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싱 PRICING
필자 ‘헤르만 지몬’ Hermann Simon은 가격 결정 분야의 세계 최고의 권위자로 독일어권의 영향력 있는 경영사상가다. 세계 유수의 명문대에서 강의한다. ‘히든 챔피언’, ‘이익 창조의 기술’ 등의 40여 권의 저서가 있다.
독일이 패전 직후에 돼지농장을 경영하는 농가에서 태어나고,부친은 큰 돼지를 경매를 통해서 팔았다. 경매가는 구매자나 판매자는 아무 결정 권한이 없었고 단지 경매를 담당하는 회사에서 결정하는 대로 결정됐다. 이 회사에 생산자는 아무 힘이 없었다. 우유도 상황은 비슷했다. 낙농 회사에서 생산자에게 가격을 통보할 뿐이었다. 우유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동쳤다. 이때 청소년 ‘해르만 지몬’은 불공정한 가격 결정 과정의 의구심이 증폭되고, 후에 세계적인 가격 결정의 석학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가격은 어디에나 있다, 고심하면서 우리는 가격을 매기고 지급한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언제나 공평한 경쟁의 장 위에 놓여 있지는 않음을 고백한다. 가치는 그 한 단어로는 이유를 대신할 수 있다. 모든 판매자의 과제는 소비자가 지각하는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아내고, 상품가나 서비스를 이에 맞추는 일이다. 우리는 도덕적인 일에 가끔 직면한다. 생명을 좌우하는 약품 가를 높이라고 조언할 수 있는가? 독점하는 약품 제약사는 착취해도 되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렵다. 이익은 생존 비용과 같다. 이익 창출은 모든 사기업에 있어 ‘사느냐 죽느냐’를 다투는 문제며, 이익이 없다면 사업은 실패할 것이다.
모든 것은 가격을 중심으로 돈다. 가격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지급해야 할 화폐의 액수라는 것이다. 일반적인 가격을 보험에서는 고상한 ‘프리미엄’이란 용어를 쓴다. 학교는 학비, 공공기관은 공과금이나 세금으로 운영한다. 도로에는 통행료, 아파트에는 집세, 중계사에는 수수료를 낸다. 가격 협상에는 가격을 여러 전선에서 싸운다. 할인, 납기일, 최소수량, 온-오프 인보이스, 리베이팅, 조건을 놓고 격렬한 협상이 벌어진다. 고객과 소비자가 해야 할 일은 ‘장사꾼을 조심하라’ 말과, ‘싼 게 비지떡’ 등 오래된 격언은 적절한 경고가 된다.
독일 철도 회사가 선불 수수료가 붙은 선불카드 할인제도를 도입하여 모든 티켙을 50% 값으로 살 수 있는 카드를 도입하였다. 수백만 명이 가입하여 자주 기차를 이용하였다. 가입을 갱신하는 회원들도 할인을 통해 얻는 이익은 카드 수수료로 지불하는 돈보다 적었다. 이유는 편리성과 심리적 안정성이었다. 이런 무형 가치는 고객이 수수료를 지불한 만큼 철도를 이용하지 않더라고 철도 회사가 수수료를 깎아주지 않는 명목이다.
신비로운 가격 결정의 심리학의 예로 ‘페라리’가 10만 달러밖에 안 되면 페라리가 아니다. 이런 특정 상품의 수요 곡선은 우상향 기울기를 가진다. 가격이 높아져야 잘 팔린다는 얘기다. 가격에는 ‘플라세보’ 효과가 있다. 환자에게 의학적으로 아무런 소용 없는 약을 처방했음에도 환자의 증상이 개선되는 것을 ‘플라세보’ 효과라 한다. 고가를 유지하는 상품은 이런 플라세보 효과를 끌어낸다. 인기 없는 브랜드나 상품이 세일을 해도 별 반응이 없다. 소비자는 낮은 가격의 낮은 품질이나 낮은 품격으로 받아들인다. 가격에는 ‘앵커 효과’가 있다. 품질 정보도 없고 동종가격대도 모르면 소비자는 참고할 앵커를 찾는다. 영업사원은 멍청한 척 행동을 한다. 예로 1930년대 뉴욕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영업사원은 소비자가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를 보이며 가격을 물어오면 뒤편의 재단실에 물어본다. 이 슈트가 얼마였더라? 응 42$이야! 그러면 영업사원은 고객에게 돌아와 22$이라 말한다. 소비자는 옷을 들고 가게를 쏜살같이 빠져나간다. 이런 상술을 앵커 효과라 한다.
