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우 Carp섬에서의 낭만...2007년 2월

[큰언니]

2007년 2월 팔라우 Carp섬의 낭만.pptx

Carp 섬에서의 낭만

                                                            이기숙

  14년 전에 이곳 팔라우에 와서 선교하고 있는 선교사 내외와 함께 멀리 떨어져 있는  Carp섬으로 1박 2일의 피크닉을 떠났다. 그 선교사 부부는 이곳에 와서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는 중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선교를 하는 분들이다. 왕복 선박비와 숙박비 일체를 장로 부부가 부담해 주는 관광이다.

  먹을 것은 선교사 부부가 준비해 온다고 하여 우리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떠나는 나들이다. 아침 7시 장로님이 운영하는 한파(HANPA)마트로 갔다. 장로 부인 공 권사는 도시락과 각종 음료수와 과일까지 아이스박스 하나에 가득 준비해 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후 선박회사에서 차가 와서 짐을 싣고 우리 일행을 태우고 선착장으로 갔다.

  부두에 도착하여 승선 및 숙박 수속을 확인하고 배에 올랐다. 얼굴이 검붉고 뚱뚱한 전형적인 팔라우 원주민 선장이 직접 운전하는 작은 배가 꼬리에 하얀 거품을 토해내며 힘차게 바다 물길을 가르며 쏜살같이 달려 기분이 상쾌하다. 멀리 앞을 바라보면 문자 그대로 끝이 안 보이는 망망대해와 연이어져 경계를 분간 할 수 없는 파란 하늘이 맞닿았다. 다만 형용색색으로 움직이고 퍼지고 흘러가는 다양한 구름의 형상이 있어 하늘임을 알 수 있다. 옆을 보면 녹색으로 예쁘게 단장한 수많은 크고 작은 섬들이 줄지어 있고 뒤를 돌아보면 우리 배가 만드는 물거품, 하얀 물보라의 포물선이 말로는 표현 할 수 없는 장관이다.

  가슴을 활짝 펴고 두 손을 번쩍 들어 “와! ~ ~ ~ 원더풀 ~ ~ ~ ”을 외치고 또 외쳤다. 튀어 오르는 물방울을 손으로 잡아 보며 마음속으로 기도하였다. 세상을 이처럼 아름답고 오묘하게 창조하신 조물주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우러난다. 이 아름다움을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오감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로 표현하는 나에게 말로만 듣던 태평양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심에 감사를 드린다.

  바닷물의 색깔은 그저 푸르기만 한 줄 알았는데 가다보면 유난히 밝은 코발트색의 바다가 있고 또 가다보면 녹색바다도 보이고 그야말로 보석 같은 비취색도 보이고 어느 지점에선 노란 색도 보인다. 유난히 검푸른 색이 있다. 또 우유색도 있다. 물론 하얀색도 있다. 이렇게 바다색이 다양한 것은 물의 깊이와 물속에 무엇이 있는가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청명한 날씨에 바람도 세지 않아 잔잔한 해상을 총알택시처럼 달리는 배로  무사히 목적지 Carp섬에 도착하였다. 별 모양의 작은 섬 열대림이 우거진 나무 사이에 크고 작은 숙박시설이 23채나 있다. 우리에게 배정된 숙소에 짐을 풀었다. 제법 큰 방에 침대 두 개가 있고 탁자가 하나, 의자가 둘, 짐을 놓을 수 있는 하치대가 있고 샤워실과 화장실이 있다. 그런대로 한 가족이 휴식하기에는 별 불편함이 없이 지낼 수 있도록 갖추어져 있다.

  짐을 정리하고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고는 이곳 사무실과 식당으로 쓰이는 건물로 갔다. 한쪽 구석에는 탁구대도 있고 이 지역 주민들이 즐기는 당구대 같은 것도 비치되어 있다. 괌, 사이판, 필리핀, 대만, 일본 등지에서 다이빙이나 카약 요트를 연수하러 청년들이 단체 혹은 개인으로 많이 온다. 월요일인데도 숙소가 거의 다 차 있었다. 일본에서 온 팀은 3일이나 있으면서 매일 배 타고 먼 곳으로 나가 다이빙을 연수 한다고 한다.

  ㄱ자로 된 해변, 물은 맑고 얕으며 바닥은 하얀 모래, 아이들도 뛰어 놀기 좋은 얕은 곳이다. 바닷가 나무에 매여진 그네도 있고 그물 요람도 있다. 간간이 놓여진 크고 작은 탁자와 의자들 야자나무 잎으로 지붕을 덮은 나무로 지은 대형 정자도 있다. 50-60명도 앉을 수 있는 의자와 탁자가 있어 단체 팀이 이용하기에 편리할 것 같다. 우리 네 사람도 이곳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해 보기도 했다.

