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에게 보내는 편지(117)
9월에는 거두게 하소서 (이양우)
9월에는 아름답게 하소서
가을이 영그는 모습들
마음의 그릇에 담고
풍요롭게 하소서
황금들판에 오곡이 영글듯이
뿌리깊이 살아 온 이야기들
그리운 편지 한통속에 남길
추억 속에 아름답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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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는 아름답게 하소서
익은 것들을 찬미하고
익다가 만 것들을 위해서
두 손 모두어 기도하나이다
모든 것을 용인하고 거두게 하소서
주님! 저도 가을엔 익어가고 싶습니다. 순수하게 익어 가는 과실들을 볼 때마다 제 인격의 설익음을, 사랑과 겸손의 설익음을 질책하여 주소서! 이제 좀더 힘쓰고 애써서 농부이신 주님의 손에 수확되는 잘 익은 열매 되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사계절의 변화는 오고 또 가는 것이기에 이 계절이 가기 전에 우리의 모든 삶도 가장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풍성하게 결실하길 소원하고 기도하며, 저의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꾸어 가고 싶습니다.
믿음에도 1류가 있고 3류가 있다고 합니다. 3류 신앙은 세상에 한 발, 교회에 한 발,그렇게 양다리를 걸치는 신앙으로, 교회에 다니기는 하는데 하나님이 살아 계신다는 확신이나 구원의 기쁨이 전혀 없고 그저 주말이면 그저 의무감으로 출근 도장을 찍듯 예배시간을 떼우는 그야말로 6일은 물론 주일까지 하나님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람입니다. 2류 신앙은 '자기의 열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로, 봉사도 열심히 하고 헌금도 열심히 하고, 성경도 열심히 읽고 모임에도 열심인데, 그들은 봉사를 하고 섬김의 삶을 살면서도 얼굴엔 늘 수심이 가득한 사람입니다. 율법에 얽매여 그 잣대로 자신을 판단하고 남도 판단하는 피곤한 삶이어서 그들은 결코 만족이 없지요. 그렇지만 1류 신앙이란 능력있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는 사람들로, 날마다 확신가운데 거하고, 복음의 능력을 누리며, 그 능력으로 복음의 증인이 되는 사람들입니다. 환경과 상관없이 그들은 늘 기뻐하며 감사하지요. 그래서 저는 이왕 예수를 믿을 바에는 일류가 되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느 마을의 시장에 사람의 마음을 찍는 사진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유명한 정치가를 찍었더니, 돈 다발이 찍혔습니다. 돈 많은 사장님을 찍었더니, 술과 여자가 찍혀 나왔습니다.
어떤 남자는 늑대가 찍혀 나오고 어떤 여자는 여우가 찍혀 나왔습니다. 그런던 어느 날 이 시장에 얼굴이 험상궂게 생긴 사나이가 나타났습니다. 사람들은 생각했습니다. '틀림없이 무시무시한 흉기가 찍혀 나올거야!' 사나이가 카메라 앞을 지나갔습니다. '방긋 웃는 아이의 얼굴이 찍혔을 뿐, 사나이는 단지 미역꾸러미만을 들고 시장을 벗어나고 있었습니다.(정채봉 - 내 가슴 속 램프)
제 자신이 그 사진기 앞을 지나가면 어떻게 찍힐까요? 천사처럼 아름답게 찍힐까요? 아니면, 마귀처럼 험상궂게 찍힐까요? 우리들이 좋은 마음을 가지고 좋은 생각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아마도 순수한 어린아이의 모습처럼 찍히지 않을까요? 천사의 모습이 찍히겠지요. 바라기는 앞으로 변함없는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는 아름다운 삶이 되기를 원합니다. 그럴 때 마음을 찍는 사진기에 웃는 저의 모습이 찍히겠지요. 제 욕심을 위한 300비전이 아니라 영혼을 사랑하는 300비전 그리고 그걸 위해 온몸으로 부대끼며 몸부림치며 안타까워하며 부르짖고 애타하는 가난한 심령으로 1류 신앙인이 되고 싶습니다.
언어 장애가 있는 세 사람이 하루는 함께 길을 걸어가다가 동네에 큰불이 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고서 한 사람이 깜짝 놀라서 이렇게 외쳤습니다. "돈네 분난네"(동네에 불났네!) 그 소리를 듣고 있던 다른 친구가 그에게 핀잔을 주며, 말을 하려면 발음을 똑똑하게 해야지 그게 무슨 말이냐고 나무랐습니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 튀어나온 소리 역시 "마나 뭐나"(말이냐 뭐냐)하고 들렸습니다. 두 사람이 말하는 것을 보고 나머지 한 친구는 너무 우스워 깔깔대며 웃으며 두 친구에게 다음과 같이 외쳤습니다. "두 다 버버!"(둘 다 바보) 같은 장애자요. 같은 동료끼리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볼 때 얼마나 웃을까요. 위의 장애자는 우리들의 모습인 것입니다. 우리는 그렇습니다. 타인이 말하고 타인이 생각하는 것은 나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타인이 나보다 휼륭하고 좋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 좋은 부분을 바라보기 전에 나보다 못한 부분만 찾아, 내 편견과 견해로 점수를 주는 것입니다. 타인을 바라보기 전에 내 생각이 바뀐다면 세상은 그만큼 아름답게 보일텐데 말입니다.
100일동안 핀다는 백일홍 닮아 저도 주님의 365홍 되어 향기나는 꽃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9월 하순입니다. 깊어 가기 시작하는 가을을 좋은 마음으로 맞이하시고 좋은 가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