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보아도 많이 모자라 보이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그럴 듯 달콤한 말로만 어쩌고저쩌고 앞세우는 것이 아니라 묵묵히 행동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더 돋보이며 자랑스럽다. “참새가 봉황의 깊은 뜻을 어찌 알겠는가.”라고 한다. 제비나 참새와 같은 작은 새가 기러기나 고니 같은 큰 새의 뜻을 어찌 알 수 있겠는가로 풀이되기도 한다. 사람마다 다르다. 옆은 물론 위와 아래, 높고 낮고, 크고 작고 똑같을 수 없다. 그래도 마음에서 우러나 앞을 볼 줄 아는 괜찮은 사람이지 싶다. 주춤주춤 눈치를 보거나 차별보다는 직접 나서 아픔을 품어 주고 있다. 나무도 그렇다. 곧은 것이 있고 굽은 것이 있다. 굵고 가늘고 길고 짧다. 단단하고 여리기도 하다. 이를 하나하나 헤아릴 정도면 보통은 넘는 사람이다. 집을 짓는데 어찌 굵고 곧게 뻗은 기둥만 필요하랴. 기둥만 못한 서까래도 필요하며 굽고 짧아야 하는 것도 있다. 그 용도가 아주 다양하다. 적재적소를 찾아 다 쓸모가 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당장 눈에 들어올 만큼 훤칠한 것만 능사가 아니다. 잘 생기고 부족한 것도 한데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루면 정말 볼품 있는 작품이 만들어지게 된다. 각각은 부족하지 싶어도 합쳐져서 새로운 하나가 만들어진다. 다 필요해서 존재한다고 하듯 좋은 아이디어가 모이고 각자 몫을 하면서 좋은 집이 지어진다. 목수의 눈으로 보면 어디에 필요한지 한눈에 들어오며 그림이 그려진다. 그 그림에 있는 설계에 빗나가지 않게 필요한 재료를 쓰며 유감없이 실력 발휘를 하게 될 때 그 작품에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실용성에 예술성이 가미되어 돋보이기도 한다. 새로움에 마음이 끌린다. 그래도 개중에는 당장 보기 좋은 기둥만 있으면 집은 다 짓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허점이 많으며 몰라도 너무나 모른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쓰임새가 다르면서 사리판단을 할 수 있는 혜안이 있어야 뒤탈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