최저가도 최고가도 승리할 수 없다. 우리가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고를 때도 비슷하다. 대충 가격표를 보고 중간대의 와인을 고른다. 중간 가격은 신비로운 매력이 있다. 10$~20$ 사이의 음식 메뉴판을 보면 18$ 음식이 20%이다. 만약 25$ 메뉴를 추가하면 18$ 메뉴를 고르는 사람의 비율이 늘어난다. 최저가 메뉴를 고르는 사람은 없으나, 더 싼 메뉴를 추가하면 10$ 메뉴를 고르는 사람은 늘어난다는 것이다. 1인당 12개 한정 등 구매의 희소성을 창조해야 한다. 곁다리 선택지를 늘리면 판매량은 증가한다. 이 예는 통신사의 가격에서 보자. 25$, 60$ 요금제가 있다. 78%가 싼 요금제를 선택한다. 가입자의 평균가는 32.80$이었다. 여기에 50$ 요금제를 하나 더 추가하면 낮은 20$ 요금제를 선택한 사람은 44%였다. 평균가는 40.50$로 늘었다.
가격이 숫자는 9로 끝이 나는 이유도 있다. 조사 상품가의 43.5%가 9로 끝이 났다. 예로 99.99달러는 10달러로 인식되는 대신 9달러와 몇 샌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현금으로 내는 게 좋다. 자신의 지출사항을 파악하고자 하는 소비자일수록 신용카드를 피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이것을 ‘상기 효과’라고 명명했다. 주머니를 보면 얼마를 쓰고 얼마 남았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 수단에 한계가 있는 사람일수록 지출을 조절하기 위해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는 알뜰하게 절약하며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연구자들이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언제나 현금을 써라.
현금 돌려주기와 그 밖의 이상한 형태들에 ‘케시백’은 자동차 등에 흔하게 이용되는 전략이다. 3만 달러 차를 2천 달러 돌려받는 방식이다. 3만 달러를 지급한 행위는 부정적 효용을 발생시키는데 이 부정적인 효용 상쇄시키는 것이, 2천 불을 돌려받아서 긍정적 효용이 발생하게 지각하도록 만든다. 왜 판매자들은 가격을 할인해주는 대신 귀찮은 일을 감수하면서 환급해주는가? 계속 충성 효과로 판매자가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일상생활에서 누구도 내지 않는 가격 이른바 ‘달의 가격’을 끊임없이 마주한다. 100달러를 내고 25%를 할인받는 것이 좋은가, 단순히 75달러를 내는 것이 좋은가? 이 리베이트는 고객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준다. 특히 자동차 딜러들이 이 전략을 쓴다. 이 고시 가격이 ‘달의 가격’이다. 모든 구매자에 같은 할인율이 적용되지는 않는다. 고객이 새 차를 사는 긍정적 기쁨을 누리도록 한다. 잡지 구독도 마찬가지다. 구독 기한 만료일이 다가오면 강매 행위가 이뤄진다. 회사는 당신에게 정상가보다 최대 82% 할인된 금액을 제시한다. 그러면 누가 이 가격을 거부한단 말인가!
행동경제학과 신경경제학은 놀랍고 흥미로운 결과들이 쏟아지는 새로운 영역이다. 이들 영역은 이미 경제학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바꾸어놓았으며 앞으로도 바뀌어 나갈 것이다. 필자는 대부분의 거래가 경제학 근본 법칙을 따르고 있다고 확신한다. 높은 가격은 특정 상황에서 더 높은 판매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예외적 상황으로 일반적이지 않다. 5% 정도의 상황에서나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새로운 발견을 일반화하는 일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행동 경제학을 지지하는 실험 결과들은 비판에 부딪히고 있다. 대부분 발견은 실험실에서 도출된 것으로, 실제 상황에 어떻게 적용될지 우려를 낳고 있다고 필자는 주장한다.
2023.09.15.
프라이싱
헤르먼 지몬 지음
서종민 옮김 유필화 감수
셈파커스 간행
첫댓글 좋은 글, 좋은 자료 감사하게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기쁜 일 가득 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