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계약 ‘A to Z’
계속되는 전세난에 세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에도 전세금이 서울지역은 0.11%, 수도권은 0.16% 오르는 등 매매가는 하락하는데도 전세금은 상승폭을 넓혀가고 있다.
입주 물량이 풍부한 경기 일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가격 하락세 탓에 매매를 포기한 기존 계약자가 늘면서 전세 매물이 턱없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전세 계약자를 속여 전세금을 가로채는 사기사건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어 계약자의 주의가 필요하다. 중요한 몇 가지 사항만 미리 알아두면 전세계약을 할 때 손해 보거나 사기당할 염려가 없다. 전세난 속에서 똑똑하게 전세 구하는 법을 소개한다.
○ 미등기 아파트는 추가 확인 필수
전세계약 전에 등기부등본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사항이다. 하지만 새 아파트는 입주 몇 달 전부터 전세 물건으로 나오기 때문에 미등기 상태가 많다. 미등기 물건은 전세계약 사기에 자주 악용되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
미등기 물건은 분양계약자와 임대인이 동일인인지 확인해야 한다. 조민이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미등기 상태로는 실소유주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집주인이나 건설사에 분양계약서 사본을 요구해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최근 건설사가 계약금을 낮추고 중도금 비율을 높이는 경우도 있어 대출비중이 어느 정도인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출금과 전세보증금을 합한 비율은 낮을수록 좋고 다소 많더라도 집값의 70%는 넘지 않아야 한다. 임병철 부동산114 과장은 “근저당채권액과 전세금을 포함한 임차보증금 합계액이 아파트는 70%, 그 외 연립 및 단독주택은 60% 이하이면 경매되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새 입주 또는 입주 2∼3년차 단지에 주목
전세 물량이 적기 때문에 지역별로 공급이 집중된 곳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새 입주 단지가 많은 곳은 해당 단지는 물론이고 새 집으로 갈아타는 경우에 따라 주변 아파트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있어 노려볼 만하다.
서울 지역에서는 성북구와 서초구에 대규모 입주단지가 있다. 서울 성북구 정릉동에는 18개동 총 1012채에 이르는 ‘래미안 길음 뉴타운 9단지’가 9월 준공했다.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삼호가든1, 2차 재건축 단지도 1119채 규모로 물량이 많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군포시 산본동의 산본래미안하이어스와 용인시 성복동 성복자이2차가 각각 2644채, 783채에 이른다.
입주한 지 2∼3년차인 아파트는 시기적으로 전세 물량을 찾기에 적합한 단지다. 보통 전세계약이 2년이므로 재계약을 포기한 집이 생겨 다른 지역에 비해 전세 물량이 많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동구 암사동 롯데캐슬퍼스트과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가 대규모 2년차 단지다. 수도권에서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 향남지구 등 경기 남부권에 2년차 아파트가 많은 편이다.
○ 공인중개사 이용 때의 체크포인트
일반인이 계약서를 작성하려면 쉽지 않기 때문에 공인중개사를 통해서 거래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간판이 달린 사무실을 차려놨다고 무작정 믿으면 안 되고 공인중개사 개설등록증을 확인해야 한다. 또 집주인 본인이 아닌 공인중개사 등 대리인과 계약할 때는 임대인의 인감증명서가 첨부된 위임장을 받아둬야 한다. 또 계약 전 집주인에게 직접 연락해 위임했는지를 확인해야 뒤탈이 없다.
중개수수료를 두고 중개사와 다툼이 생길 때를 대비해 수수료 규정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전세 5000만 원 이하는 전세금의 0.6%를, 2억 원 미만은 0.5%를 수수료로 낸다. 하지만 금액별로 별도 한도액을 정해놓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계산한 결과 한도액을 넘으면 그 이상은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시도별로 수수료율과 한도가 다르니 유의해야 한다.
자료원:동아일보 2010. 9.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