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대가 없이 빌려준 지구에게 보내는 응원의 편지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땅과 공기, 바다 그리고 물, 동식물들. ‘자연’이라는 이 모든 것들을 우리는 아무 대가 없이 쓰고 있습니다. 지구에게서요. 무한히 있을 줄 알았던 것들이 지금은 부족해지고, 쓰고 마구 버린 쓰레기는 다시 우리에게 돌아와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지구는 오래전부터 우리에게 이야기했지만, 우리는 지구에 살면서도 지구 목소리를 잘 몰랐습니다. 어쩌면 모르는체하고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개발과 발전을 내세우며 지구의 아픔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지구가 보낸 신호를 무심코 지나쳤습니다. 지구에 함께 사는 식구들이 하나둘 줄어들어도 무관심했습니다. 동시인 고영미 작가는 지구의 이야기에 귀 기울어 보고, 고마움과 미안함을 담아 이제라도 지구에게 우리 행복하게 살아보자 손 내밀며 환경 동시집 『신문 읽는 지구』을 냅니다.
목차
시인의 말 _ 대가 없이 빌려준 지구에게
1부 반짝이는 것 아름다운 것 다 있어도
반달곰 12 / 보자기 14 / 하늘 주머니 16 / 볏짚의 나들이 18 / 달 사진관 19 /
아기 코끼리의 눈물 20 / 지렁이 의사 22 / 자원봉사 24 / 환경 저금통 26 /
바다거북이 장례식 28 / 놀라면 정말 놀라면 30 / 사라진 에어백 32 / 힘센 날씨 33
2부 오손도손 살고 싶어
흰고래 벨루가 36 / 책 속에 길 38 / 그림자 씨 40 / 나비 있던 자리 42 / 가지치기 43 /
탄소 통조림 44 / 아브라카다브라 46 / 신문 읽는 지구 48 / 작은 꽃 49 / 상쾌한 맛 50 /
참새네 마을 52 / 달팽이 똥 53 / 토박이 씨앗과 외국 씨앗 54 / 초록 파라솔 56
3부 꼬리만 흔들다 왔다
샛강에 빠진 구름 60 / 소나기 62 / 기적의 손 64 / 텔레비전에 나온 물고기 66 /
제돌이와 춘삼이 68/ 개미네 식구들 69/ 화분으로 태어난 깡통 70 / 해 71 /
심심한 버스 정류장 72 / 귀뚜라미 74 / 바다식당 75 / 길 잃은 연 76 / 폭설 78 /
서울역 광장에서 79
4부 통통통 빗방울 튕기며 놀지
개똥벌레 82 / 이름 부자 84 / 봄비 오시는 날 86 / 노을은 88 / 고마운 소방관 89 /
지구 마음 90 / 빗방울 따라서 92 / 여행하는 물 94 / 오줌장군 95/ 코끼리 화가 96 / 변신 98
/ 봄과 여름 사이 100 / 식목일 101 / 멸종 102 / 새 옷 104 / 나무는 나무끼리 105
저자 소개
글: 고영미
2011년 아동문예 신인상 동시 부문을 수상했어요. 2012년 황금펜아동문학상 동시 부문 수상하였고, 2018년 제7회 월간문학상을 수상했어요. 동시집 《떡갈나무의 소원》이 2017년 한국동시문학회 올해의 좋은 동시집으로 선정이 되었어요. 한국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인협회, 한국동시문학회, 어린이작가연대, kbby회원, 동시 먹는 달팽이, 아동문학평론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림: 박나리
쭉 도시에서 살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부터 시골에서 살고 있어요.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함께한 ‘자연미술놀이’를 행복한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지요. 죽은 가지에서도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는 창의력과 예술의 힘이 아이들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더욱 아이들을 사랑하게 되었답니다. 그린 책으로 『소금밭 딱새』, 『초록비 내리는 여행』 있으며, 마을 사람들과 도서관 소식지 ‘그림으로 만나는 마을’을 만들고 있습니다.
