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 독송으로 시작하는 하루... "福 중에 제일 福"
광주 무각사 새벽예불 정진팀
2022-04-25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무각사 새벽예불 정진팀
무각사 새벽예불 정진팀
빛고을 광주불교 중심도량 여의산 무각사는 <금강경> 독송 정진도량이다. 지난 4월12일, 무각사가 호남 최대규모인 120평 크기의 대적광전을 신축하고 삼존불과 3389위의 원불을 점안했다. 이날은 무각사 사부대중이 기도정진을 시작한 지 3500일 되는 날이기도 하다. 주지 청학스님이 소임을 맡은 2007년 8월부터 시작했으니 무려 15년동안이다.
오랜 시간 끊이지 않고 이어온 무각사 기도정진의 중심에 새벽예불 정진팀이 있다.
“주지스님과 새벽예불 정진을 시작하고 얼마되지 않아 동참자가 100명이 넘었습니다. 1천일기도 회향을 앞두고 무각사 부지를 매입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모두가 기도공덕이라 여기며 기뻐했습니다.”
신도회장 사리자 보살은 “첫 번째 천일기도를 회향하던 때의 환희로움을 잊을 수 없다”고 회고한다.
무각사는 1972년 군부대 법당으로 창건되고, 군부대가 장성으로 이전하면서 도량이 광주시로 이관되었다. 이후 광주시로부터 부지를 매입해야 했고, 이는 무각사 사부대중의 숙원사업이 되었다. 도량이 광주 중심부에 자리해있어 무각사 부지는 타종교계까지 욕심을 냈다.
그런데 기적같이 천일기도 회향 때 부지를 매입하게 됐으니 모두가 기도공덕으로 여겼던 것이다.
무각사 <금강경>독송 기도정진은 100일씩 진행하고 있다. 새벽예불 동참자가 많아 법당이 비좁을 때는 지정좌석제를 운영하기도 했다. 새벽예불 정진팀은 복장도 흰색으로 통일했다. 흰 옷을 입은 대중이 모여 <금강경>을 독송하는 모습은 장관이다.
“새벽예불을 마치고 일주문을 나설 때면 하루 일을 다 마친 것마냥 홀가분합니다. 항상 부처님과 함께한다는 생각에 든든하고 힘든 일이 있어도 두렵지 않습니다. <금강경>독송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은 복중의 복입니다.”
새벽예불 동참을 모든 일에 있어 첫 번째로 두고 정진하고 있는 대연화 보살은 기도영험도 체험했다. 몇 해 전, 살던 집과 붙어있는 옆 건물에 큰 화재가 났었다. 그때도 대연화 보살은 방에서 정진하던 중이었고, 소방관이 와서 문을 두드려서야 불이 났다는 것을 알게 됐다. 다행히 불이 번지지 않아 피해는 없었다.
기도 가피라 여기는 대연화 보살은 “힘 닿을 때까지 무각사 새벽예불로 하루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한다.
무각사 기도정진은 경전독송뿐 아니라 실천행으로 회향한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됐지만, 매주 군부대 떡볶이 후원, 소록도 동지죽과 김장나눔, 지역 어르신 초청 사찰음식 공양 등 소외된 이웃을 위한 나눔에도 열정적이다.
부처님 점안을 마치고 법요식장에서 신도회장 헌화 때가 됐는데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사회를 맡은 전 아나운서 이계진 씨가 한마디 덧붙였다.
“오늘도 신도회장님이 바쁘시다고 합니다. 밖에서 대중들 공양준비로 여념이 없나봅니다.”
이렇듯 무각사 새벽예불 정진팀은 ‘나’보다 대중을 위해 실천하는 것이 몸에 배었다. 그래서 무각사에서는 기도하고 실천하는 이들을 일러 ‘목우행자’라 부른다.
새벽예불에 참여해 정진중인 불자들
새벽예불에 참여해 정진중인 불자들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