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시 진상면 섬거리 장터 사거리
전라남도 광양시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남도 하동군과 이웃하고 있는 마을이다
그런 이유로 이곳 진상면 섬거리 장터에는 전라남도 사람들과 경상남도 사람들이 함께 어울려
장을 펼치고 있는데, 말씨도 경상도의 억센 억양에 가깝다
저 앞의 신호등 너머로 보이는 건널목은 광주에서 마산간 남해선 철도가 지나는 길목이며, 건널
목 오른쪽으로는 광양, 순천, 벌교, 보성을 지나 광주로 갈수있고 왼쪽으로는 하동, 진주, 가야를
거쳐 마산으로 갈수 있다
이곳 진상면 섬거 사거리에는 이날따라 마침 장이서고 있었는데 섬거리 장날은 끝자리가 3, 8일
열린다. 그리고 진상역은 바로 이 사거리 오른쪽으로 약 200m 지점에 위치하고 있는데, 예전에
는 광양, 순천, 하동쪽에서 오는 보부상들이 그 진상역을 이용하여 드나들었던 역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은 이용자들이 거의 없어 늘 한산한 모습이다
장터도 마찬가지 정오가 다 되어 가는 시간이라 웬만한 장터 같았으면 한참 북적거릴 시간인데
썰렁한것을 보니 섬거장터도 점점 쇠락의 길로 접어들고 있는듯 했다
그래도 장구경을 나온 사람들이 웬만큼 들락거리고 물건도 좀 만지작 거려야 장꾼들도 장을
펼치는 맛도 좀 날텐데 하루종일 있어봐야 뭐 하나 물어보는 사람조차 없으니 오늘 장은 김이좀
빠져버린것 같았다
한산한 장터를 뒤로 하고 이제 나는 저 건널목을 건너 진월면 망덕포구로 향하고 있는 중이다
저 건널목을 건너 자동차로 10분 정도만 가면 섬진강 하구인 진월면 망덕포구다
진원교에서 바라본 섬진강의 샛강
좀전의 진상면 섬거장터에서 건널목을 넘어오자마자 곧바로 진원교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넓게
펼쳐진 들판길을 따라 자동차로 10분 정도만 달려가면 바다가 있는 포구가 보이고 황포돛배도
볼수 있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초입
망덕포구 초입으로 들어서면 이렇게 고깃배 한척이 길옆에 자리잡고 있는데, 배 가운데로는
커다란 돛이 하나 걸려 있다. 요즘은 포구를 한바퀴 돌아봐도 돛배하나 보기 힘들지만, 옛날
망덕포구가 한창 전성기였을 당시에는 이곳에 돛배들이 상당히 많았다고 한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섬진강이 바다와 만나는 마지막 포구인 망덕포구는 지리산 남원쪽에서 시작한 500리 섬진강물
이 남해바다 광양만으로 흘러드는 곳이다. 광양제철이 들어서기전까지만해도 이곳 망덕포구는
고깃배들의 중간 기착지 였으며 최고의 어장을 자랑했었다고 한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하지만 요즘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않아 포구의 초입부터 스산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래도 이날은 토요일이였던 지라 올망졸망한 횟집들이 손님 맞을 준비들을 하고 있었지만,
수족관에는 맨 전어하고 쥐치 밖에 없었다. 그래도 망덕포구 하면 전어가 전국적으로 유명한곳
이기에, 전어 하나만 가지고도 손님을 끌어들일수 있는 저력이 있는 포구인것 같았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옛날부터 망덕전어는 맛이 좋기로 소문나 어전에 진상까지 했었을 정도라고 하니 이러한 전어의
유명세를 타고 망덕포구의 옛 명성을 현재까지 근근히 이어가고 있었던것 같았다
그리고 망덕포구는 아직까지 옛 갯마을의 소박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으며, 포구앞의 올망졸망
한 횟집에 앉아 있으면 잔잔한 파도 소리까지 귀에 들려올 정도로 조용한 곳이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포구의 하류쪽으로 조금더 내려가 보니 제법 바다같은 모양새가 갖추어지는것 같은데,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바닷물이 제법 철썩이고 있었으며 어선들도 파도에 흔들리고 있었다
망덕포구는 지리산에서 시작한 500리 섬진강물이 흘러 남해 바다와 합쳐지는 곳으로서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옛날부터 전어잡이로 유명했으며 포구 해안도
로를 따라 전어 요리만 전문으로 하는 식당들도 수십여군데나 된다
광양시 진월면 망덕포구
하지만 이날은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조용한 분의기 속에서 파도만 잔잔히 일고 있었다
망덕포구 횟집촌
망덕포구 주변으로는 이렇게 올망졸망한 횟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데 이날은 대체적으로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주말을 맞고 있는것 같았다
