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토요일 수아언니네 집들이 가는 날이었다.
기운도 없고 머리도 흥덩하니 힘이 들어 늦게 일어났다.
그동안 밥맛이 없다보니 여기 저기 냉장고에 찬밥 덩어리들이 많이 있었고
입맛이 없다보니 쳐다보기도 싫어서 다 쓰레기통에 집어 넣었다.
이젠 조금씩 해서 먹어야겠다고 아침에 밥을 조금밖에 안했는데 그것도 압력솥에 눌어서 밥이 없었나보다.
이젤 챙기고 드라이한 옷을 찾아 입고 가야 한다고 법석떠느라 신랑하고 약간의 싱갱이가 있었지만
꽃물이 태워주어 수아언니네도 잘 갔고 재미있게 맛있게 나는 밥을 잘먹었다.
그날 저녁에 최평자님 아들 결혼식이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몸도 불편해서 잠깐 얼굴만 보고 와야지,
점심은 원래 혼자있으면 라면을 잘끓여 먹으니까 저녁이나 와서 해줘야지 혼자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디 나가면 그렇게 되든가요.
김양화가 맛있는거 많다고 이거저거 챙겨다 주고 구석구석 뷔페 음식을 날라다 주었고 잘도 먹읍디다
별로 안땡겨서 조금 먹고 가자고 했더니 아직 덜 먹었다고 ' 언니, 저거 봐 이쁘지' 연신 감탄을 하지만 난 좋은거 이쁜거 하나도
안들어왔다. 어서 집에 갔으면 그냥 꽃물이 차 타고 집에 갈걸... 부조금만 보낼걸...
맛있게 즐겁게 다양한 음식을 맛있다고 감탄하며 먹는 양화의 입이 부럽기도 했다.
양화의 팔을 꼭 잡고 지하철 타고 철산역에서 천천히 산책하듯 걸었더니 좀 기력이 났다.
삐뽀 현관문을 여니 남편의 기색이 안좋다.
"밥 먹었어?"
" 에잇 씨, 라면 끓일 그릇이 어딨어?"
" 에잇 밥도 없고 , 씨~~~~
" 왜 그릇이 없어. 잘 찾아 봐야징."
싱크대로 갔더니 들통이 들어앉아 있다. ㅋㅋㅋ
뭬야. 그럼 들통에다 라면 한개르 ㄹ~~~~~
푸하핫.... 어찌나 우습던지..
작은 냄비는 참치찌개가 담겨 있고 다른 냄비는 엊그제 팥죽 먹고 싶어 팥죽 쑨거 냉장고 있고
다른 냄비는 아침 동태찌개 남았고 , 싱크대 오른쪽 구석에 있는 전골냄비 작은거도 있는데 못찾았나보다.
아니, 그렇다고 돌통에 라면을 끓이는 사람이 어딨어요? 찌개를 어디다 쏟아놓고 끓일 것이지...
노랑 양은 냄비하나 당장에 사야 겠어요. 울 남편 전용 라면 그릇으로.
완전히 삐졌는지 연 사흘 독서에만 매달리고 있군요. 우쩐댜...
첫댓글 그거 무작이 쉬운디? 미리 여보 미안해 나늦을거같애 해장국이라도 사 드세요 미리즌활 했어야지 글구 집에와선 여보 미안해 자기가옆에읍은께 술두 밥도 맛이하나도업드라,<난 사실 그러거든>그렇치만 갑돌인 식당가서 혼자먹기싫다고 꼭 라면을 끓여먹지 물론 갑순이가 진즉에 라면전용양은냄빈 사다놨지 언제나 찿기쉽게 항상그자리에 쎄팅도 잊지않고문열아 현명한니가 그런실수를 호미로 막을걸 가래로 막는격이됐구려 그치만 느이남편 예술가같다 라면하나를 들통에다 끓일생각을 했다니 역시우리 문열시인 남편자격충분합니다요 다 아름다운 추억의 한장르지요
ㅋㅋㅋ~~! 난! 그냥 생라면 먹는다! 옛날 "라면땅"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