  점심은 가지고 온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잠시 쉬었다가 바다에 들어갔다. 남편과 나는 이곳 PALAU라는 글자가 찍힌 티를 입고 바다에 들어갈 때 싣는 신을 신었다. 우리 보다 20여년은 더 젊은 선교사 부부도 이곳은 처음이라며 무척이나 좋아한다. 사모가 스노프라는 물 속을 볼 수 있는 물안경을 준비해 와 우리에게 사용해 보라고 하여 물속을 보았다. 산호가 있는 곳이라면 더 좋았을 터인데 이곳은 물풀 밖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황홀한 저녁 식사 시간이다. 남편과 바닷가 탁자에 앉아 신문을 읽고 있는 동안 이 목사 부부가 저녁 식탁을 준비하였다. 야외에서 고기를 구워 먹을 수 있는 대형 화로에 숯불을 피워 놓고 구워내는 것이다. 은박지에 쌓아 굽는 생선, 가는 꽂이에 꽂아 구워내는 대하, 작은 오징어, 그리고 LA갈비 게다가 밥까지 해 놓았다. 그야말로 환상의 바베큐이다. 캔 음료수 통을 이용하여 씻은 쌀을 3분의 1 물을 3분의 2로 넣은 다음 은박지로 싸서 불 위에 놓았더니 밥이 되었다고 한다.

  우린 그 밥을 젓가락으로 파서 먹었다. 바닥에 탄 부분은 물을 부어 누른 밥을 만들어 먹으니 그 맛이야 말로 얼마나 고소하고 별미이던지 셋이 먹다 둘이 죽어도 모를 일이다. 이 선교사는 혹 이런 기회가 생기면 바비큐 굽는 일은 꼭 자기가 맡아서 한단다. “와, 이건 환상이야. 내 생애 처음으로 맛보는 만찬이야”라고 좋아하는 내 모습에서 그들 부부는 수고와 베풂으로 얻는 기쁨을 맛 보았으리라.

  다음 날 카약요트를 타고 싶었지만 바람이 불어 못 타고 정글 숲길을 산책하기로 하였다, 그곳에서 일하는 안내자를 앞세우고 숲 속 길을 따라갔다. 마치 등산로 정도로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오솔길이었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울창한 야자수 나무 아래는 나무에서 떨어진 코코넛(야자수 열매)이 수북이 쌓여 있다. 주변에는 그곳에서 서식하는 게들의 굴을 무수히 볼 수 있다. 게는 낮에 굴속에 들어가 있어 볼 수는 없었다. 나무뿌리가 땅위로 돌출돼 있는데 넓적한 판넬을 손질하여 세워 놓은 것 같다.

  어느 곳은 항상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가 있는데 나뭇잎으로 덮여 물이 보이지 않는다. 그 안에서는 악어가 살고 있다고 한다. 악어도 낮에는 나오지 않는다. 그야말로 때 묻지 아니한 태고의 자연 그대로의 신비를 이곳에서 보았다.

  ‘정글 숲을 지나서 간다. ....... /악어 떼가 나온다. 악어 떼.’

아가들이 잘 부르는 이 노래가 생각이 나서 흥얼흥얼 불러 보았다.

  점심은 이곳에서도 제일 맛이 있다는 ‘나폴 나폴’이란 생선으로 매운탕을 끓였다. 어찌나 맛이 있던지 국처럼 한 대접 거뜬히 먹어 치웠다. 다른 반찬은 김치 몇 잎만 먹었다. 큰 냄비로 하나 끓인 매운탕을 우리 네 사람이 남김없이 다 먹었으니 만반의 재료를 준비해 오고 맛있는 요리 솜씨를 발휘한 선교사 부부에게 감사한 마음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1박 2일의 Carp섬 나들이로 후진성을 면치 못하는 팔라우지만 오염되지 않은 340여 개의 섬, 맑고 푸르고 해산 자원이 무궁무진한 태평양 바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자연을 주신 하나님의 섭리에 감탄한다.

  이번 나들이를 적극 후원해 주신 장로 댁과 만반의 준비로 행복한 나들이에 동참해 준 이홍원 선교사 부부에게 하나님의 크신 복이 있기를 기원한다.

                                                              2007년  2월 어느 날 

[후리지아]

요즘같이 날도 춥고 나라가 감염병으로 어수선하니 따뜻한 팔라우가 더 생각이 나실거 같네요?
사진으로봐도 넘넘 바다가 아름답고 이쁜데...
스노쿨링도 하시고 그네도 타시고 두분 노랑 파랑티가 참으로 잘 어울리시네요
선교사부부가 맛난 매운탕으로 행복하게 하셨으니 얼마나 좋으셨을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나라가 너무 어수선하니 별로 즐거운게 없지만 그래도 건강함에 감사를 드려봅니다
오늘도 기분 나이스하시는 날 되세요

[큰언니]

코로나 때문에 아무데도 못 가고 아무도 만나지도 않고 시간을 보내려니
지루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나는 하루 2 시간 정도는 탁구장에 가서 놀다오고
오후에는 컴 열어 아주 옛날 사진이라도 끄집어 내어
이렇게 다시 파워작으로 만들면서 시간도 보내고 추억도 되짚어본단다.
이런게 내가 노후에 외롭지 않게 사는 방법이란다.
13년 전 그때 팔라우에서의 그 낭만 잊을 수가 없단다.
얼마나 환상적인지 그때의 그 행복감 지금도 아련하게 그리워 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