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년 3 월 1 일 목요일 맑음
3 월이 찾아오자
따뜻한 봄기운이 완연하다.
마늘밭과 양파밭에 덮어두었던 비닐도
답답하게 느껴진다.
마늘싹도 이미 손가락 마디만큼 고개를 내밀어
일단 바람에 펄럭이지 않게 눌러두었던
흙봉지부터 걷어내어 본다.
앞으로 별다른 큰추위가 예견되지 않으면
모든 추위가 풀리고 싹이 트는 경칩일을 맞이하여
마늘밭과 양파밭의 비닐을 시원하게 걷어내어 줄것이다.
특별히 할일은 없어도 무척이나 바쁜 풀향기 아내가
틈나는대로 복분자 손질에 여념이 없다.
낙엽을 잔뜩 긁어 덮어주어야 하는데
미처 그러지 못해 자책 하면서...
강풍에 날아간 투명건조장 지붕을
튼튼하게 보강작업을 하고
투명 PC 지붕재를 다시 깔고 있다.
햇빛 투과가 잘 되는 투명 PC 는
건조장을 만들어 놓으면
보기좋고 매우 편리하지만
농가에서 일반적으로 건조용으로 쓰이는
비닐 하우스에 비해서
시공비가 훨씬 더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도 누추하고 불편한 시골집에서
아무런 불평불만없이 잘 견디어준 풀향기 아내를 위하여
농가에서 가장 쓰임이 많은 건조장만큼은
가장 편리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말끔하게 다시 새로 만들어 놓으니
역시 깨끗하고 좋은 느낌에 행복해진다.
마지막 용마루까지 끝내려는데
저녁 어스름이 밀려온다.
600 여개에 달하는 피스질을
자세도 불편한 지붕위에서
하루 웬종일 고생이 많았지만
또 하나의 성취감으로
언제나처럼
스스로 뿌듯해본다.
마을 농부님들은
이런저런 농사준비에 한창이신데
이제 우리 풀천지 가족도
거름일을 시작으로
설레이는 농사놀이를 즐거이 시작하여야겠다.
첫댓글 더 멋진 투명 건조장이에요..
저 혼자만 긴긴 겨울을 보내고 있는것 같아요...
10 년 가까이 쓰다보니
투명 지붕이 황변이 되어
햇빛 투과율이 현저히 떨어져 바꿀 참이었는데
늦장 부리는 풀천지 대신
돌풍이 성화를 부린 셈이 되었고
산뜻한 투명 PC 로 새로 단장해 놓으니
전화위복이 된 셈입니다.
봄은 소리없이 찾아오는 법이니
고요님의 봄도 이미 시작이 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