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는 우울증이라는 단어가 나오지 않지만 슬픔, 무기력, 자책 등의 우울증의 증상들이 자주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시편에는 그런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는데, 본문 말씀인 시편 6편도 그런 상황으로 시작합니다.
다윗은 지금 하나님이 분노와 진노로 자신을 책망하고 징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1). 하나님이 다윗에게 실제 그렇게 하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다윗은 자신이 악인이 아닐까 하는, 그렇게 악인에게 징계를 내리시는 것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다윗은 자신이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고 느낍니다(2). 다윗은 영적으로, 육적으로도 어려움을 동시에 겪고 있습니다. 다윗은 곧이어 “내 영혼도 매우 떨린다”고 말합니다(3). 그는 자신이 처한 상황 때문에 염려하고 걱정하며 두려움으로 떨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지금 하나님이 자신을 멀리 떠나 계신 것처럼 느끼고 있습니다(4). 계속되는 탄식에 피곤해하고 있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6). 다윗의 어려움은 이것으로도 충분한 것 같은데 거기에다 다윗의 대적들이 그를 공격하고 있습니다(7). 다윗의 대적은 이 상황을 보며 그를 정죄하고 있었습니다.
성서학자들은 다윗의 고통이 육적인 것인지, 영적인 것인지로 논쟁하고, 그것이 다윗의 죄로 인한 것인지, 억울한 상황에 처한 것인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다윗 스스로가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이 고난 받는 이유를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와 같은 어려움을 허락하시는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우리 역시 이런 삶을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뜻하지 않은 어려움을 만날 때, 이것이 하나님의 어떤 목적으로 인한 어려움인지, 이것이 나의 죄 때문은 아닌지, 어느 것도 확신할 수 없을 때가 많습니다. 이 고통이 언제까지 계속될 줄도 알지 못합니다. 계속되는 어려움으로 몸과 마음이 지치고 눈물로 밤을 지새웁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경험하는데 사람들은 조롱하고 하나님은 어디 계시는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기도하기도 힘들고 하나님이 나를 미워하시는 것 같이 느껴지며, 어쩌면 나는 구원받지 않은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이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1-4절 말씀을 보면, 다윗은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면서 5차례나 하나님을 찾고 있습니다. 어둠의 수렁에서 하나님을 절박하게 부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고통 속에서 해야 할 일은 하나님을 찾는 일입니다.
다윗은 하나님을 찾으면서 구한 것은 무엇입니까? 다윗은 하나님께 ‘은혜’를 구합니다(2). 다윗은 이 고통을 멈춰달라고 말하지 않고 은혜를 베풀어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도움을 구합니다(4). 4절에서 말하는 “사랑”은 언약에 기초한 하나님의 신실하고 변하지 않는 사랑을 말합니다. 그 사랑으로 자신을 구원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런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그 어떤 것도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우리를 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윗의 기도는 믿는 자의 기도입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회복해서 그분을 경험하고 예배하기 위한 간구였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자신의 상황을 그대로 토해내고 있습니다. 자신이 영육 간에 쇠약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탄식하며 피곤하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근심 때문에 눈이 어두워졌다고 말합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정직했습니다. 자신의 상황, 감정, 생각을 숨김없이 하나님께 쏟아내고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렸습니다. 이 기도는 우리 역시 같은 어려움 가운데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기도입니다. 겸손하게 은혜를 구하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정직하게 나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 있습니다.
8절부터는 다윗의 마음이 달라집니다. 이전까지 고통 속에 탄식하던 그가 승리자가 되었습니다. 다윗이 기도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확신을 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자신을 버리지 않으시고 자신에게 돌아오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9). 상황이 아직 해결된 것이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그렇게 역사하시리라 다윗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본문 시편 6편을 기록한 다윗은 시편 23편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시편 23편을 시편 6편과 비교해서 읽어보십시오. 많이 다른 내용이지만 같은 사람의 고백입니다. 선지자 엘리야도 갈멜산에서 놀라운 영적인 승리를 경험한 사람이었지만, 그 후 이세벨의 협박으로 인해 광야로 피신해서 한 로뎀 나무 아래에서 하나님께 죽기를 구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역시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신실하심에 의지하여 도움을 구하는 것뿐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께 영광을 돌릴 길을 찾아야 합니다. 그래서 성도님들의 탄식, 한숨이 변하여 주님을 찬양하는 노래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드립니다.
[함께 나눌 질문]
1. 내 삶 속에 기도조차 나오지 않아 탄식밖에 나오지 않았던 고난의 자리, 눈물의 자리가 있었다면 나누어 봅시다.
2. 그러한 극심한 고난 중에 하나님마저 보지 못하는 우리를 지켜보시는 하나님의 심정은 어떠하실지 생각해 봅시다.
3. 지금 주변에 고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가 있으면, 그 사람을 위해 중보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