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레나 시술 기준 한 시간 이후!!에 작성
※에세이만 써봐서 말투 몹시 문어체임
0. 미레나는 무엇인가!!!
일종의 피임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호르몬이 나오는 루프를 자궁에 설치하는 방법이다. 일반 루프와 같은 모양인데, 그걸 포궁 안에 삽입하면 일정한 양의 프로게스테론이 정기적으로 분비된다. 이 호르몬은 정자의 이동을 억제하고 자궁벽을 얇게 만드는데, 이 결과로 수정이 어려워진다. 본래는 피임이 목적이지만, 생리 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생리통이나 생리 전 증후군(PMS)의 치료법으로 여기기도 한다. 경구피임약과 같은 성분의 약물을 팔에 주입하는 기구인 임플라논도 비슷한 목적과 용도로 사용되지만, 그건 국소적으로 작용하지 않아 부작용이 생기면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하셔서 그냥 미레나로 선택했다.
1.
미레나를 선택한 이유
열
다섯 살 때, 생리통이 생겼다. 심지어 생리통은 꽤 심한편이어서, 생리를 할 때에는 늘 식은땀을 흘리며 약을 털어넣고는 했다. 그래도
작년까지는 약을 먹으면 살만 했다. 그런데, 올해 초부터는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졌다. 약을 먹어도 통증이 줄지 않아 투약 량을 두 알로 늘려야 했고, 약을 먹는 주기도 4시간 정도로 짧아졌다. 하다 못해 산부인과에서 검진도 받아 봤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고, 일반
진통제보다 조금 더 효과가 강한 진통제만 처방받았다. 6월이 되면서는 산부인과에서 처방받은 진통제조차
통증을 크게 줄이지 못했고, 결국 8월 생리 때는 새벽에
극심한 통증으로 깨서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통증 자체도 물론 힘들었다. 하지만 더욱 힘든 건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는 점이었다. 나는
인턴을 하는 중이었는데, 생리통 때문에 업무시간 내내 식은땀이 나고 의식이 흐려졌다. 다행히 내가 맡은 일이 많지 않아서, 업무에 지장은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컸다. 앞으로 내가 학교에 돌아가거나 취직을 할 때, 생리통은
분명히 내 일상에 큰 지장을 줄테고, 그 지장으로 인해 나는 내가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성공하고 싶은데, 생리통은 내 성공을 방해할 것이다. 이 사실이 소름 끼치게 싫었다. 그래서 생리 중단을 알아보게 되었고, 한 달 간의 고민 끝에 미레나를 결심했다.
2.
나의 상태
미레나는
질경을 통해 질 사이로 루프를 집어넣고, 포궁 안에 설치하는 시술이다.
이때, 출산 경험이나 성 경험이 그 사람이 미레나에 적합한지, 혹은 시술을 진행할 때 통증이 어느 정도로 심각할지를 결정한다. 보통
내 나이 또래는 성경험과 출산경험이 없어서 출산 경험자나 성경험자 보다는 질경과 질이 좁고, 처녀막(질의 근육)이 단단하다. 그래서
루프가 질과 질경을 통과할 때 통증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미레나를 선뜻 추천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는 4년 정도
생리컵을 사용했기 때문에, 성경험이 있는 사람만큼 질이 이완된, 혹은
늘어난 상태라고 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 선생님의 큰
반대 없이 미레나를 시술할 수 있었다. 그리고 출산경험이 없기 때문에,
최대한 질이 부드러운 상태에서 시술을 진행해야 했고, 나는 생리 시작 7일 후인 오늘 시술을 받았다.
3.
진행 과정
우선
속옷을 벗고 산부인과 의자에 앉았다. 그 이후로는 천막을 쳐서 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옆에 놓인 철제 기구의 반들반들한 면으로 의사선생님의 움직임을 구경했는데, 끊임없이 무얼 넣었다 빼시더라. 처음에 한 번 강한 포궁에 강한
통증이 느껴졌다. 강!한!
