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춘덕, 가족 26-25, 부모님 산소 성묘, 큰집 조카네 인사
아저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월요일은 출근하리라 생각했지만, 대표님으로부터 하루 더 쉬자고 연락을 받았다.
가을이면 일이 많아 언제 시간이 날지 모르니 여유 있을 때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기로 했다.
산소 성묘하고 내려오는 길에 조카 내외가 거제도에서 돌아왔으면 얼굴이라도 보고 오면 어떻겠냐고 아저씨의 의중을 물었다.
아저씨는 “그라만 나야 좋지요.” 하면서 흔쾌히 동의했다.
고제까지 갔다 오려면 서둘러야 한다.
방문 시각에 맞춰 아저씨는 채비를 마치고 밖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아저씨, 산소에 그냥 갈 수는 없잖아요. 어떻게 하고 싶으신지요?”
“막걸리라도 한 병 사야 안 되겠소. 권술이 집에도 우째 빈손으로 가겠소. 뭐라도 사 가야지요.”
산소 가는 길에 부모님 산소에 쓸 막걸리와 과자, 조카네 가져갈 샤인머스캣 한 상자를 샀다.
큰집 들어가는 길을 지나쳐 곧장 산소로 향했다.
비탈길 운전이 서툴러 마을 초입의 사과밭 옆 평평한 곳에 주차하고 걸었다.
산소는 벌초가 되어 있어서 걱정하지 않았지만, 산소까지 오르는 길이 어떨지 몰라 걱정되었다.
하지만 산소로 오르는 좁은 산길도 사람이 다닐 수 있게 정리가 되어 있었다.
나중에 조카와 이야기하던 중에 안 일이지만 그것도 조카의 손길 때문이었다.
아저씨는 말끔하게 정리된 부모님과 큰형님 산소 앞에서 그간 다시 자란 잔풀을 손으로 뽑아내고는 막걸리를 한 잔씩 따랐다.
그러고는 꾸벅 흙바닥에 엎드려 부모님에게 절했다.
아버지에게 한잔, 어머니에게 한잔, 형님에게 한 잔을 따르니 한 모금이 남았다.
아저씨는 산소 앞에 털썩 주저앉아 그 한 모금을 마시며 먼 산을 바라보았다.
“이제 슬슬 내려가 볼까요? 조카네 다녀가려면 서둘러야겠어요.”
다행히 조카 내외는 어제 귀가해 사과밭에서 일하던 중이었다.
아재 온다는 소식에 하던 일을 접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조카며느리는 식헤와 롤케이크, 시원한 배를 깎아 대접했다.
“벌초한다고 애썼제? 산소가 훤하더라고.”
“나 말고 두 사람이 더 붙었어요. 딱 세 시간 걸렸네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번거롭고 고된 일을 하면서도 조카는 힘들었다느니 하는 말로 내색하지 않았다.
2026년 9월 28일 월요일, 김향
아저씨 일정에 맞추어 틈틈이 챙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가을이면 일이 많아 언제 시간이 날지 모르니’, 이토록 바쁘게 사시니 감사합니다. 조카분과 부모님 산소 찾아뵙고 인사 나누니 감사합니다. 평화롭고 아름답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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