망덕포구는 옛날부터 전어잡이가 주 소득원이였다고 하는데 전어철이 거의 지나갈 무렵이라
그런지, 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고소한 전어를 먹으러 오는 미식가들의 발길이 아직 닿고
있지 않았다. 아무래도 전어를 먹을 만한 사람들은 한 번씩 다 먹고 지나간 뒤인것 같았다
이곳의 전어는 민물과 바닷물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잡은 전어인지라 기름기가 잘잘 흐르고 맛도
아주 고소해서 전국적인 미식가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 대부분의 식당들은 주 메뉴가 전어로 시작하는 식당들이 많은데, 전어는 가을
한철이기 때문에 다른 계절에는 제첩이나 민물고기 같은것도 팔고 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이곳은 전어맛을 보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며 전성기를 보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서해나 남해 웬만한 어촌마을에서도 심심찮게 전어축제를 벌이고 있기 때문에
예전의 전성기가 좀 시들해졌다고 한다
망덕포구의 벌교 여관
망덕포구를 한 바퀴 돌아서 입구쪽으로 가는데 좀전에 지나갈때 보지 못했던 여관이 눈에 뜨이
기에, 가까이 가서 들여다 봤더니 이미 귀곡산장이 되어버린지 오래된 여관이였다
이곳 망덕포구에 딱 하나밖에 없는 여관인것 같은데, 그래도 90년대 전성기 시절에 각지에서
들어온 뱃 사람들이나 전어맛을 보러 왔던 사람들이 한 번씩 묵어 갔었던 여관인듯 하다
망덕포구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민가
좀 전의 벌교여관에서 해안길을 따라 조금 내려오다 보니 이번에는 민가들이 포구를 따라 길게
늘어서 있었다. 마침 마루기둥에 매달려 있는 오래된 쾌종시계가 뻔히 보이는 집을 도독괭이처
럼 살짝 들여다 봤더니, 부엌 살림살이가 한 눈에 다 들어나 보인다. 장독 세개, 부엌에 그릇 서너
개, 마루벽에 걸린 빛 바랜 흑백사진하며...
그리고 마루에서는 할매 혼자 상을 차려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혼자 상을 차려 드시는것을 보니
할배는 워디로 마실을 가셨나 보다
마루기둥에 매어달린 오래된 쾌종시계의 시계추는 할머니처럼 느릿 느릿 왔다리 갔다리 하는데,
할매는 마루에 걸터 앉아 시계추처럼 느릿 느릿 식사를 하고 있었다
망덕포구의 황포돛배
그 할매네집 앞에서 해안쪽을 바라보니 마침 포구에는 황포돛배가 잔잔한 바람을 타고 두리둥실
떠 가고 있었고, 어선들은 침묵속에 조용히 흔들리고 있었다
망덕포구의 황포돛배
망덕포구의 황포돛배
이미자의 유행가 노래에 위하면 황포돛배는 전라남도 해안에서만 볼수 있는 명물이라 하는데,
요즈음은 이곳 망덕포구 아니면 또 어디서 저런 황포돗배를 구경할수 있으랴
섬진강 하구에 그림처럼 떠있는 그래도 명색이 황포돛배인데, 내 어찌 저 돛배를 보고 노래 한 곡
하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그리하여 이미자의 황포돛배란 노래를 힘껏 불러봤다
어짜피 내가 큰 소리로 부른다고 해도 이곳에는 듣는 사람들이 없다
듣는 사람이 있다면 쾌종시계가 마루기둥에 매달린집의 할머니 하나 밖에 없을끼다
마지막 석양빛을 기폭에 거얼구 ~
흘러가는 저 배는 어디이로우 가느냐 ~
해풍아 비바람아 불지를 마라 ~
파도소리 구슬프면 이마음도 구슬퍼 ~ 아 아아 아~
어디로 가는배냐 ~ 어디로 가는배냐 ~ 황포돛배야아 ~
순풍에 돛을달고 황혼 바람에 ~
떠나가는 저 사공 고향이 워디이이냐 ~
사공아 말해다오 떠나는 뱃길 ~
갈매기야 울지마라 이마음도 서럽다 아 아아 아 ~
어디로 가는배냐 ~ 어디로 가는배냐 ~ 황포오~ 돛 배에야 ~
앗싸 ! 좋오타. 가오리 !
요렇게 노래 한곡 부른 나는 망덕포구와 작별하고
차를 몰아 진상면의 텃밭 도서관으로 가고 있었다
첫댓글 휑하니, 한바퀴 돌고싶은 마음 가득하오나, 메인 몸이라 어쩌지도 못하는데..... 이렇게 둘러가니, 그래도 반바퀴는 한것 같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하옵고, 늘 건강과 평화를 누리시기를 빕니다.
매여 계시면 워쩌케 합네까 ? 희망의 나라로 가야 할 몸이신디...^_^
암튼 부지런헌 사람이 한 가지라도 더 본당깨... ^^
작년 텃밭 도서관 시월 큰 잔치 한참 준비할때 슬그머니 다녀온 곳인디...다른 사람들은 주거라고 잔치 준비할때 나만 농땡이 쳤나부요 ^_^
아유~~가까운 곳을 이리 소개하니.....새롭습니다.
뉘시까 ?
잘 보고 또 몇몇 까페로 퍼갑니다 감사 합니다
헛 ! 도둑이 들었눼...도둑이야 ! 도둑 잡아라 !
황포돛대 떠있는 망덕포구를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 돛배를 타고 흑산도까지 갈수 있으까요 ? 돛배 타고 흑산도에 함 가보고 싶은디...^_^
좋은 곳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들러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