통증이었다. 생리컵도 쓰고 산부인과 검진도 자주 받아서 질에 무얼 넣는 건 크게 반응하지
않지만, 포궁에 무언가 들어가는 건 정말 아팠다. 느낌도
낯설고, 통증도 있었다. 그 이후에는 뭐가 왔다갔다 한 것
같지만, 처음의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헤롱헤롱한 상태여서 크게 인상 깊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참 ‘와, 생각보다
충격적인데?’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시술이 끝났다. 5분도
안 걸렸다. 염증이 좀 있다고 하셔서, 염증에 대한 처치를
좀 하고, 다시 내려와서 속옷을 입었다. 그 후 침대에 누워서
초음파로 루프가 잘 들어갔는지 확인을 했다. 하는 김에 난소와 포궁도 봐주셨는데, 큰 이상은 없다고 하셨다. 그리고 처방전을 받은 뒤, 결제를 하고, 병원을 나왔다. 참고로
가격은 21만원이었다. 미레나의 가격은 병원마다 자체적으로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동이 크다고 한다. 아는 분은 35만원에
받으셨다고 한다…ㅎ
4.
통증
왜
나는 통증을 별 거 아니라고 생각했을까? 우선 나는 겁대가리가 없다.
누가 ㅇㅇ 걸리면 아프대~라고 해도 뭐 죽을 정도는 아닐테지,라고 쉽게 넘어가는 편이다. 그래서 오늘도 전혀 걱정을 하지도 무서워하지도
않은 채로 병원에 갔다. ‘생리통 정도예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생리통은 늘 겪는 것이기에 별 거 아니라고 차치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가 잊었던 건, 나는 생리통이 꽤 심한 편이라는 사실이다. 보통
생리통이 심한 사람은 미레나 시술 후의 통증도 심한 편인데, 나는 그래서 시술이 끝나고 집으로 걸어오는
내내 식은땀을 흘렸다. 도보 10분 거리의 집에 도착하자마자
진통제를 먹었고, 그로부터 한 시간이 더 지난 지금은 통증이 사그러들었다. 그래도 뭔가 욱신거리는 느낌은 있다. 질이 욱신거리지는 않고, 포궁만 좀 욱신거린다. 한창 생리통 심할 때 포궁이 수축하는 느낌과
비슷하다. 생각보다 질에는 아무 느낌이 없다. 나는 생리컵도
쓰고 산부인과도 자주 가서 질 안으로 기구를 넣는 것이 익숙한데, 그런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상당히
당황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다.
5.
현재 상황
혹시
몰라서 팬티라이너를 하고 갔는데, 도보 10분 거리인 집에
돌아와보니 팬티라이너가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붉고 진한 피는 아니고,
투명하고 묽은 피이다. 현재도 출혈이 계속되고 있다. 아마
당분간은 팬티라이너를 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그렇다고 물처럼 흐르는 정도는 아니다. 질 출혈은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지나야 완전히 사라진다고 한다. 진통제 때문인지 통증은 사라졌는데, 허리가 뻐근하다. 좀 누워 있어야지
6.
기타
내가 심각한 생리통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 아버지가
나를 실어?가셨다. 그 때 아버지가 심각하게 ‘생리를 안 하는 방법은 없냐’고 의료진에게 물어보셨다. 이전까지는 생리통이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던 것이다. (내가 방에서
잘 안 나와서 마주칠 일이 잘 없다) 나는 우리가 생리통이 심하다는 걸 숨기지 않기 바란다. 우리가 얼마나 아프고 얼마나 불편한지 표현해야 한다. 그래야 생리를
겪지 않는 사람들이 우리의 통증을 지각이라도 할 수 있다. 뭐가 됐든 우선 지각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의 논의 대상에 오를 수라도 있다.
나는 출발하기 전에 간단하게 무얼 먹고 갔다. 혹시
상태가 안 좋아지면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는데, 빈속이면 제약이 있거나 부작용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진통제를 먹을 수
있었다. 또, 아침에 변을 보고 싶었지만 별로 급하지 않아서
바로 병원에 갔는데, 좋지 않은 선택이었다. 집에 막 와서
배는 아프고 출혈은 계속되는데, 그 상태로 변까지 보려니 아주 불편하고 불쾌했다. 웬만하면 변은 보고 가자^^ 그리고 생리통이 너무 심하다면, 우선 산부인과에 가서 검진 먼저 받아보자. 자궁근종 같은 질환 때문일
수도 있다.
미레나랑은 상관없는 얘기인데, 단골 산부인과의
단골 의사가 있으니 좋았다. 내 생리통의 진행 상황과 내 포궁 상황,
생리컵 사용 유무나 성경험 유무를 이미 알고 있으니 미레나를 상의할 때 조금 더 세밀한 상담이 가능했다. 다들 산부인과를 자주 가자! 이예!!!
