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전설인 에블린 휴고, 그녀의 어린 시절은 사람들이 아는 것과는 다르다. 성장기부터 눈에 띄는 외모로 남들에게 대상화당하기 시작했고, 불행한 가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름다운 외모를 이용해 할리우드로 향했다. 남들이 욕망하는 대상이 되기 위해 과거를 지우고 억양까지 바꿔가며 이미지를 바꾸고, 그렇게 탈바꿈한 이미지로 할리우드의 아이콘이 된다.
에블린을 이야기할 때 일곱 번이나 결혼한 전적을 빼놓을 수 없다. 세간에서 보는 그녀의 결혼은 모두 에블린의 남성 편력에 의한 것이었지만, 현실은 처절했다. 다행히도 에블린은 이런 관심을 적당히 이용할 만큼 영리한 여성이었다. 그렇기에 독자로서 보는 에블린은 연민이 들지만, 완전히 마음을 주기 어려운 인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화려한 할리우드에 가려 있지만 어쩌면 에블린도 살아남으려 발버둥친 인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가 인생의 마지막 장에 와서야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의 ‘진짜’ 이야기를 털어놓으려 한다. 에블린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그리고 인터뷰어로 왜 하필 무명 기자인 모니크를 지목한 것일까?
『에블린 휴고의 일곱 남편』은 출간 직후부터 독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으며, 최근에는 틱톡 챌린지로 화제가 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마치 에블린 휴고가 현존하는 배우처럼 느껴지는 흥미진진한 구성 덕분이다. 영화로 만들어질 예정인 에블린 휴고의 이야기.
“에블린 휴고와 맞장뜰 배짱이 있냐고 묻는 거야, 지금.”
오늘 누군가가 내게 물어볼 거라 생각한 온갖 질문 중에서 이건 아마도 900만 번째나 나올 법한 질문이었다. 에블린 휴고와 맞장뜰 배짱이 있냐고? 내가 그걸 어찌 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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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이 지나칠 수도 있지만 사진마다 일정한 패턴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에블린은 항상 사람을 감질나게 하는 재주가 있었다. 사람들의 애를 잔뜩 태우고 휙 돌아서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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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과거 유산을 손에 쥐게 될 기자라면, 내 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뜻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봐. 너한테 내 인생 스토리를 들려줄 때, 나는 실제 있었던 일 그대로 말할 거야. 나의 모든 결혼생활, 내가 출연했던 영화들, 사랑했던 사람들, 몸을 섞었던 사람들, 상처를 줬던 사람들, 내가 불러들인 위기와 그 위기를 어떻게 풀어갔는지에 대해 속속들이 들려줄 거야. 그런 다음 네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할 거야. 네 멋대로 추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너한테 하려는 말을 정확하게 알아들었는지 확인할 거야.”
--- p.41
난 열네 살 어린 나이에도 눈에 띄게 예뻤어. 세상은 자신의 파워를 모르는 여자를 좋아한다지만, 난 그런 말에 신물이 나. 그래서 고개를 돌렸어. 그렇게 자랑할 만한 일은 아니야. 내가 이 얼굴을 만든 것도 아니고 이 몸매를 빚은 것도 아니니까. 그렇다고 여기 앉아서, ‘어머, 사람들이 나를 진짜 예쁘다고 생각했나 보지?’ 라면서 점잔빼고 싶진 않아.
--- p.54
“내가 무슨 말 하는지 알아들었니? 네 인생을 바꿀 기회가 생기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붙잡으라는 거야. 세상이 알아서 너를 챙겨주지 않아. 네가 차지해야 하는 거야. 네가 나에게 뭐라도 한 가지 배울 게 있다면, 바로 그 점이야.”
--- p.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