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말랭이
고구마 수확을 하여 좋은 것은 골라 딸에게 한 상자 보내고
남은 것 중에서 아주 잔잔한 것을 버리기 아까워 창고에 보관했습니다.
좋은 것은 한 번에 5~6개씩 삶아 먹고 있지요.
아내가 고구마를 좋아하거든요.
땅콩을 수확하고, 아내가 주어온 은행을 손질하여 말리다보니
어릴적 먹었던 고구마 말랭이가 생각났습니다.
어머님이 손가락 굵기만한 잔잔한 고구마를 버리지않고
삶아서 장독대 햇볕이 잘드는 곳에 소쿠리에 말려서
쫀득한 고구마 말랭이를 주시면 달콤한 간식거리였지요.
그래서 창고에 가서 보니 싹이 조금씩 나고 있더군요.
그들을 잘 씻어 흙을 털어내고 삶아서
땅콩과 은행 말리는 옆에 함께 말렸습니다.
쫀득해진 고구마 말랭이를 아내에게 먹어보라고 주니까
자기도 어렸을 때 학교친구가 가지고 온 고구마 빼때기(경상도)를
먹어보았다면서 큰 고구마를 썰어서 말린 것이라 했습니다.
그래서 나도 그것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좋은 고구마도 싹이 나오고 있어서 그대로 두면
맛이 없어지기에 썰어서 말리니
보기에도 먹음직 스럽고 훨씬 맛있었습니다.
어릴때도 맛있었지만,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고향의 추억을 생각하며 먹는 아주 맛있는 간식이 되었습니다.
호박고지
애호박을 얇게 썰어 말린 찬거리.
밭담 밑에 5군데 구덩이를 파고 호박을 심었습니다.
애호박이 이틀에 한 번씩 따는데 10개 정도가 됩니다.
아내가 된장찌개도 끓이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새우젓으로 애호박조림도 만들어 주지만
다 사용할 수 없어 호박고지를 만들었지요.
호박고지는 겨울에 반찬이나 된장찌개에 좋은 재료가 됩니다.
영양도 애호박보다도 좋고, 식감도 좋습니다.
호박꼬지 마르는 동안 / 김용만
초가실 맑은 햇살 마당에 가득하다
저 햇살 몇 삽 담아
요양병원 어머니에게 가야겠다
병실 가득 눈부시게 깔아놓고
참깨 털고
고추 널고
호박 곱게 썰어 하얗게 널어야겠다
귀가 어두운 어머니와 바위에 앉아
해 지는 강물을 오래 바라봐야겠다
꼬들꼬들 호박꼬지 마르는 동안
고들빼기
제주에 이주한 후 제법 큰(350평) 텃밭이 생겨
첫해에는 각종 야채와 육지에서 농사짓던 작물을 심었습니다.
가지수를 세어보니 30여 가지가 넘었습니다.
지금은 잎마늘을 주 작물로 하고 집과 경계로 쌓은 담옆 공간에
고추, 대파, 쪽파같은 양념류와
산나물을 비롯한 각종야채를 키우고 있습니다.
고들빼기를 키우고 싶어 씨앗을 사다가 파종을 했지만
2년을 발아시키는데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모슬포 5일장에 가서 고들빼기 1단을 사서
뿌리만 잘라서 작년에 20개 정도 담밑에 심었습니다.
금년 봄에 보니 씨가 떨어져
작년에 심은 주변에는 소복하게 자라고 있고
밭 이곳 저곳에 고들빼기 천국이 되었습니다.
3년만에 성공한 것인데 너무 많아 이제는 잡초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래서 소복히 자란 곳을 제외하고
여기저기 흩어진 것을 수확하여 반찬을 하기로 하고
아내에게 말하니 뽑아오라고 했습니다.
처음 만들어보는 것이라며 요리프로그램과 인터넷을 찾아
만들었는데 너무 맛있습니다.
쌉싸름한 맛이 나며 젓가락이 그곳으로만 갑니다.
큰 통으로 하나가득합니다.
두 달은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맛있다고 칭찬을 하니까
굴젓을 넣으면 더 좋다고 하면서
더 맛있게 만들어 주겠다며 더 뽑으라 했습니다.
큰 시장에 가서 굴젓을 사오겠다고 하면서....
금년에는 고들빼기 김치가
알타리, 열무, 시금치, 배추김치를 이길 것 같습니다.
김장을 해 놓은 듯 든든합니다.
이러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전원생활의 맛임을 새삼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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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면 용수리입니다.
제주에서 제일 벽촌이지요.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선인데, 제주시에 속합니다.
주변에 차귀도, 수월봉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차귀도 사진입니다.
@애림
반갑습니다.
도시에 사시는 군요.
저는 자장면이 먹고 싶어도
배달이 안되어 4킬로 떨어진 면소재지로 나가야 합니다.
해가지면 주위는 어두워 잠이 저절로 오지요~~^^
그래서 새벽에 일찍 잠이 깹니다.
오늘 같은 경우는 일어나 보니 밤 11시 30분이네요.
조금 있다가 다시 자야지요.
와 부러워요.
감사합니다.
부러우면 지시는 겁니다.
닉네임부터 이기고 들어가시는데요 ㅎㅎ
나 어릴적 고구마빼때기 절구에 빻아서 팥넣고 빼때기 죽 끓여서 사까린 타서 묵으몬 황제도 안부러웠어요
지금도 한그럭 묵어보고 싶은 그맛
그렇겠군요,
팥도 들어가고, 거기에 또 오랫만에 들어보는
사까린을 타면 꿀맛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