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는 합치고 중견사는 나누고….'아파트와 주상복합 작명을 놓고 대형 업체와 중견 업체가 상반된 적략을 구사하고 눈길을 끌고 있다. 이미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진 대형사들은 통일성을 강조하며 두 상품간 구별없이 하나의 이름을 쓰는 반면 중견사들은 주상복합의 고급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별도의 이름을 짓고 있는 것.
도급순위 5위인 GS건설은 ‘자이'라는 브랜드로 일반 아파트와 주상복합에 통합해서 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자이'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소비자에게 각인시켰기 때문에 별도의 주상복합 브랜드를 만들지 않았다”며 “대형 업체들은 하나의 브랜드를 잘 관리해 두루 사용하는 ‘멀티유즈' 기법이 더 효과적”이리고 말했다.
롯데건설 역시 ‘낙천대'와 ‘캐슬' 이라는 두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해서 사용하고 있다. 주상복합과 아파트에 함께 써온 ‘롯데캐슬'이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강해 입주민들의 브랜드 교체 요구가 많고 두 브랜드를 동시에 유지하다 보면 아무래도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동부건설은 새로운 주상복합 브랜드를 내놓으려다 단일 브랜드로 선회한 경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 종로구 숭인동에서 새 이름으로 주상복합을 선보이려 했었다”며 “하지만 계약자들이 기존의 ‘센트레빌'을 달아달라고 요구해 당분간 이 상표를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두산산업개발과 현대산업개발은 각각 ‘위브'와 ‘I-PARK'라는 브랜드만을 사용하고 있다.
반면 중견사들은 앞다퉈 새로운 주상복합용 상표를 내놓고 있다. 새 브랜드가 자리잡기까지 광고비 등 초기자본이 다소 들더라도 차별성을 강조하기 위한 방편이다.
성원건설은 지난 3월 성북구 상봉동에 최고급 주상복합을 선보이면서 기존의 ‘상떼빌'이 아닌 ‘상떼 르시엘'이라는 새 브랜드를 내걸었다. 이 회사 함성원 팀장은 “건강을 뜻하는 ‘상떼'라는 공통분모에 ‘빌'과 ‘르시엘'을 각각 붙여 상품을 차별화하고 있다”면서 “서울 상봉동에 이어 올 하반기 부산 동명동에서 분양하는 상떼르시엘도 지역 랜드마크 건물로 지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했다.
동문건설도 비슷한 시기에 ‘아뮤티'라는 새 이름으로 울산 남구 신정동에서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현재 이 회사는 아뮤티 외에 아파트용 ‘굿모닝힐', 사무용 건물 브랜드 ‘굿모닝타워' 등 3개의 브랜드를 보유 하고 있다.
우림건설은 일반 아파트용 ‘필유' 외에 ‘카이저팰리스'라는 별도 브랜드를 갖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인천 계양구 작전동에서 분양한 카이저팰리스가 현재 입주중인데 현지에서는 고급 아파트로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우자판은 기존 아파트 브랜드 ‘이안'과 주상복합 브랜드 ‘엑소디움'을 별도로 쓰고 있다. 진흥기업도 아파트에는 ‘더블파크'를, 주상복합에는 ‘마제스타워'라는 다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