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자 수필 문득.906 --- 치과에서 흔히 있는 일
아~ 하세요. 더 크게 해보세요. 꽉 물어보세요. 세 번만 물어보세요. 하나, 둘, 셋. 입 다무세요. 현장이 아니고 가려진 이웃에서 본의 아니게 엿듣게 되면 이게 무슨 소리지 갸웃갸웃할 것이다. 괴상한 소리 같기도 하고 장난질에 윽박지르는 것도 같다. 그러나 대개는 대뜸 눈치를 채고 지난날이 남의 일 같지 않아 획 스쳐 갈 것이다. 그래서 경험이 필요하다. 경험이 있고 없고에 따라 분위기 파악도 대번 달라진다. 당사자는 무심코 아무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또박또박 군소리 없이 잘도 한다. 마치 임의로 조종을 받는 모양새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순간만은 누구도 불평이 없으며 할 수도 없다.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은 치과에 간다면 지레 겁부터 먹는다. 이가 아프다고 하면서 주춤거린다. 그러나 이가 아픈 것보다는 낫다고 여겨 어쩔 수 없이 이끌려 간다. 사실 입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말을 하는 것은 물로 세끼니 식사 외에도 수시로 주전부리를 한다. 그런데 입안에 있는 이가 아픈 것이다. 관리가 잘못되었든 사고가 생겼든 이가 아프다. 때로는 선천적으로 이가 약하기도 하고 돌발적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소홀히 할 수도 없어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칫솔질을 한다. 가장 잘 보살피는 곳이 입이고 치아지 싶어도 어느 틈에 끼어들었는지 식사를 하기도 힘들도록 괴롭힌다. 통상적으로 하루도 음식을 거를 수는 없다. 음식을 잘 먹으려면 아무래도 이가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이가 아프면 음식을 먹는 것이 두렵기까지 하다. 잘 먹고 살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재산을 모은다. 그러면서 맛집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그런데 즐거워야 할 음식이 귀찮거나 대충대충 건성이면 심각한 것이다. 우선 이를 잘 관리하여야 한다. 어려서 한 번 이 갈이를 하면 대개는 수십 년을 넘어 죽는 날까지 같은 이를 사용하다 보니 자칫하면 중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밤을 새워 이 앓이를 해보면 비로소 그 고통이 어떻고 이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잘 살펴보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