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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보림선원 서울선원 원문보기 글쓴이: 如雲 김광하
장자(莊子) 외편 - 지극한 즐거움(至樂)
1.
天下有至樂無有哉(천하유지락무유재) : 천하에는 지극한 즐거움이 있는 것일까?
有可以活身者無有哉(유가이활신자무유재) : 자기 몸을 잘 살리는 길이 있는 것일까?
今奚爲奚據(금해위해거) : 지금 무엇을 하고, 무엇에 의지해야 하는가?
奚避奚處(해피해처) : 무엇을 피하고, 무엇에 거처해야 하는가?
奚就奚去(해취해거) : 무엇을 따라야 하고, 무엇을 버려야 하는가?
奚樂奚惡(해락해악) : 무엇을 즐거워해야 하고, 무엇을 미워해야 하는가?
夫天下之所尊者(부천하지소존자) : 무릇 천하가 존중하는 것은
富貴壽善也(부귀수선야) : 부귀와 장수와 명예이다.
所樂者(소락자) : 즐거워하는 것은
身安厚味美服好色音聲也(신안후미미복호색음성야) : 몸의 안락과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옷과 좋은 빛깔과 음악 같은 것들이다.
所下者(소하자) : 싫어하는 것은
貧賤夭惡也(빈천요악야) : 빈천과 일찍 죽는 것과 비난을 받는 것이다.
所苦者(소고자) : 괴로워하는 것은
身不得安逸(신불득안일) : 몸이 편안하지 않은 것과
口不得厚味(구불득후미) : 입이 맛있는 것을 먹지 못하는 것과
形不得美服(형불득미복) : 몸이 아름다운 옷을 입지 못하는 것과
目不得好色(목부득호색) : 눈이 좋은 빛깔을 보지 못하는 것과
耳不得音聲(이부득음성) : 귀가 음악을 듣지 못하는 것이다.
若不得者(약부득자) : 만약 그런 것들을 얻지 못하면
則大憂以懼(칙대우이구) : 두려워하며 크게 근심한다.
其爲形也(기위형야) 亦愚哉(역우재) : 몸을 위한다고 하지만, 또한 어리석지 않은가!
夫富者(부부자) : 무릇 부자는
若身疾作(약신질작) : 몸을 괴롭히면서 애써서 일하여
多積財而不得盡用(다적재이불득진용) : 재물을 많이 쌓아 놓고도 다 쓰지 못한다.
其爲形也亦外矣(기위형야역외의) : 그 몸을 위한다고 했지만, 바깥이다.
夫貴者(부귀자) : 신분이 귀한 사람들이란
夜以繼日(야이계일) : 밤이나 낮이나
思慮善否(사려선부) : 명성이 생기는 훌륭한 일인지 아닌지 노심초사한다.
其爲形也亦疏矣(기위형야역소의) : 그 몸을 위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엉성하다.
人之生也(인지생야) :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與憂俱生(여우구생) : 근심과 더불어 태어나는 것이다.
壽者惛惛(수자혼혼) : 장수한다고 해도 정신이 희미한 채
久憂不死(구우불사) : 오래도록 근심하며 죽을 때까지 사는 것이니
何故也(하고야) : 무슨 까닭인가?
其爲形也亦遠矣(기위형야역원의) : 몸을 위한다고 하지만, 또한 멀다고 하겠다.
烈士爲天下見善矣(열사위천하견선의) : 열사들은 천하를 위해 훌륭한 모범을 보였다고 하지만,
未足以活身(미족이활신) : 몸을 살리는 데는 부족했다.
吾未知善之誠善邪(오미지선지성선사)誠不善邪(성불선사) : 나는 그들 훌륭함이 정말로 훌륭한 것인지 아닌지 알지 못하겠다.
若以爲善矣(약이위선의) : 그것을 훌륭하다고 하자니
不足活身(부족활신) : 몸을 살리는 데는 부족하고,
以爲不善矣(이위불선의) : 훌륭하지 않다고 하자니
足以活人(족이활인) : 남을 잘 살려주었다고 할 수 있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옛말에 이르기를
忠諫不聽(충간불청) : “충심으로 간해도 듣지 않을 때에는
蹲循勿爭(준순물쟁) : 뒤로 물러나야지 다투어서는 안 된다”고 하는 것이다.