막생 처음이라 엄청 떨려!!! 수정할 거 있으면 부드럽게 말해줘ㅜㅜ 문제 시 사람이 처음이면 그럴 수 있는데 다들 왜 그러냐고 문 닫고 들어가서 오열
아.... 나도 지금 하고있는데... 난 넣을때랑 넣고나서 식은땀이 온몸에나고 눈앞이 뿌얘지고 어지러운상태에서 너무 아파서 눈물나고 배 움켜잡고 울었는데 ㅜㅜ... 난 치료목적리라 조직검사때뮨에 뺐다가 다시낄땐 수면마취하고 했어 ㅜㅜ
와 진짜 좋은 정보다 고마워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오.. 그렇구나 자궁내막수술하고 약먹는 사람들 약 다먹고 할수잇는거지?
좋은 정보 공유해줘서 고마워~!
삭제된 댓글 입니다.
@고양이없이 못살어 헉 부정출혈 계속되는구나 ㅜㅜ 알려줘서 고마워
하...나도 과다생리에 극심한 생리통 달고 살아서 첫째날~둘째날은 특히 일상생활 불가능할 정도야 회사에서 늘생리새고 눈앞 어질어질하고 현기증에 손발 떨림증상 있어서 삶의 질이 너무 떨어져서 병원갔더니 미레나 권하더라고ㅠㅠ부작용 무서워서 고민하는 중이었는데 용기내서 시술받고 후기도 올려줘서 고마워..
혹시 분만이나 성경험이 없어서 미레나 하기 무섭다 하는 사람들은 미혼여성 대상으로 미레나 보다 크기가 조금 더 작은 루프도 있어
제이디스나 카일리나라고 있는데 이런것도 있으니까 고려해봐!
이런 자궁내 삽입 장치 말고 팔 밑 지방층에 삽입 하는 임플라논도 있고
우리가 선택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다양하니까 참고했으면 좋겠어
혹시라도 제이디스나 카일리나가 궁금하면 나도 막생에 후기 쓴거 있으니까 참고해줘
미레나 부장용중에 무월경도 있지만 과다월경도 있어.....제발 잘생각해봐..... 특히 처녀는 장치가 삐져나올수도있고 피부트러블 체중증가 구토 등등 진짜부작용 ㄹㅇ개많아 몇개월의 부정출혈은 ㄹㅇ 당연한거일정도로.... 나예전에 쭉빵에서 미레나 추천글보고 산부인과 세곳갔는데 다좋은소리못듣고 나왔어..... 제발잘선택해....
너무 아프겠다 ㅜㅜ
와 나 오늘 진짜 생리통때메 울뻔했는데 막생에 이글 딱 있길래 봤다!!정보 너무 고마워!!진짜 아직까진 부작용이나 큰 위험없이 생리 안 할 수는 없나 보네ㅠㅠ현대의학 여성들을 위해 힘줘 진짜,,
나 미레나 두달째인데 나도 생리통 식은땀 날정도로 심해서 결국 했는데 의료보험 해서 16만원쯤 결제했음, 첫달은 피가 거의 한달쯤 찔끔찔끔 나오다 생리하고 다시 병원가서 피임약 처방 받고 먹는중 한2주 정도꺼 남았음
나는 임플라논 했는데 완전 추천!!! 곧 있으면 삼년차 되는데 끝나면 바로 교체해서 재피임 할꺼임 ㅎㅎ
나 미레나 35만원 주고 하고 난 뒤에 부작용으로 한 달만에 뼀어... 사람마다 다른데 탈모 부작용 왔어 머리카락 뿐만 아니라 온몸에 털이 다 빠졌어 ㅠㅠ 우리나라 임상 연구엔 그런 사례가 잘 안보였고 외국 논문에 미레나 탈모 관한 부작용 되게 많아... 사람마다 오는 부작용은 다른데 참고해... 나 미레나 빼니까 털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어 ㅠㅠ
단골 산부인과 메모메모👍👍
나 PMS 너무 심해서 하고싶었는데...여러가지 부작용이있구나ㅠㅠ글 써줘서 고마워!
나는 임플라논했는데 3년 꽉 채워서 이제 뺀다 미레나랑 카일리나중에 고민중... 다시 임플라논 하고싶은데 3년이라 짧아서 5년짜리로 하려고.. 난 부작용 초반6개월까지만 있었고 그 다음부터는 없었어! 거이 무월경이었고..1년에 생리 한번씩 하다가 3년 꽉 채우니까 한달에 한번 두달에한번씩함..
세상에 부작용없는 시술+수술은 없으니 다들 잘 알아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