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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래전부터 틈 있을 때마다 유홍준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탐독해 왔다. 답사 30여 년, 집필 20여 년. 딱딱한 강의체가 아닌 시골 고향 집 툇마루에서 나누는 이야기체의 내용 전개, 권 당 100만 부 이상 팔리기도 한 전무후무한 베스트셀러다. 난 그 1/n 독자가 되었다.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탐구하는 모체로서의 접근이 아닌, 여행을 좋아하고 발길 주지 못한 곳에 대한 기대감, 서렘으로 읽었다. 국내 편(남북한) 13권, 중국 편 3권, 일본 편 5권 등 집필자가 답사팀을 이끌고 발 닳도록 다녔던 유적지, 손에 잡힐 듯 써 내려간 문화유산답사기 21권의 면면을 난 편히 앉아서 읽기만 했다. 읽는 동안 행복했다. 가 본 곳도 많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 더 많다. 못 가본 곳은 여생 동안 꼭 한 번은 들르고 싶은 꼭짓점으로 간직하기로 했다. 아주 작은 S 도서관 여자 사서님 고맙습니다. 더운 여름날, 추운 겨울날 단 몇 사람의 도서관 방문자를 위해 냉난방을 세심하게 챙겨 주던 서사님. 명절에 한두 번 선물을 챙겨드렸지만, 마음에 진 빚이 많다.
나는 400~800 여 페이지 두꺼운 답사기를 짚여물에 물린 겨울 소가 봄풀 반기듯 읽었는데 11월 오늘까지 국내편 13권은 2번째 완독하였다.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애착과 곡절 많은 역사, 선조 님들의 지혜와 안목을 조금은 깨우치게 된 듯싶다. 읽으면서 기억에 남은 명언 어록들이 많은데 몇 꼭지 생각나는 대목이 있다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우리나라는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 "모든 사물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 "종소리는 때리는 자의 힘만큼 울려 퍼진다.",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 "문화여 산에 언덕에 피어날 지었다", "인생도처 유상수(人生到處 有上手)" 이다. 활자로만 읽다가 우리 문협에서 답사했던 원주 법천사지의 당간지주 등 추억이 다시금 새롭다. 국토의 어딜 가나 구석구석이 박물관인 우리나라, 국운의 융성과 더불어 과거의 문화유산을 넘어 미래의 문화유산으로 활짝 피어나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안병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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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감동은 참으로 크다. 그중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우리 것에 대한 깨달음이다. 유럽과 중국 여행에서 상처받고 돌아온 열등감을 따뜻이 위로할 뿐만 아니라 알프스산맥과 만리장성을 뛰어넘은 새로운 미학의 재구성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답사기'는 '과거유산'의 답사기가 아니라 '미래문명'의 탐사기이며 '나의' 답사기가 아니라 '우리의' 답사기이다. -故 신영복
놀라운 일이 여기 있다! 다른 사람이 가는 곳은 다만 석양 머리 적막강산이다. 그런데 유홍준이 성큼성큼 그곳에 가면 거기 몇천 년 동안 잠든 보물들이 깨어나 찬란한 잔치를 베풀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이 보는 것은 다만 눈감은 사물이다. 그런데 유홍준의 눈빛이 닿자마자 그 사물은 문화의 총체로 활짝 꽃피운다. 마침내 다른 사람과 유홍준은 하나가 되어 이 강산 방방곡곡을 축복의 미학으로 채우고 있다. 무릇 벗들이여, 이 책과 더불어 순례하라. 찬탄하라. -고은 시인
유홍준 '답사기'의 존재는 한국 인문학의 축복이자 기행문학의 우뚝한 성과다. 책은 첫 권이 나왔을 때 '이 답사기가 독서계에 한바탕 바람을 일으키면서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으 보물들이 두고두고 우리의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나의 기대가 이후 현실이 된 것은 흐뭇한 일이지만 앞으로도 '답사기'의 영향이 계속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백낙청(문학평론가)
위 세 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책 표지에서 옮김
첫댓글 선생님, 국내편 2번 완독 축하드립니다.
정말 대단한 열정과 묵묵한 창작의 걸음을 존경합니다.
좋은 책, 감사합니다.
Tv 안 보기, 덜 보기/ Tv를 지우면 달과 별, 읽다가 접어 둔 책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