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아짐 자전거여행[체감온도 영하20도!!! 그 까이꺼 한강 40km] -호미숙-
1월 11일 새해 들어 자전거를 자주 타지 못할 상황으로 게으름에 익숙해지는 무렵 새벽부터 잠을 깨서 블로그 관리를 한 다음 영하 11도라는 말에 그냥 집에서 머물려고 했더랬습니다 기상시간이 오밤중 12였었답니다 ㅋㅋ(기상인지 자다 깬 건지) 아무튼 아침 8시경이 되자 아줌마의 돌출행동이 시작되었지요. 언제는 춥다고 자전거 안탔더냐 하면서 주섬주섬 챙겨 입고 꼬맹이 미니벨로 브루노에 채찍 없는 박차를 가합니다. ㅋ
보온병에 따끈한 차를 타놓고선 아뿔싸!! 깜빡이 아짐이 또 잊었네요. 엣따 모르겠다. 활터까지 한 시간이면 충분하니 그냥 가자하고는 광진교 건넙니다. (아침 9시 출발이기에 동녘의 햇볕을 쬐고자 일부러 강변북로를 탑니다) 광진교에서 내려다 뵈는 얼어붙은 한강에 햐~~ 눈이 휘둥그레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오늘따라 유난히 한강이 웅장해 보이는 겁니다.
강변북로를 달려 한강의 빙하 구경에 정신이 혼미 할 정도입니다 지난번 체인 바꾼 뒤로 영 기어변속에 어설픈 아짐 차가운 바람은 어찌나 거칠게 덤비는지 누가 이기는지 전쟁을 하며 햇살은 등에 업고 세월아 네월아 겨울라이딩을 즐겼지요 늘 다니는 풍경이라 사실 새로운 거 찾아 사진기에 담기란 힘들지요 하지만 오늘은 특종꺼리가 많았답니다. 추위에 얼어붙은 한강을 제대로 구경한 날이었거든요
뚝섬공원은 여전히 공사 중이고 열심히 달리고 달리는데 햇살에 비췬 한강은 저를 유혹하네요. 달리던 자전거 도로에서 내려 강기슭으로 자전거를 끌고 내려갑니다. ㅎㅎ 얇게 언 살얼음 사이마다 흐르는 물이 요동을 칩니다. 얼음은 침묵하고 그 아래 강물은 거침없는 생동력이 일렁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사진을 실컷 담고 다시 보광동 토끼굴로 고우고우~~
어! 자전거 탄 사람을 별로 못 보았는데 제가 사진 찍는 사이 어떤 엠티비 라이더께서 훅 밟아 지나가시는 모습에 갑자기 호미 아짐 짐승으로 돌변 ㅎㅎㅎ 미니벨로 스프린터의 성능 실험에 들어갑니다.~ 일단 허리랑 고개 파묻고 앞서가는 라이더를 향해 돌진!! 25,28 32 속도계가 후끈 달아오릅니다. ㅎㅎ 20미터 앞서가던 그분을 따라잡고 ㅎㅎ 쉬지 않고 페달질에 몰입 ㅎㅎ 너무 빨리 따라잡았기에 공연히 그분께 미안스러워 그대로 줄행랑치듯이 보광동 토끼굴 올라가는데 그 아저씨 저만큼 달려오시네요. ㅎㅎ 가끔 짐승 무늬 아짐마 이렇게 혼자 레이싱 생쑈를 합니다.
오랜만에 가는 길이에요 평소 한남대교를 건너 바로 가는 편이었는데 따사로운 햇볕 쬔다고 그길로 간 거죠 ㅎ 한남동 자전거 도로 진입 그리고 타워호텔 맞은편 오르막을 오르는데 평상시 그 정도 오르막에 10km/h 이상 달리는데 워째 영 시원찮은 겁니다. 겨우 6km/h 조깅 하시는 남자 분에게도 떨어지네요. 아이고, 기어변속에 문제가 있던 겁니다. 체인 바뀌면서 알려준 대로 하지 않고 제멋대로 했더니 ㅎㅎ 꾸역꾸역 정상에 올랐는데 조깅하던 아저씨는 벌써 국립극장 입구를 통과하네요. 세상에 이런 일 처음이네요 어째서 어떻게 조깅하는 아저씨보다 속도가 느리냐고욤~~~~ 미니벨로 스프린터의 굴욕적 순간이었지요. ㅎㅎㅎㅎ
그렇게 남산 석호정(국궁장)에 들러 습사를 마치고 오후 3시 출발 평소대로 한남대교를 건넙니다. 동쪽에 있던 햇덩이가 서쪽으로 쏜살처럼 이동해버렸네요.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한강의 얼음이 아니겠어요. 햐~ 갈 때의 앞바람을 보상받는 시간 즐겁게 페달을 밟아 한강 따라 룰루랄라 추었냐고요? 갈 때 약간 코가 시렸지요. 마스크를 입만 가렸거든요 올 때는 영하란 날씨를 잊어버릴 정도입니다
갈 때보다 더 환상적인 한강의 빙하 구경에 아줌마 신이 나있네요 다시 강기슭까지 내려가 얼음사진을 담고 여유롭게 달려옵니다. 이때, 드륵드륵 소리와 함께 인라인 타신 분이 휘릭 지납니다. 또 제가 누굽니까 ㅎㅎ 인라인과 배틀이 시작 된 거에요 ㅎㅎ 처음엔 젊은 분 인줄 알고 그냥 추월만 했다가 사진 찍는다고 멈추었다가 또 추월할 쯤 어~ 가만 보니 연세 지긋한 어르신입니다 대단해 보여서 대단하십니다, 건강하세요.~라고 해놓고 냅다 달립니다. ㅎㅎㅎ 어르신 인라인에 추월당하면 어쩐대요. 결국 잠실에서 사진 찍느라 다시 멈추면서 어르신과 다시 조우했지요. 정중하게 인사드리니 연세 72세!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왕복하셨다고 하십니다. 인라이너 어르신과 헤어져 잠실 철교를 지날 무렵 또 제 시선을 잡아끕니다. 얼음조각들이 바람에 떠밀려 한 쪽으로 쌓였는데요. 정말 환상이데요. 어릴 적 얼음판에서 얼음지치기도 많이 해봤지만 겨우 작은 저수지나 연못이었거든요 꽝꽝 언 얼음이 쩍쩍 소리 내는 건 들어봤지만 오늘 한강에서 들어본 얼음조각의 소리는 아주 색달랐답니다. 나뭇잎이 바스락 거리듯 강물에 얼음끼리 부딪는 소리가 사그락사그락 그 소리에 떠나기가 싫을 정도였네요
춥다고 덥다고 비 온다고 핑계 대다 보면 자전거 행복도 게을러지겠지요. 우리 추운 날에도 자전거가 가져다주는 행복 느껴보기로 해요 72세의 노익장도 과시하는데 우리는 젊기에 더욱 도전했으면 합니다.
