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세 Scheiße’
이 말은 정말 나쁜 말입니다. 그야말로 입에 담으면 안 되는 쌍욕입니다. 우리 한국말로는 ‘씨x’ 이라는 뜻입니다.
프라이부르크 음대 로비에는 음악과 낭만도 흐르고 학생들의 밝고 경쾌한 웃음도 가득 하지만 간혹 이런 쌍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 학생들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어여쁜 여학생도,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르는 성악과 학생의 입에서도 이 말이 쉬 나옵니다.
좋은 곡을 만드는 작곡과 학생의 입에서도 ‘Scheiße’, 장차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지휘할 지휘전공 학생의 입에서 ‘Scheiße’, 음악이론을 전공하여 학생을 가르칠 음악 선생님이 될 학생의 입에서도 ‘Scheiße’입니다. 누구나 입을 열면 ‘Scheiße’가 튀어나옵니다.
아름다운 음악은 맑고 아름다운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모른다면 아무리 공부를 한다 해도 허사가 될 것 같습니다.
독일과 미국에서 성악과 지휘를 전공한 후, 한국의 유명한 합창단을 이끄는 어느 유명한 지휘자는 합창단원 가운데 한 여단원과 바람이 나서 자신의 아내를 집 바깥에 내어다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얼마나 슬펐고 절망했는지 모릅니다. 정말 버림받은 그 여인의 고통스러운 삶이 내게 전이되어 아직도 제 가슴이 지독하게도 저리고 아픕니다. 무슨 말로 그녀의 아픔을 헤아릴 수 있을까요?
도대체 그 어떤 것으로 그녀의 슬픔을 달랠 수 있을까요?
그는 아내를 버린 그 독한 마음으로 얼마나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