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글자수 맞추려 임팩트있는 글귀만 적어 올린글이 공감표시가 전체적으로 3천개가 넘었습니다
매번 짜임새있는 글로 재구성 해주시는 양상현 선배님 답글이 회신되어 전하여 봅니다
선배님 백골난망 입니다
흙냄새 묻은 형님의 전화
전화벨 소리에 흙손 털고 닦아든 수화기,
저 멀리 형님의 목소리, 굵은 농사꾼의 숨결처럼 거칠다.
"잘 지내냐, 이놈아?" 익숙한 욕설에 익숙한 미소가 피어난다.
"잘 지내지, 형. 뭐야, 갑자기?"
"잘 지내는 게 뭔데? 이놈아...이제 이 형님은 재벌이란다!"
수화기 너머 터져 나오는 웃음소리, 흙냄새가 함께 스며오는 듯하다.
"재벌? 형, 무슨 말하는 거야? 농사 짓는 형이 재벌이라니..."
"아따, 멍청한 놈. 만여 평 대파밭 한 뿌리에 875원씩 곱해 봐!"
형의 웃음소리가 더욱 거창해지고, 수화기 너머 햇살이 눈부시게 느껴진다.
"그래, 형. 앞으로 잘할게. 책만 사줘. 딴 건 다 됐으니까..."
"책만 사면 된다니, 그래, 이놈아, 너는 책만 읽어. 파농사는 내가 다 지을테니까!"
수화기를 내려놓고 푸른 하늘을 바라본다.
흙냄새 묻은 욕설 속에 형의 따뜻한 사랑이 녹아든다.
오늘도 햇살은 따스하고, 대파밭은 싱싱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페이스북에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