한강 빙하의 아름다움에 흠뻑 취한 호미 아짐이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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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진교를 달리면서 멀리 구리시를 바라봅니다
얼어붙은 겨울강은 웅장했습니다
갈기갈기 찢긴 얼음
강변북로 자전거도로 지난 가을의 붉은 담쟁이의 붉은 벽화 있던 자리에
겨울 낙서만 새겨져 있네요
오전 9시를 지날 무렵 동녘을 밝히던 해님은 강 물 위로 멋진 윤슬을 뿌립니다
뚝섬을 지나면서
결빙된 한강 중간 중간 꿈틀대며 흐르는 강물이 출렁입니다
짙푸름이 추위를 더욱 느끼게 합니다
보광동 토끼굴을 통해 한남동 쪽으로 향하는 인도..
고물상 벽화는 서둘러 봄을 그려 놓았네요
국립극장 뒷편의 석호정 활터에서 바라본 남산
추위에도 남산을 산책 나오신 수녀님들께서 국궁에 대하여 이런저런 질문을 하십니다
활쏘기 연습을 마치고 다시 한남대교를 건너면서 바라본 한강
등지고 갔던 아침 햇살이 벌써 서녘으로 달려가 버렸네요
자전거 도로를 달리면서 만난 한강의 빙하
탄천 합수부 강 한가운데 길다란 모래섬에 새들이 모여있습니다
탄천 합수부의 오일펜스 물거품에 부서지는 햇살가루
춥긴 추운가 봅니다 얼었던 얼름들이 물결에 조각조각 파편이 되었네요
오가는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는데 사진을 찍는 동안 누군가 휘릭
저를 스쳐 앞을 달려가네요. 처음엔 젊은 분인줄 알고 그러려니 했다가
자세히 살펴보니 연세가 상당히 지긋하신 어르신이었습니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인라인으로 왕복하셨다네요
72세인데도 젊은이보다 멋진 건강한 모습이 존경 스러웠네요
자전거 타는 젊은이들도 이런 날씨는 춥다고 피하는 정도지요
각성해야 합니다 ㅎㅎ 우리 모두 어르신처럼 추위도 즐기자구요
강물 위에 펼친 백색의 예술 환상입니다
이 소리 들어보셨나요? 겨울 나무 가지의 마른잎의 바람의 속삭임처럼
얼음조각의 겨울강 언어는 사그락 사그락
강 기슭으로 쌓여있는 얼음들 실제로 보면 더욱 환상이지요
눈부신 햇살을 되반사하는 거울처럼
조각마다 겨울하늘의 해를 담고 있네요
강물이 만든 아름다운 조화 투명한 보석 같죠?
강벽에 철석이며 멋진 공예를 하네요
강물에 뜬 불규칙한 각설탕??
잠실 철교 아래
멀리 올림픽 대교
드디어 자전거 탄 사람을 만났습니다 더욱이 반가운 건 여성 라이더 였습니다
동질감에 그저 반가워서 찰칵 미니벨로 타고 가시네요
잠실 잔디공원에는 연도 강바람에 꼬리를 흔들며 비상하네요
천호대교 쯤 도착해서 모래 바지선 묶어 두는 기둥과 브루노
천호대교 한강공원에 높이 날고 있는 새해소원성취 연
광진교 아래
이제 천호동 토끼굴 다 도착했네요..이 쯤에서 만난 음주 자제 캠패인
겨울다운 추위에 비둘기들도 높은 아파트에 몸을 숨겼네요
-자전거 최대 동호회 "자출사"
http://cafe.naver.com/bikecity.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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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재미나게 쓰셨습니다. 사진도 멋지고요... 덕분에 즐겁습니다^^
정원님 춥죠 ㅎㅎ 오늘도 다녀왔네요 늘 다녀가심에 감사드려요 감기 조심하시구요
대단한 분이시네요. 배울점이 많아요. 고맙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