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세 가족이 다 심한 몸살에 걸렸습니다
저희 가족은 세 사람 모두 24시간 같이 지내니까 누구라도 한 사람이 아프면 나머지 둘도 이어서 아픕니다.
이번에도 변덕스러운 독일 날씨를 위태롭게 겨우 잘 버티다가 노엘이 엄마가 몸살 기운으로 먼저 아프기 시작하자, 다음날 노엘이가 이어서 아프고 마지막으로 제가 심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일 한국을 떠나 2일에 독일 도착 후 집을 구하는 문제, 주민등록 하는 일, 노엘이 학교공부, 피아노 레슨 및 연습, 독어 공부, 비자 연장 등 하루도 마음이 편한 날이 없이 긴장된 나날을 보내느라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가는 듯한 고통 속에 지냈습니다. 참 힘들었습니다.
제가 돈이 풍족한 가장이었다면 아내와 사랑스러운 아들을 편안하게 지내게 해 주었을 텐데 선교사, 그것도 아무 지원도 받지 않는 자비량 선교사로서 일하면서 독일에서 아이를 공부시키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독일의 경제가 폭망해 물가가 두세 배로 뛰는 바람에 그 부담이 더했습니다. 그렇게 정말 피가 마르는 듯한 나날을 보내느라 저희 셋 다 위태로운 날을 견디어내었는데 그만 지독한 몸살에 걸려버렸습니다.
몸이 아프니까, 많이 아프니까 그 무엇보다도 주님 생각이 납니다. 주님은 얼마나 아프셨을까….
그 골고다 언덕을 오르시며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을까….
그 저주의 십자가에 달리시면서 또 얼마나 힘드셨을까….
하늘의 별이 떨어지고 잠자던 무덤이 열리고 성소의 휘장이 둘로 갈라지던 그날, 주님께선 모진 고난과 희롱을 견디시며 죽으셨다 다시 살아나셔서 죽음을 멸하셨습니다.
제 일생 동안, 늘 그 주님을 앙모합니다. 육신의 연약함을, 그리고 누추한 내 영혼을 주님께 맡기며 한없이 한없이 주 앞에 꿇어 엎드려 웁니다.
“오, 주님, 내 눈물이 통곡으로 변하여 저 깊은 강물이 되어 흐르기까지 주님 기다리지 마옵시고 어서 오셔서 역사하여 주옵소서. 어서 오시옵소서. 어서 오시옵소서. 아멘, 주 예수여 지체 마옵시고 속히 오시옵소서. 마라나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