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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쇼핑을 위하여 잠실롯데백화점을 들렸다. 가격표를 보고는 너무나 고급
이고 비싸 자기들에게는 맞지 않다고, 그러나 우황청심환과 인삼은 꼭 구입하
고 싶다고 요청하였다. 참고로 우리나라 원화와 베트남의 동화는 12배정도의 차
이가 있다. 한달 월급이 우리나라 돈으로 8 - 10만원정도라고 보면 맞을 것이
다.
우리나라 우황청심환과 고려인삼은 베트남에서 매우 인기가 있다고 전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두가지는 사가야 한다고 하였다. 우황청심환을 약국에서 1인당 10-40개 정도를(개당 8천원) 구입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절대적인 믿음이 없으면 살수 없는 것인데, 또 인삼은 중앙회 임산물 직매장에 안내하여주었다.
마지막 남은 돈 전부를 사용하여 건인삼, 인삼차 인삼정, 홍삼을 구입하였고
비코우치멕스 부사장인 다오 띠엔 러이( Dao Tien Loi )씨가 영지버섯을구입하는
것을 보고 옆에서 이것을 아느냐고 조심스레 물었더니 잘 안다고 당뇨, 고혈압,
성인병에 좋다고 대답하면서,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하여 영지를
구하려고
동쪽으로 사람을 보냈다는 말을 하였다.
머나먼 베트남에서 영지의 효능을 아는데 정작 이 나라에 살고 있는 나는 영지를
잘 모르니 약간 부끄러웠다.
아니 앞으로 나도 영지를 먹어 불로장생을 누려 볼까? 웃음이 나왔다.
우리나라 사람은 중국에 가서 호골이다 녹용이다 구하려 다니고 있고 다른 나라
에서는 불로초를 구하려 오고 있으니 세상은 아이러니한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자신의 건강은 자신이 지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출국을 위하여 공항으로 가던 중 3박4일 동안 미니버스로 우리를 태우고 말없
이 장거리 운전하느라 피곤한 김원겸씨도 그들에게 한가지라도 더 보여 주려
고 여의도에 있는 국회의사당을 들러 사진 촬영을 하자고 제의하였다. 우리는
이제 헤어져야할 시간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면서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서로
손을 꼭 잡고 각자 사진기에 모습을 담았다.
말이 없던 쑤엔목 임업사 사장 응
우엔 쑤언 쾅(Nguyen Xuan Quang)씨는 이제사 말문을 열어 베트남에 자기가
소유한 땅이 많이 있는데 베트남에 오면 일부를 줄테니 같이 살 수 있겠느냐고
농담이면서도 진담인 말을 할 때 이번 방문자를 안내한 것이 헛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그들의 마음속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한강 둔치에 석양이 물들기 시작하였고, 강 건너 남산타워의 모습에서 이 나라
가 얼마나 발전을 위하여 숨도 쉬지 않고 달려 왔는가. 이제는 남을 위하여 뒤
돌아 볼 줄 아는 민족이 되기를, 미개발 국가를 위해 도움을 줄줄 아는 선진국
가가 되길 기원하면서 공항으로 향하였다.
나에게 그들도 따스한 손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깜원! 깜원(고맙습니다)
See you again next year"을 남기고 떠나갔다.
이번 방문에서 눈에 보이는 한국보다도 한국인의 성실성을 배워 베트남도 빠른
시일내 일류 국가로 발전하길 기원하면서 떠나 보내는 허전한 마음을 꼭꼭 숨겨
두었다. 2000.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