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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났을까. 바닷물이 물러가면서 얼굴이 물 위로 나오자 달려오는 호텔 직원들이 아련히 보였다. “살았구나.” 컥컥 물을 토해내는 눈앞으로 침대가 휙 지나가고 사람이 떠내려갔다. 후들거리는 몸으로 정신없이 1층 방으로 달려갔다. 침대고 책상이고 짐이고 남아난 게 없었다. 손자 내외가 보이지 않아 2층으로 달려갔다. 그곳도 폐허였다. 살아남은 투숙객들은 3층에 대피해 있었다. 손자 내외도 그곳에 있었다. 남궁씨는 손자를 붙잡고 주저앉아버렸다.
“3층에서 내려다 보니 붙잡고 있던 나무가 뿌리째 뽑혀 사라지고 없는 거예요.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더군요.”
그제서야 통증이 엄습해왔다. 온몸이 멍들고 긁힌 상처투성이였다. 그러나 숨돌릴 겨를 없이 다시 대피해야 했다. 해일이 또 밀려들 것이라고들 했다. 인근 산꼭대기까지 3㎞를 정신없이 뛰었다. 맨발이었다. 이때 그는 갈비뼈 4개가 부러지고 폐·심장 등이 압박을 받아 손상되는 중상을 입은 상태였다.
“피피섬이 완전히 박살났다”는 소식에 남궁 할머니는 또 다시 망연자실했다. 다행히 정 부회장 내외는 관광선을 타고 바다 가운데로 나가 있어 화를 면했다. 남궁 할머니는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고 3일 후 귀국한 뒤, 곧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남궁씨의 남편 정현웅씨는 6·25전쟁 중 월북했다. 조선전람회에 모두 13차례에 걸쳐 19점의 작품이 특선 또는 입선한 천재 화가였다.
조선일보에서 미술담당 기자로 근무하며 홍명희의 ‘임꺽정’ 등 많은 연재소설에 삽화를 그렸다. 북한에 가서도 안악고분 등의 벽화 보존 작업에 참여했다.
남궁씨는 남편이 있는 북한을 방문하겠다는 일념으로 1970년대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정신과의사인 장남 가족과 함께 살며, 60이 넘은 나이에 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하고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 남편이 이미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1990년 평양에 가 남편의 행적을 더듬었다. 남편이 재혼한 북한의 인민배우 남궁연도 만났다.
평생을 강인한 의지로 살아 온 남궁 할머니였기에 이번에도 죽음의 해일을 뚫고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남궁씨는 “가족 모두 무사한 것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주식]
한미약품, 신제품 확대 `장기불확실성 해소`-삼성
(양미영 기자 flounder@edaily.co.kr)
삼성증권은 지난해 14개의 제네릭 의약품을 포함한 25개의 신제품을 출시했고 올해도 유사한 수의 신제품을 출시할 전망"이라며 "제네릭 신제품 매출 확대가 이익 성장의 주요 드라이버"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매출액 대비 5%의 R&D 투자 규모와 제네릭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고 특허 보호를 받고 있는 고부가 가치의 슈퍼 제네릭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20년 이상의 제네릭 개발 역사와 축적된 투자 결과로 연구 개발 인프라가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또 "600여 명에 달하는 제약영업인력을 보유해 병원영업인력 기준 국내 제약사 중 최대 규모"라며 "체계화된 제약영업사원 교육 프로그램과 제약영업지원 제도를 갖추고 있어 마케팅 경쟁력이 높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경한미를 통해 중국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2005년부터 미 FDA 기준에 부합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등 제네릭 의약품의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며 2008년 이후 예상되는 내수 시장에서의 성장 한계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