故父子胥爭之以殘其形(고부자서쟁지이잔기형) : 그래서 오나라 자서는 임금과 다투다가 몸을 잃게 되었다.
不爭(부쟁) 名亦不成(명역불성) : 다투지 않았다면 명성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誠有善無有哉(성유선무유재) : 진실로 훌륭한 것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今俗之所爲與其所樂(금속지소위여기소락) : 지금 세속에서 하는 것이나 즐기는 것을 보아도
吾又未知樂之果樂邪(오우미지락지과락사) 果不樂邪(과불락사) : 나는 또한 그 즐거움이 과연 즐거움인지 즐겁지 않은지를 알지 못하겠다.
吾觀夫俗之所樂(오관부속지소락) : 내가 무릇 세속에서 즐기는 것을 보는 바로는
擧群趣者誙誙然如將不得已(거군취자경경연여장부득이) : 모두가 무리를 지어 좇아가는 모양은 분명하기가 마치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而皆曰樂者(이개왈락자) : 그러면서 모두가 즐겁다고 말하지만,
吾未知之樂也(오미지지락야) : 나는 그것이 즐거운 것인지,
亦未知之不樂也(역미지지불락야) : 또한 즐겁지 못한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
果有樂無有哉(과유락무유재) : 과연 즐거움이란 있는 것일까, 없는 것일까?
吾以無爲誠樂矣(오이무위성락의) : 나는 무위로써 진정한 즐거움을 삼는다.
又俗之所大苦也(우속지소대고야) : 무위는 그러나 세속에서는 크게 괴로운 것으로 여기는 바이다.
故曰(고왈) : 그러므로 옛말에 이르기를
至樂無樂(지락무락) : ‘지극한 즐거움에는 즐거움이 없고,
至譽無譽(지예무예) : 지극한 명예에는 명예가 없다‘고 한 것이다.
天下是非果未可定也(천하시비과미가정야) : 천하의 옳고 그름이란 결국 단정할 수 없다.
雖然(수연) 無爲可以定是非(무위가이정시비) : 그렇지만, 무위를 통해서는 옳고 그름을 정할 수 있다.
至樂活身(지락활신) : 지극히 즐거우면서도 몸을 살리는 것은
唯無爲幾存(유무위기존) : 오직 무위라야 가깝다 할 것이다.
請嘗試言之(청상시언지) : 청컨대, 내 생각을 말해 보겠다.
天無爲以之淸(천무위이지청) : 하늘은 무위하니 이것으로써 맑다.
地無爲以之寧(지무위이지녕) : 땅은 무위하니 이로써 편안하다.
故兩無爲相合(고양무위상합) : 그러므로 하늘과 땅은 무위로써 서로 합하여,
萬物皆化生(만물개화생) : 만물이 모두 변화해 나온다.
芒乎芴乎(망호홀호) 而無從出乎(이무종출호) : 아득하고 황홀하여, 그 나온 곳을 알 수가 없다.
芴乎芒乎(홀호망호) 而無有象乎(이무유상호) : 황홀하고 아득하여 그 모양이 없다.
萬物職職(만물직직) : 만물이 제각기 번성하고 있지만
皆從無爲殖(개종무위식) : 모두가 무위를 따라 번식한다.
故曰天地無爲也而無不爲也(고왈천지무위야이무불위야) : 그러므로 ‘하늘과 땅은 무위이면서도 하지 않는 것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人也孰能得無爲哉(인야숙능득무위재) : 사람으로서 누가 능히 무위를 얻을 수 있겠는가!
2.
莊子妻死(장자처사) 惠子弔之(혜자조지): 장자의 아내가 죽자 혜자가 문상하러 갔다.
莊子則方箕踞鼓盆而歌(장자즉방기거고분이가) : 장자는 그 때 두 다리를 뻗고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惠子曰(혜자왈) : 혜자가 말했다.