출판사 리뷰
모두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희망을 담은 시
환경 동시집 《신문 읽는 지구》는 받기만 하는 지구인이 “지구에게 미안하다.” 말하는 용서의 편지이기도 합니다. 《신문 읽는 지구》 동시집에 실린 시들은 지구를 바라보는 마음이 하나 되길 바라며, 소외된 것 여린 것을 돌아보며 더불어 살고자 하는 희망이 자라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육지에서 가장 큰 동물은 ‘아프리카코끼리’입니다. 하지만 그 개체 수는 해마다 줄어 멸종위기에 놓였습니다. 난개발과 밀렵으로 코끼리들의 생태계는 위협받고 있습니다. 〈아기 코끼리의 눈물〉은 사라져 가는 코끼리의 아픔을 노래하는 시입니다. 육지에서 가장 큰 동물 코끼리지만 밀렵꾼의 총 앞에서는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엄마 잃은 아기 코끼리의 눈물을 닦아줄 때입니다.
나도/아기란다./엄마 젖 먹으려고/까치발 들던//엄마 냄새 맡으려고/품에 폭 안기던/땅꼬마 아기란다.//밀렵꾼 총 맞아 엄마 잃고/우는 아기란다.
- 〈아기 코끼리의 눈물〉 전문
요즘은 날씨 변화가 심해지면서, 과일을 재배하던 재배지도 바뀌고, 수확량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제철 과일이 바뀌기도 하고 값도 비싸지고 있습니다. 뉴스에는 사과 가격이 중요 뉴스로 자리 잡았습니다. 어느 날 식탁에서 사라진 사과로 이제야 조금씩 기후에 대해 알아갑니다. 어쩌면 지구는 지금 흰 손수건을 흔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시 〈힘센 날씨〉에서는 지구 온도가 올라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애쓰고 가꾸던 터전에서 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농부의 한숨과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동안 맛있게 먹은 제철 과일이 무척 고맙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대구에 사과밭/강원도로 옮기고/제주도 한라봉/경주로 보내고//키위, 바나나,/북극 얼음까지/옮기고/옮기고//무얼 또 옮길까/두리번거린다.//날씨가 눈 흘기면/일하던 농부 삽 푹 꼽고/깊은 한숨 쉰다.
- 〈힘센 날씨〉 전문
동물 보호와 인구 감소는 지구의 숙제, 나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이웃, 점점 비어가는 마을, 아기 울음소리 정다운 목소리가 그리워집니다. 펭귄 마을도 개체 수의 감소로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빈집이 늘어나면서 밤이면 불 켜진 환한 창문,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던 저녁 식사 시간이 그립습니다. 정을 나누며 살던 이웃들이 생각납니다. 빙하가 녹아 남극턱끈펭귄의 터전이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펭귄의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쓴 〈아브라카다브라〉는 지구인 모두의 바람이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습니다.
남극반도 코끼리 섬에서/펭귄 가족 모여/기도해요.//달님,/별님,/우리 아시지요./턱 밑에 긴 줄무늬 있는/ 남극턱끈펭귄이에요.//우리 마을 아직 살만한데/서로 보듬을 이웃/자꾸 적어져요.//정들어 좋은 이웃/떠나지 않게…….//오순도순 살고 싶어요.
- 〈아브라카다브라〉 전문
‘손’을 오마주하는 마음으로 쓴 시 ‘〈기적의 손〉 -태안 기름유출 사고’입니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조선의 충돌로 많은 기름이 유출되는 큰 해양오염 사고가 있었습니다. 망연자실한 어민들은 어쩔 줄 몰라 시름에 휩싸였지만, 전국에서 모인 자원봉사자의 손길로 바다는 물론 모래사장과 바위의 기름때를 벗겨냈습니다. 그리고 가장 짧은 시간에 바다 오염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작가인 저도 딸과 함께 봉사자로 참여했습니다. 지구에게 진심으로 미안한 날이었습니다. 오염된 바다에서 건진 까만 물고기들, 떼죽음한 조개들, 기름 범벅으로 날지 못하는 갈매기들, 냄새나고 시커먼 갯벌…. 기적을 알게 해 준 손, 사람이 저지른 실수를 수습해 준 손에게 무척 고마웠습니다.
절망에 빠진 바다를 구한 건/단풍잎 닮은 어린 손/뼈마디 굵은 어른 손/깊게 주름진 노인 손/고마운 손이었어//
- 〈기적의 손〉 -태안 기름유출 사고 중에서
코로나를 겪으면서 배달과 일회용품 사용 문화가 빠르게 퍼져 나갔습니다. 매주 분리 배출하는 일회용품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고 바다는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쓰레기들로 바다 생물들은 신음하고 있습니다. 해양생물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은 경고합니다. 죽은 물고기의 배에서도, 바다거북의 배에서도 버러진 플라스틱들이 발견되기 때문입니다. 제주에서 살던 바다거북이 또한 개체 수가 줄며 제주 해안가에서 서식지를 옮기고 있습니다.
