한 증상으로, 뇌졸중의 많은 증상 중 하나일 뿐이다. 물론 이러한 증상이 있을 경우에 뇌졸중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것이 뇌졸중(또는 중풍)의 판별법이 절대 아니다! 중풍이 더 넓은 범위의 질환이기 때문에 판별법이 다르다고 하는 의견이 있었으나, 중풍의 하위 카테고리라고 이야기하는 뇌졸중에서도 침범 부위에 따라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증상을, 더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질환의 판별법이라고 한다는 것은 모순되는 주장이다. 만약 그렇다면 중풍이라는 질환은 혀의 운동신경을 침범하는 질환으로만 한정해야 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