與人居(여인거) 長子 老(장자 노) 身死(신사) : “선생과 함께 살면서 자식을 키우며 늙다가 죽었는데,
不哭(불곡) 亦足矣(역족의) 又鼓盆而歌(우고분이가) : 곡은 안하고, 또한 만족해하며 게다가 항아리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으니
不亦甚乎(불역심호) : 너무 심하지 않은가?”
莊子曰(장자왈) 不然(불연) : 장자가 말했다. “그렇지 않다.
是其始死也(시기시사야) : 그녀가 처음 죽고 나서는,
我獨何能無槪然(아독하능무개연) : 나라고 어찌 다른 사람과 달리 슬픔이 없었겠는가?
察其始而本無生(찰기시이본무생) : 그러나 그 처음을 살피니 본래 태어남이 없었고,
非徒無生也而本無形(비도무생야이본무형) : 비단 태어남만 없었을 뿐만 아니라 본래 형체조차 없었으며,
非徒無形也而本無氣(비도무형야이본무기) : 형체만 없었던 것이 아니라 기운도 없었던 것이다.
雜乎芒芴之間(잡호망홀지간) : 아득하고 황홀한 가운데, 어우러져 있음이여!
變而有氣(변이유기) : 그것이 변화하여 기운이 있게 되었고,
氣變而有形(기변이유형) : 기운이 변화하여 형체가 있게 되었으며,
形變而有生(형변이유생) : 형체가 변화하여 태어남이 있게 되었다.
今又變而之死(금우변이지사) : 이제 다시 변하여 죽음으로 나아간 것이다.
是相與爲春秋冬夏四時行也(시상여위춘추동하사시행야) : 이것은 봄·가을과 여름·겨울의 사계절이 운행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人且偃然寢於巨室(인차언연침어거실) : 그 사람(내 아내는)은 하늘과 땅이라는 큰 방에서 편안히 잠들고 있는 것이다.
而我噭噭然隨而哭之(이아교교연수이곡지) : 그런데도 내가 소리 내어 그가 죽었다고 곡을 한다면
自以爲不通乎命(자이위불통호명) : 내 스스로 자연의 변화에 어두운 것이라 생각했다.
故止也(고지야) : 그래서 곡을 그친 것이다.
3.
支離叔與滑介叔觀於冥伯之丘(지리숙여활개숙관어명백지구) : 지리숙과 골개숙이 명백의 언덕과
崑崙之虛(곤륜지허) 黃帝之所休(황제지소휴) : 곤륜산 봉우리 황제가 쉬던 곳에 유람했다.
俄而柳生其左肘(아이류생기좌주) : 갑자기 골개숙의 왼쪽 팔꿈치에 혹이 생겼다.
其意蹶蹶然惡之(기의궐궐연오지) : 그는 기운이 떨어지는 듯, 언짢아 보였다.
支離叔曰(지리숙왈) : 지리숙이 말했다.
子惡之乎(자오지호) : “자네는 그것이 싫은가?”
滑介叔曰(활개숙왈) : 골개숙이 대답했다.
亡予何惡(망여하악) : “아닐세, 내가 어찌 싫어하겠는가?
生者(생자) 假借也(가차야) : 태어나려면, 다른 것을 빌려야 한다.
假之雅生(가지아생) : 빌려야 이윽고 생겨나는 것이다.
生者(생자) : 태어난다는 것은
塵垢也(진구야) : 그래서 곁들어 생기는 먼지나 때와 같고.
死生爲晝夜(사생위주야) : 죽고 사는 것은 밤과 낮이나 같다.
且吾與子觀化而化及我(차오여자관화이화급아) : 나와 그대와 더불어 변화를 관찰하고 있는데, 이제 그 변화가 나에게 미친 것이다.
我又何惡焉(아우하악언) : 내 어찌 무엇을 싫다고 하겠는가!
4.
莊子之楚(장자지초) : 장자가 초나라로 가다가
見空躅髏(견공촉루) : 바짝 마른 해골을 보았다.
髐然有形(효연유형) : 겨우 형체만이 남아 있었다.
撽以馬捶因而問之曰(교이마추인이문지왈) : 장자가 말채찍으로 해골을 두드리며 해골에게 물었다.
