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김춘수(金春洙, 1922~2004)
선생은 마산중학교에서 천상병에게 문학을 가르쳤다.
대표적인 시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에서 영감을 받아 시인이 되었다.
눈빛을 꺼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을 볼 수 있습니다,
귀를 막아주소서,
그래도 나는 당신을 들을 수 있습니다.
발이 없어도 당신에게 갈 수 있습니다.
입이 없어도 당신을 부를 수 있습니다.
시인에게도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닿을 수 없는 거리는 그리움을 낳고,
메울 수 없는 거리는 외로움을 낳고.
품을 수 없는 것은 사무침으로 다가 온다.
가까이 있다가 멀어지면
그 거리만큼 눈물이 흘러도,
이별의 강은 마르지 않는다.
여든을 앞두고 상배(喪配)한 시인의 사무침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 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찌르는데
어디로 갔나?
갑자기 왜 말이 없나?
조금 전까지 거기 있었는데
대답 좀 해다오!
오래 전에 사별했지만, 아내는 아직 밥상을 차려놓고 어디로 마실 나간 것 같아,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자, 노시인은 풀이 죽어 가슴에 빗발이 퍼붓는다.
슬픔은 가까울수록 배가된다면서 노시인은 먼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인다.
시인은 통영 출신이다.
산자수명(山紫水明)한 산하가 인걸(人傑)을 만든다고 했다.
노선 이은상은 통영 출신이다.
내 고향 남쪽 바다,
그 파란 물 눈에 보이네.
꿈엔들 잊으리오,
그 잔잔한 고향바다.
지금도 그 물새들 날으리,
가고파라 가고파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도 통영 출신이다.
청마 유치환도 통영이 배출한 시인이다.
김용주 화가, 토지 작가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이 외에 이름 있는 문인들은 남해, 통영 출신이다.
선사시대부터 맥을 이어온 나전칠기공예는, 통영을 대표하는 문화의 꽃이다.
통영은 삼도수군통제영(三道水軍統制營)을 일컫는 말이다.
나의 추억
한려수도는 쏟아지는 햇빛, 푸른 바다, 금빛 모래, 우리나라에서 경치가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이런 노른자위에 한려관광호텔이 있었다.
여름휴가를 그 곳에서 보낸 적이 있었다.
라비에서 바다를 조망하고 있는데, 누구 못지않게 인상이 좋은 지배인이 인사를 해왔다.
그래서 몇 가지를 묻다가, 뜬금없이 직원 수대로 커피를 시켰다. 나의 상용 수법인데 즉시 반응이 왔다.
지배인 말이, 손님은 일반 객실을 예약하셨는데, 비어있는 귀빈실을 내어드릴 테니, 거기서 유숙하시지요.
귀빈실은 전망이 좋은 꼭대기 층에 있었다.
침대에 누워 3면의 바다를 조망하고, 새벽에 어선의 통통거리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일출을 감상했다.
배로 5분 거리에 호텔 소유 섬이 있는데. vip 전용 해수욕장이라 일반인은 출입금지였다.
호텔 선박이 수로를 따라 사량도에서 제승당까지 운행한다.
마땅히 귀빈실 고객은 무료다.
첫댓글 올려주신 글
감사히 잘 보고갑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