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전시관들은 물길 따라 계속된다. 경안천과 맞닿은 팔당호를 제대로 조망하려면 물환경전시관(031-8008-6937)으로 갈 일이다. 호텔을 개조한 건물 9층에 팔당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시관이 마련돼 있다. 한편에 마련된 전망대에 서면 소내섬, 족자도, 예봉산까지 아름다운 팔당의 전경이 방해 없이 펼쳐진다. 망원경도 비치돼 땅 위에서 놓치기 쉬운 강 위의 흔적들을 가깝게 관찰할 수 있다. 팔당호의 과거부터 이곳에 서식하는 동식물, 물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과학적 체험 공간으로 꾸며졌다.
경안천 인근에는 들뜬 나들이를 차분하게 정리할 수 있는 뜻 깊은 공간도 있다. 원당리에 들어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금자리와 역사관이 그것이다. 이곳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이 공동체를 이뤄 살아가고 있으며, 위안부를 주제로 한 인권박물관도 문을 열었다. 벽면을 빼곡히 채운 할머니들의 사진과 동상만 바라봐도 가슴이 먹먹해진다. 매년 봄이면 역사관에서 추모제도 열린다.
호젓한 경안천, 분원리 여행을 든든한 포만감으로 채워주는 게 이 지역의 명물인 붕어찜이다. 경안천 하류는 예전부터 참붕어로 명성이 높았다. 분원리 일대에만 20여 곳의 붕어찜 전문 식당들이 밀집해 있으며, 몇몇 식당은 20년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붕어낚시는 수자원보호를 위해 금지됐지만, 우거지 등 각종 비법이 곁들여진 붕어찜의 전설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