夫子貪生失理(부자탐생실리) 而爲此乎(이위차호) : “아! 그대는 삶을 탐하다 길을 잃어,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有亡國之事(장자유망국지사) : 그대는 나라가 망하여
斧鉞之誅(부월지주) 而爲此乎(이위차호) : 도끼로 처형을 당해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有不善之行(장자유불선지행) : 그대가 선하지 못한 행동을 함으로써
愧遺父母妻子之醜(괴유부모처자지추) 而爲此乎(이위차호): 부모처자에게 추함을 남길까 두려워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有凍餒之患(장자유동뇌지환) 而爲此乎(이위차호): 그대는 헐벗고 굶주려 이렇게 되었는가
將子之春秋故及此乎(장자지춘추고급차호) : 그대는 나이가 많아서 이렇게 되었는가?”
於是語卒(어시어졸) : 이에 말을 마치고
援髑髏(원촉루) 枕而臥(침이와) : 해골을 끌어다 베고 누워 잤다.
夜半(야반) 髑髏見夢曰(촉루현몽왈) : 밤중에 해골이 꿈에 나타나 말했다.
子之談者似辯士(자지담자사변사) : “그대의 말은 마치 변사와 같구려.
視子所言(시자소언) : 내가 보건데, 당신이 말한 것은
皆生人之累也(개생인지루야) : 모두가 살아 있는 사람의 괴로움이다.
死則無此矣(사칙무차의) : 죽으면, 이런 것이 없다네.
子欲聞死之說乎(자욕문사지설호) : 당신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는가?”
莊子曰然(장자왈연) : 장자가 ‘좋다’고 말했다.
髑髏曰(촉루왈) : 해골이 말했다.
死無君於上(사무군어상) : “죽음에는 위로는 임금이 없고,
無臣於下(무신어하) : 아래로는 신하가 없다.
亦無四時之事(역무사시지사) : 또한 춘하추동 사계절에 할 일이 없다.
從然以天地爲春秋(종연이천지위춘추) : 그저 천지를 봄과 가을로 삼고 있을 뿐이다.
雖南面王樂(수남면왕락) : 비록 임금 노릇이 즐겁다고 하지만
不能過也(불능과야) : 이보다 더 할 수는 없다.”
莊子不信曰(장자불신왈) : 장자가 믿지 못해 말했다.
吾使司命復生子形(오사사명복생자형) : “내가 저승사자에게 부탁하여 당신의 몸을 생기게 하고
爲子骨肉肌膚(위자골육기부) : 당신의 뼈와 살과 피부를 갖추게 해서
反子父母妻子閭里知識(반자부모처자려리지식) : 당신의 부모처자와 마을 사람과 아는 사람들에게 돌려보내 주도록 한다면
子欲之乎(자욕지호) : 당신은 그렇게 하겠습니까?”
髑髏深矉蹙頞曰(촉루심빈축알왈) : 해골은 심하게 눈썹과 코를 찡그리며 말했다.
吾安能棄南面王樂(오안능기남면왕락) : “내 어찌 임금의 즐거움을 버리고서
而復爲人間之勞乎(이복위인간지로호) : 다시 사람사는 세상의 수고로움으로 돌아가리오.”
5.
顔淵東之齊(안연동지제) : 안연이 동쪽으로 제나라에 가게 되었는데,
孔子有憂色(공자유우색) : 공자에게 근심하는 빛이 있었다.
子貢下席而問曰(자공하석이문왈) : 자공이 자리에 내려앉으며 물었다.
小子敢問(소자감문) : 제가 감히 묻겠습니다
回東之齊(회동지제) : “안연이 동쪽 제나라로 가게 되었는데
夫子有憂色(부자유우색) 何邪(하사) : 선생님께서는 얼굴에 근심하는 빛이 있으니 무슨 일입니까?”
孔子曰(공자왈) : 공자가 말했다.
善哉汝問(선재여문) : “좋구나, 그대의 질문이여.
昔者管子有言(석자관자유언) : 옛날 관중이 한 말에
丘甚善之曰(구심선지왈) : 내가 소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 있다.
褚小者不可以懷大(저소자불가이회대) : 주머니가 작으면 큰 것을 지니고 있을 수가 없고,
綆短者不可以汲深(경단자불가이급심) : 두레박줄이 짧으면 깊은 우물에 닿을 수가 없다.
