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발칙한 책- 전도서
전도서는 참 이상한 책입니다(a strange book). 전통주의자들의 눈에는 아주 발칙한 책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전도서에는 佛家(불가)의 空(공)-道家(도가)의 無爲自然(무위자연)-儒家(유가)의 中庸(중용)사상과 類似(유사)한 말씀들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많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1:2-11, 2:11, 2:17, 3:1-9, 5:8, 7:15-18, 8:14-17, 9:1, 9:11-12, 12:7-8 등). 몇 가지 예를 들면,
전 1:2-11은 불가의 色卽是空 空卽是色(색즉시공 공즉시색)과 상응하고,
전8:16-17은 도가의 言者無知 知者無言(언자무지 지자무언)과 상응하고,
전7:15-18은 유가의 中庸(중용)과 상응합니다.
그러므로 유대 랍비들이 얌니야 회의(Council of Jamnia-AD 90년 경)에서 수많은 유대전승 문서 가운데 구약의 정경을 결정할 때 힐렐 학파 사람들은 전도서를 “거룩한 손을 더럽히는 책”이라고 혹평하며 정경 채택을 반대하였으나, 샴마이 학파 사람들의 적극 지지로 전도서가 간신히 구약정경에 포함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말 성경 傳道書(전도서)의 히브리 원명은 코헬렛-Koheleth(모인 사람들에게 말씀을 전하는 사람)-코헬렛의 70인 번역은 에클레시아스테스(회중 앞에서 말하는 사람)-영어는 에클레지에스티스(Ecclesiastes)-한국, 중국, 일본은 傳道書(전도서-도를 전하는 사람)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전도서 글 중의 코헬렛을 우리말 성경은 “전도자”라고 번역하였으나, 영어 성경 KJV-The Preacher(설교자), NIV-Teacher(교사), GNB-Philosopher(철학자) 등으로 번역하고 있습니다.
전통 신학적 용어를 사용하는 성경의 다른 책들과는 아주 특이하게 코헬렛(전도자)은 회의론자-염세주의자-불가지론자-인본주의자-허무주의자-쾌락주의자-무도덕주의자와 비슷한 용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힐렐 학파 사람들이 전도서를 경전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반대하였던 것입니다.
전도서는 그 모든 이상하고 발칙한 사상을 포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도서의 가장 중심 사상은 다섯 차례에 걸처 “오직 하나님을 경외 하라(3:14, 5:7, 7:18, 8:12-13, 12:13)”고 강조함으로써 구약의 제사전승-예언전승-지혜전승에 깊이 닻을 내리고 있기 때문에 구약정경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