자연 생태계에서는 어떤 장례식이 펼쳐질까요? ‘바다거북이’는 어떤 통과의례를 지낼까요?
이제 환경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할 때가 왔습니다. 시 〈바다거북이 장례식〉을 통해 바다 생물의 아픔을 이해하고 해법을 찾아보았으면 합니다.
코에 꽂힌 빨대/목에 감긴 고무/ 배에 가득한 쓰레기/실린 몸으로/제주 해안에 와/마지막 숨을 내려놓습니다.//끌어안고/눈물 흘리던 파도가/모래 한 자락 가만히 덮어줍니다.//긴 날개로 눈물 닦던 갈매기/땅과 하늘 오가며 연락합니다./낮달이 동그란 창으로/바다거북이 들어오라고/가만히 문을 엽니다.
- 〈바다거북이 장례식〉 전문
환경과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과 응원을 보내는 편지
신문은 어쩌면 지구 마음을 잘 아는지 몰라요. 폭격으로 불탄 마을, 부모 잃고 우는 어린이의 눈물 전쟁 뉴스를 제일 먼저 들으니까요.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 두바이 사막에 홍수가 나고 지구 반대편에서는 온실가스로 기온이 올라 사망자가 속출한다는 기사를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지구 생태계는 서로 연결돼 있어 우리 삶의 큰 영향을 줍니다. 이제라도 지구를 위해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자연을 보호하고 지구 회복을 위해 지구의 낯빛을 살필 때입니다.
표제시 〈신문 읽는 지구〉는 “지구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언제나 지구 편 들어 줄래요!” 하는 지구 사랑하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바람에 날리던 신문이/지구에 바싹 붙어/귓속말해요.//바이러스로 이웃과 거리 두고요/남극 얼음이 녹고요/로켓을 발사하고요/지진이 나고요…….//지구는/세상 이야기 놓칠까 봐/귀를 쫑긋 세워요.//한 귀퉁이 광고도 놓치지 않아요./“지구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언제나 지구 편 들어 줄래요!”//생각 많아진 지구/신발 끈을 질끈 묶어요.
- 〈신문 읽는 지구〉 전문
개발을 위해 파헤친 지구의 상처를 치유해야 할 때입니다. 좀 더 적극적이고 실천 가능한 방법으로 누구나 지구를 낫게 하는 데 동참해야 합니다. 《신문 읽는 지구》 동시집에는 실천을 위한 해법도 담았습니다. 시 〈환경 저금통〉은 생활 속에서 지구를 살릴 수 있는 작은 실천을 제시했습니다. 의성어 ‘짤랑짤랑’을 사용해 생기있는 지구, 살아나는 지구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실천 방법도 아주 쉬워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지구 덕분에 잘살고 있음을 고맙다는 마음을 몸으로 표현해 봅시다.
비닐봉지 대신/장바구니//자동차 대신/걷기//엘리베이터 대신/계단//아껴준 자연/짤랑짤랑/
살아나는 지구
- 〈환경 저금통〉 전문
지구 아픔을 마주하고 치유 방법을 찾고 실천한다면 지구는 우리에게 화답할 것입니다. 빙하 눈물도 사라지고 있는 벌들도 꽃피우며 향기롭게 이야기할 것입니다.
지구의 마음과 이야기를 가득 담은 시처럼, 시골에서 아이들과 ‘자연미술 놀이’를 하며, 도서관과 학교에서 그림으로 삶을 가꾸는 일을 하는 박나리 그림작가는 따뜻하고 잔잔한 그림으로 지구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아냈습니다. 시와 그림이 지구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게 우리를 안내합니다. 《신문 읽는 지구》 동시집은 지구와 환경을 조금이나마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친환경 FSC로 제작하였습니다.
우리에게는 표제시 〈신문 읽는 지구〉의 “지구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세요.”, “언제나 지구 편 들어 줄래요!”라고 하는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니까요!
지구에게 고맙다.
무엇이든 그냥 빌려 줘서 참 고맙다.
이 시집은 지구에게 보내는 감사 편지이자 미안함을 담은
사과의 편지입니다.
누가 뭐래도 지구 편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 시인의 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