夫若是者(부약시자) : 무릇, 이 말은
以爲命有所成而形有所適也(이위명유소성이형유소적야) : 자연의 운명은 정해진 것이 있고, 형체에는 적합한 것이 있어서,
夫不可損益(부불가손익) : 무릇 늘이거나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吾恐回與齊侯言堯舜黃帝之道(오공회여제후언요순황제지도) :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네가 제나라 임금에게 가서 요순과 황제의 도를 얘기하며,
而重以燧人神農之言(이중이수인신농지언) : 수인과 신농의 말을 강조할 것이지만,
彼將內求於己而不得(피장내구어기이불득) : 제나라 임금은 마음속으로 그런 것들을 생각해 보아도 그 뜻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不得則惑(불득칙혹) : 얻지 못하면 너에게 의혹을 품을 것이고,
人惑則死(인혹칙사) : 의혹을 품으면 너를 죽일 것이다.
且女獨不聞邪(차여독불문사) : 하물며 너는 이런 얘기를 듣지 못하였느냐?
昔者海鳥止於魯郊(석자해조지어로교) : 옛날에 어떤 바닷새가 노나라 교외에 와서 내려앉았다.
魯侯御而觴之于廟(로후어이상지우묘) : 노나라 임금은 그 새를 맞이하여 종묘로 불러들여 잔치를 열고,
奏九韶以爲樂(주구소이위락) : 구소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具太牢以爲膳(구태뢰이위선) : 좋은 음식으로 안주를 삼았다.
鳥乃眩視憂悲(조내현시우비) : 새는 눈을 멍하니 뜨고 근심과 슬픔으로
不敢食一臠(불감식일련) : 한 조각의 고기도 먹지 못하고,
不敢飮一杯(불감음일배) : 한 잔의 술도 마시지 못하고서
三日而死(삼일이사) : 사흘 만에 죽고 말았다.
此以己養養鳥也(차이기양양조야) : 이것은 자기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길렀기 때문이다.
非以鳥養養鳥也(비이조양양조야) : 그는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지 않았던 것이다.
夫以鳥養養鳥者(부이조양양조자) : 무릇 새를 기르는 방법으로 새를 기르는 것은
宜栖之深林(의서지심림) : 마땅히 깊은 숲에 살게 하고,
遊之壇陸(유지단륙) : 호숫가에 노닐게 하며,
浮之江湖(부지강호) : 강이나 호수에서 헤엄치게 하고,
食之鰌鰷(식지추조) : 미꾸라지나 송사리를 잡아먹게 하고,
隨行列而止(수행렬이지) : 새들과 줄지어 날아가 내려앉고
委蛇而處(위사이처) : 제 뜻에 맡겨 지내게 하는 것이다.
彼唯人言之惡聞(피유인언지악문) : 새는 사람의 말조차 듣기 싫어하건만
奚以夫譊譊爲乎(해이부뇨뇨위호) : 어떻게 시끄러운 음악을 견디겠느냐?
咸池九韶之樂(함지구소지락) : 함지나 구소의 음악을
張之洞庭之野(장지동정지야) : 동정의 들판에서 연주한다면,
鳥聞之而飛(조문지이비) : 새들은 그 소리를 듣고 날아가 버리고,
獸聞之而走(수문지이주) : 짐승들은 그 소리를 듣고 달아나 버리고,
魚聞之而下入(어문지이하입) : 물고기들은 그 소리를 듣고 깊숙이 물속으로 들어가 버릴 것이다.
人卒聞之(인졸문지) : 사람의 무리들이 그것을 들으면
相與還而觀之(상여환이관지) : 서로 모여들어 구경을 한다.
魚處水而生(어처수이생) : 물고기는 물속에서 살지만
人處水而死(인처수이사) : 사람은 물속에 들어가면 죽어 버린다.
彼必相與異(피필상여이) : 저 둘은 서로 자기가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다르다.
其好惡故異也(기호오고이야) :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이 원래 다른 것이다.
