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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아파트의 주민들이 바로 옆에 건설되는 임대아파트 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고 소송을 낸 적이 있었죠.
통합과 소통이 중요한 시대에 여전한 편견과 차별, 김세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VCR▶
서울 강서구에 있는 한 초등학교.
신입생 예비 소집일에
엄마, 아빠 손을 잡고 학교에 온
아이들의 밝은 모습은
여느 학교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생수가 여느 학교보다 적습니다.
학생들이 대부분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이라서
다른 아파트 학부모들이
꺼리기 때문입니다.
◀SYN▶ 주변 분양아파트 주민
"임대 아파트다 보니까 주위에 학부모들이
나서서 그러는 거죠.. 꺼려하고"
이 학교는 인근의 다른 학교들보다
교육청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편견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사들이
남다른 열성을 보인 덕분입니다.
그러나 올해에도 신입생 배정에서
정원을 다 채우지 못했습니다.
◀SYN▶ 주변 분양아파트 주민
"선생님들도 되게 열정적이고 하신데
(아이가) 하나다보니까 막상
내 입장이 되어보니까 쉽지 않아요"
서울의 한 뉴타운 아파트 단지,
막바지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단지 들어서는 임대 아파트는
2미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단지내 분양 아파트와 떨어져 있습니다.
같은 단지지만 사실상 분리돼 있는 셈입니다.
그런데 임대 아파트 바로 옆
다른 아파트 주민들이
시공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임대 아파트때문에
집값이 떨어진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SYN▶ 주변 부동산 관계자
" 아마 여기 집 사러온다면 임대아파트라고
그러면 싫어하지, 임대인데 누가 좋아해"
소송을 낸 아파트 주민들은
1심에서 패소했습니다.
집값보다도 사회적 공공성이
우선이라는 게
법원의 판단이었습니다.
임대 아파트라고
모두 홀대 받는 건 아닙니다.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도서관.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는
이 아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은
길 건너편 임대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입니다.
◀SYN▶ 임대아파트 거주 초등학생
"여기는 밝고 편한데, 집에는 책상에
쓸데없는 것도 많고...그래서 (여기가)
훨씬 더 넓고 편한 것 같아요"
임대 아파트 아이들에게
도서관을 개방하는 것에는
물론 반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차별이라는 편견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는
설득이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도서관의 문을 개방하게 만들었습니다.
◀INT▶ 장남주 / 도서관 자원봉사 주민
"똑같이 먹고 똑같이 교육받고 자라는 아이들인데
조금있고 없고 차이를 그렇게 따지면
안되는 거죠..내아이들이 뭘보고 자라겠어요."
◀SYN▶성기선 교수 / 가톨릭대 교육학과
"점차교육이 계층고착현상으로 가고
교육을 통한 어떤 통합의 기능이 약화되고
오히려 확대괴는 구도로 가면,
우리사회에서 사회적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치하나를 잃게 됩니다"
바로 이웃해 살면서도
아파트 크기로 이웃을 차별하는
편견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합니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그런
차별과 편견을 보며
자라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세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