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3년 만에 최대 분양 물량이 쏟아지는 이달에는 올해 분양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알짜 분양물량이 대거 포함돼 있어 규모는 물론 내용면에서도 알차다. 분양가 문제로 지연됐던 경기 용인 신봉·성복지구는 물론 택지지구인 흥덕지구에서도 아파트가 쏟아져 나온다. 인천 청라지구에서도 분양이 시작되고 서울에서는 동작구 상도동, 마포구 합정동 등 노른자위 뉴타운지역 재개발 물량이 대거 나온다.
3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4월 총선 이후 유망 분양 물량이 대거 선을 보이면서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달에는 전국 90곳 이상에서 5만5000∼5만7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2005년 4월(77곳, 5만5454가구) 이후 3년 만에 월별 최대 규모다.
■용인지역, 분양경기 회복 여부 ‘바로미터’
지자체와 업체간 분양가 줄다리기로 지연돼온 용인 신봉지구와 성복동 일대 4개 단지에서 이달 중 알짜아파트가 쏟아져 나와 관심을 끈다. 신봉지구에서 동일토건이 1462가구(112∼207㎡), 동부건설은 1238가구 중 298가구(110∼189㎡), GS건설 299가구(121∼197㎡)와 성복동의 수지자이 2차 500가구(121∼197㎡) 등이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550만원선에 결정될 전망이다. 모두 용인 지역 1년 이상 거주자에게 우선분양된다.
여기에 더해 분양가를 3.3㎡당 1600만원대 중반에 신청한 성복지구 5000여가구도 업체들이 용인시와 조정 작업을 진행 중이어서 이달 안에 결론이 날 전망이다. 신봉지구와 성복지구는 판교신도시와 광교신도시 샌드위치 지역으로 용인 내에서 최고 알짜 입지로 주목받아 온 곳이다.
흥덕지구 힐스테이트(114∼116㎡ 570가구)는 지난달 31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일 1순위 접수에 들어간다. 분양가격은 3.3㎡당 980만원선으로 인근 시세에 비해 훨씬 저렴해 ‘로또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10년간 전매가 제한되는 게 흠이다. 용인지역 거주자에게 30%가 우선 공급된다.
■인천 청라지구 가정뉴타운 등 자극할듯
인천 청라지구 분양물량도 이달 놓쳐선 안될 유망 아파트다. 학교용지부담금 문제로 아직 구체적인 분양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건설사들은 이달 중에 분양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청라지구는 인천 서구 경서동과 원창, 연희동 일대 1775만㎡ 규모로 조성되는 매머드급 경제자유구역이다.
호반건설이 12·18·20블록에서 호반베르디움(80∼113㎡, 2416가구)을 쏟아내고 광명주택도 A15블록에서 광명샤인빌(110㎡, 263가구)을 분양한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3.3㎡당 800만원선에 분양될 예정이다.
부동산써브 함영진 실장은 “송도, 영종과 더불어 인천경제자유구역 트라이앵글을 이루는 청라지구는 입지여건이 양호해 치열한 청약 경쟁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 재개발 물량 ‘풍성’
서울에선 동작구 뉴타운 수혜지역 등 재개발 물량이 풍성하다. 동작구 상도동에서 분양하는 한진해모로는 85∼145㎡ 1559가구의 대단지다.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고 일부 고층에서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마포구 합정동 균형발전촉진지구에 들어서는 주상복합 ‘합정동자이’(165∼322㎡)도 주목된다.
이외에 용산구 용문동에서는 이수건설이 브라운스톤용산(80∼138㎡ 195가구), 중구 을지로2가에선 두산건설이 두산위브제니스(149∼295㎡, 228가구) 등을 공급한다.
이달 분양되는 아파트 중 서민들을 위한 국민임대나 장기전세 아파트 공급물량도 관심이다. 서울시 SH공사는 강서구 발산지구와 송파구 장지지구에 국민임대 1335가구, 장지지구에 장기전세 343가구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내집마련정보사 양지영 팀장은 “유망 재개발 물량은 분양가가 다소 높지만 입지가 좋고 개발 호재가 많아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침체된 수도권 분양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