故先聖不一其能(고선성불일기능) : 그래서 옛 성인들은 만물의 능력을 다 같다고 여기지 않았고,
不同其事(불동기사) : 그 할 일을 같게 맡기지 않았다.
名止於實(명지어실) : 이름은 실질에 의지했고,
義設於適(의설어적) : 법도는 모두 본성이 맞는 곳에 세웠다.
是之謂條達而福持(시지위조달이복지) : 이것을 자연의 조리에 맞추어 복을 이어간다고 하는 것이다.
6.
列子行食於道從(열자행식어도종) : 열자가 길을 가다가 도중에서 밥을 먹다가,
見百歲髑髏(견백세촉루) : 백년은 된 오래된 해골을 보았다.
攓蓬而指之曰(건봉이지지왈) : 쑥대를 뽑아 가지고 해골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唯予與汝知而未嘗死(유여여여지이미상사) 未嘗生也(미상생야): “오직 나와 그대만이 일찍이 죽지도 않았고, 일찍이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것을 안다.
若果養(恙)乎(약과양호) : 죽은 그대는 과연 우울한가?
予果歡乎(여과환호) : 살아있는 나는 과연 기쁜가?
7.
種有幾(종유기) : 만물은 다 기틀이 있다.
得水則爲繼<繼-糸>(득수즉위계) : 물을 만나면 생명이 이어진다.
得水土之際(득수토지제) : 물과 흙이 섞이면,
則爲䵷蠙之衣(즉위와빈지의) : 푸른 이끼가 되며,
生於陵屯則爲陵舃(생어릉둔즉위릉석) : 언덕에서 자라면 질경이가 된다.
陵舃得鬱棲則爲烏足(릉석득울서즉위오족) : 질경이가 썩은 흙(울서)을 만나면 오족(수초의 이름)이 된다.
烏足之根爲蠐螬(오족지근위제조) : 오족의 뿌리는 굼벵이가 되며,
其葉爲胡蝶(기엽위호접) : 그 잎사귀는 나비가 된다.
胡蝶胥也化而爲蟲(호접서야화이위충) : 나비는 서(胥)라고 하는데, 변화하여 벌레가 되는데,
生於竈下(생어조하) : 아궁이 밑에 생겨난다.
其狀若脫(기상약탈) : 그 모양이 마치 허물을 벗은 것 같은데,
其名爲鴝掇(기명위구철) : 그 이름을 구철(벌레의 이름)이라 한다.
鴝掇千日爲鳥(구철천일위조) : 이 구철이 천 일이 지나면 변화하여 새가 되는데,
其名爲乾餘骨(기명위건여골) : 그 이름을 건여골이라 한다.
乾餘骨之沫爲斯彌(건여골지말위사미) : 건여골이 뱉는 침은 사미라는 벌레가 되고,
斯彌爲食醯(사미위식혜) : 사미는 초파리(식혜에 모여드는 작은 곤충)가 된다.
頤輅生乎食醯(이로생호식혜) : 이노라는 벌레는 초파리에서 생긴다.
黃軦生乎九猷(황황생호구유) : 황황이라는 벌레는 구유에서 생기고,
瞀芮生乎腐蠸(무예생호부권) : 무예라는 벌레는 부권에서 생긴다. (이노 황황 무예: 모두 작은 벌레를 가리킨다.)
羊奚比乎不<筍+子>(양해비호불?) : 양해라는 풀은 죽순이 되고,
久竹生靑寧(구죽생청녕) : 오래된 대는 청녕이란 벌레(대나무에 붙어사는 벌레)를 낳는다.
靑寧生程(청녕생정) : 청녕은 정(벌레 이름)을 낳고,
程生馬(정생마) : 장은 말을 낳고,
馬生人(마생인) : 말은 사람을 낳는다.
人又反入於機(인우반입어기) : 사람은 다시 자연의 기틀로 돌아간다.
萬物皆出於機(만물개출어기) : 만물은 모두 자연의 기틀에서 나와서,
皆入於機(개입어기) : 모두가 자연의 기틀로 돌아간다.
(끝)
첫댓글 의미있는 내용으로 보입니다...우리가 쉽게 깨달을 수 없는 내용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나무아미타불 지장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