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보에서 지역의보 가입자가 되면서
어떻게 보험료감면이라도 받아볼까 싶어, 서류를 갖춰 거주지 관할인 서대문 지사에 방문,
최소한도로 보험료를 줄여놓았다.
배가 고파 근처 시장에 갔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식당이지만,
시장에 있는 식당 중에 장꾼들을 손님으로 맞는 오래 묵은 곳일수록,
음식이 맛깔나고, 푸짐한 인심도 느낄 수 있어 좋다.
지방에 갈 때면 늘 재래시장을 찾아 순대국밥을 먹곤 했는데,
가끔 면도를 덜 한 돼지들이 떠다니곤 하지만, 입안에서 머무는 깔끄러움을
감수하고도 남게하는 넉넉한 인심이 있어 후회해 본 적은 별로 없다.
아니나 다를까. 홍제역 유진상가 옆 골목에 자리한 '팔도강산'이라는 식당에 들어갔다.
일단 안을 훔쳐보다가 허름한 식당만큼이나 오랜 연륜이 느껴지는 아주머니가 보이고,
메뉴판에 적혀있는 음식들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들이기에 들어갔다.
청국장을 주문했다. 깔끔한 한정식 집들에서 볼 수 있는 격조있는 정갈함을 찾을 수는 없지만,
시골 장터에서 느낄 수 있는 넉넉한 인심을 이곳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맛도 내가 딱 좋아하는 맛이다. 구수하니 냄새도 심하지 않고, 건더기도 많다. ^^
밥을 더 달래가면서 있는 반찬들과 큰 뚝배기로 하나 가득 푸짐하게 나오는 청국장을
깨끗하게 비워가니, 물끄러미 쳐다보던 아주머니가 다가와 앞에 앉는다.
- 총각, 잘 먹네. 먹는 품도 씩씩한 것이.... 혼자 살어?
- 아, 예.. 반찬이며 청국장 모두 맛있네요..^^
- 그럼, 혼자 밥해먹겠네..?
- 예, 그렇죠. 허헛..^^
- 그거 알타리무 좀 싸줄까? 시골에 사는 사둔이 보내준 건데... 잘 먹는 거 보니 우리 막내아들눔 생각도 나고...
- 아유~ 저야 감사하죠.. ^^
밥을 다 먹고 잠시 앉아있으니 아주머니가 생각보다 훨씬 많은 양을 봉지에 담아 가져오셔서
어디에 놓고, 어떻게 먹는 게 좋다는 것까지 설명해주신다.
- 이거 너무 많이 주셨는데요..^^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밥값을 치르고 식당을 나서면서 막내아들눔 얘기를 좀 물어볼 걸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다음에 다시 가면 물어봐야겠다.
사람들이 말하는 무슨 맛집 멋집 기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고마움에 한 컷 올린다.
찌게 몇 가지와 국수 몇 가지가 있고,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백반집 생각하면 될 듯하다.
내가 먹은 건 청국장이고, 4,000원. 대개들 가격이 4,000원이었던 듯하다.
3호선 홍제역에서 내리면 근처에 유진상가가 있고, 유진상가 오른쪽 골목들 안에 있다.
노란 간판에 '팔도강산' 전주식당 간판 뒤로 교회 첨탑이 보인다.
첫댓글 왠지! 가슴 따뜻해지네요..ㅎㅎ 다음에 그 식당갈때에는 붕어빵 한봉지 사가지고 가면 더 많이 이뻐해 주실꺼예요 ㅎㅎ
아... 그것도 좋겠네요. ^^
오옷 많이 주는 식당골목이군요 ㅎㅎ
아... 정말 따뜻한 정... 저도 이런 곳 가보고싶어요. 술가행님 다시 또 언제 가십니까.. +_+ ? ★
글쎄, 밥먹자고 버스 타고 가기에는 조금 거시기해서..^^ 나중에 그 동네 가면 또 가야쥐..
흠...놀아도 다 돌아다니면서 노는군......애술가는 딱 작가 스타일이구먼.
내 먹어본 국밥중엔 전북 장수군 장계면 장터거리 국밥이 죽음였는디~고추가루 풀어 뜨건 국물 호호불며 먹는 맛이란~~가슴이 찡끗시원한 맛~~바로 옆에 있는 우시장 움메~소리고 정겨웠고.....션한게 좋아좋아~ ^^
아~ 침 넘어갑니다~
아, 훈훈한 이야기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