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병실 회진을 돌고 외래 진료실에서 공제보험 심사 서류를 검토하다
머리가 아파 11시경 바람 쏘이러 병원을 나왔다.
의료분쟁 사고 심사에서 항상 느끼는 것은 왜 환자들이 이리 욕심이 많냐? 하는 점이다. 물론 의료과실이 있다면 합당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환자로써 마땅하다. 그러나 의료 과실을 빌미로 횡재를 바라는 것은 뭣하지 않는가?
예를들면 대장내시경 중 합병증으로 발생한 장천공에서 수천만원을 요구하고, 의사와 병원을 상대로 민, 형사소송을 걸겠다고 협박을 하고,
병원을 찾아와 난동을 부리고,
이게 개원가의 현실이니까 한심한 생각이 든다.
길을 건너 애용하던 왕만두 가게는 문을 닫고 간판만 덩그러이.
안에는 실내 공사 하느라고 한창이다.
무슨 가게가 들어오려나?
이어 골목으로 들어가면 콩불, 콩나물 불고기란 뜻이고 일인분에 5천원이라 붙어 있는데 조만간 한번 가 볼 예정.
이런 콩나물은 몸에 좋겠지.
골목 사이 지하에 있는 이 동네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집.
우리 내과에서 회식하려면 자주가는 이 부근에는 몇 안되는 곳의 하나.
불고기, 갈비를 먹고 술은 먼저 맥주와 그리고 소주로.
정좌를 하면 서열에 입각하여 모두들 나에게 한잔씩 가져오면
너가 마실만큼 따르라 하고.
만약 남자 전공의가 약게 조금만 따르면
"가득 부어" 하고는 얼른 마시고 찰찰 넘치게 돌려준다.
나의 작전 중 하나. 그러면 무서워서 잔을 얼른 가져오지 못한다.
옛날부터 있던 중국집.
지난번 입국식도 여기 2층에서 하였다.
골목을 돌아나와 다시 골목으로.
3월에 병원 등산대회 불발 후 조별로 가진 우리조 회식 장소.
얼마나 취하였던지 안경과 우산까지 두고 나와 다음날 찾았지만.
전에는 정원에서 조그만 음악회도 하였다던데 이웃들이 씨끄럽다하여 중단.
이층에는 작은 방들이 여럿있어 간단한 모임도 할 수 있다.
신장실 간호사 워크샵 끝나고 회식때 내가 미리 와인 몇병을 사두고 마시라 하였더니 신장실 식구들이 좋아라 하였다.
조금만 신경쓰면 되는 일들.
이자가야도 있고.
포장 판매도 하는 곳이다.
몇번 가보았고 내과 회식도 한 곳.
내가 2차를 가는 곳.
사방벽에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
모네, 세쟌느, 밀레 등의 카피 작품들이 걸려 있다.
안에 큰 방이 있어 여기에서 생맥주를 좀 마시다가
보드카에 오렌지 쥬스로 스크류 드라이버를 만들어 돌리면 대부분이 나가 떨어진다.
내가 얼마 안 와본 사이에 새로 생긴 식당.
추천은 받았으나 활어회라 찜찜.
중대 먹자골목 간판이 높게 달려 있는 골목을 지난다.
계단 올라가는 좁은 터에도 꽃을 심어 놓았다.
골목길옆 구멍 가게에는 나이 든 사람이 아침인지 점심인지 모를 사발면을 먹고 있다. 불쌍한 버림받은 하얀 개 한 마리 까맣케 되어 어슬렁 거리는걸 보면 가슴아프다.
육교를 건너 한강 변.
다시 병원 쪽으로 가며
전에 쓴 적이 있던 효사정을 올라 한강을 바라본다.
효사정에는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깨끗해 보이는 노숙자가
한짐을 옆에 펼쳐 놓고 난간에 걸터 앉아 신문을 보다 나를 보고 깜짝 놀란다.
메꽃이다.
신장 내과하는 후배가 "형님, 저 꽃이 무슨 꽃인지 아세요."
"응, 그거 나팔꽃 아닌가"
"에이, 형님은 나팔꽃도 모른다는 셈이네요."
양선지 해장국을 한번 먹어 보았다.
저녁에는 감자탕을 먹으면 여러가지가 따라나와 싸게 먹을 수 있겠네.
40분 만에 병원에 돌아와 점심을 먹으러 가야지.
첫댓글 대장내시경 사고 당한 가족이 플래카드에 "내시경해달랬더니 빵꾸가 왠말이냐 ?" 비슷하게 현수막 걸어 놓은 것을 경기도쪽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사고나면 개인 의원은 지옥이지요..
저 많은 식당들이 다 영업이 잘들 되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