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일/동(動)과 힘/력(力)의 어원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들은 생물로 …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 복을 주어 가라사대 생육하고 번성하여 ...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우리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하여 힘은 움직임의 근원이다. 그러면 힘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오는가? 흔히 력(力)은 삽이나 쟁기, 가래를 그린 상형자로 분류한다. 그러나 앞의 갑골문은 지사자에 가깝다. 지사에서 일(一)은 '하늘'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면 하늘(一)을 일으켜 세우는 지렛대 원리를 나타내는 상징(지사)로도 볼 수 있다. 또한 뒤의 금문(금석문) 모습은 하늘(씨)를 뚫고 돋아나는 싹을 상징하는 모습으로도 볼 수 있다. 하여 글말 '력'을 '니르혀다(일으키다) + 가르다(양 쪽으로 헤쳐서 열다)'의 준말로 보면, 력(力)은 하늘을 일으켜(헤쳐) 열다(세우다)는 뜻으로 싹을 틔워 새 세상을 여는 근원을 나타낸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리말 '힘' 역시 '하늘을 무우다(움직이다)' 또는 '하늘을 만들다'의 준말로 볼 수 있다. 곧 하늘을 움직이고 여는 것이 '힘'이라는 뜻이다.
우리말 '움직이다'는 '움을 지어가며 이다(이르다, 이어가다)'의 축약형으로 볼 수 있다. 우리말 '움'은 싹이고, 집을 뜻하는 말이다. '집'은 또한 새로운 하늘이다. 하여 '싹(움)을 틔우고 다시 집(움)을 지어 가며 새로운 하늘(움)을 이어 간다'는 뜻이 '움직이다'의 우리말 의미가 된다. 이는 결국 '하늘을 열어 가는' 뜻으로 '힘'과도 같은 뜻이다. 동전의 양면이고, 뫼비우스의 띠이며 서로 음양의 관계를 이루는 말로 볼 수 있다. 힘으로 움직이고, 움직이며 힘이 쌓이는(생기는) 관계이다.
동(動)은 중(重) 글말의 형성자이다. '중'이 '동'으로 음(音)이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글말 '중'은 '움직이다'와 견주어 '자(아래 아)사(반치음, 아래 아)[자위, 핵(核)]가 영글다' 또는 '자라 오르다'의 준말로 볼 수 있다. 그러면 동(動)은, '힘으로[력(力)] 씨(核)를 영글게 하다, 자라 오르게 하다[중(重)]'는 뜻이다. 글말이 '동'으로 바뀐 것은 '돋우어 오르다'에 의미 동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물들은 생물로 번성케 하라 땅 위 하늘의 궁창에는 새가 날으라 하시고 하나님이 큰 물고기와 물에서 번성하여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날개 있는 모든 새를 그 종류대로 창조하시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어 가라사대 생육하고 번성하여 여러 바다 물에 충만하라 새들도 땅에 번성하라 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다섯째 날이니라”
하나님의 다섯째 날 역사하심은 움직이는 생물, 동물을 창조했음을 나타낸다. 우리말 '다섯'은 '땅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하늘 사람(넷)이 하늘을 여는 우리의 존재이유라면, 땅 사람은 땅을 넓히는(가꾸는) 우리의 존재이유를 밝히는 뜻이다. 즉, '넷'은 '시간적 존재이유'이고, '다섯'은 '공간적 존재이유'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움직임은 공간적 확장과 응축의 과정으로 생육하고 번성하는 일이다. 하나님이 복을 주어 생육하고 번성하라시는 이유이다.
그리고 '하나님이 복을 주어 가라사대'는 이미 우리에게 복을 주었다는 뜻이다. 이는 하나님이 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미 주었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복은 받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임을 의미한다. 이미 주신 복을 나의 복으로 만들어 내가 하나님이 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운명이라는 뜻이다. 그 복을 움직이는 것이 힘이고 그 힘을 키우는 것이 움직이는 것으로 거듭거듭 힘을 키워 하늘을 여는, 하나님이 되는 길이라는 것이다.
하늘을 열기 위해서는 먼저 하늘에 이르는 길이 필요하다. 그 길을 닦아 뚫어야 하늘길이 열린다는 뜻이다. 그 길이 공간적 존재이유이고, 우리말 '다섯(땅 사람)'의 의미이다. 더불어 천지인의 관계이고 '가위 바위 보'의 원리이다. 우리(가위)가 땅(보)을 갈아 가꾸어야 땅이 하늘(바위)을 열어 하늘이 다시 우리를 낳게 하는 이치이다. 가위가 보를 이기고, 보가 바위를 이기며 바위가 가위를 이기는 이치이다. 우리가 새로운 세상을 열기 위해서는 우리가 이길 수 있는 땅을 가꾸어 하늘을 이길 수 있는 땅이 하늘을 열개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