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악산(윗화악산, 아래 화악산), 철마산
화악산은 경북 청도군 청도읍과 경남 밀양시 청도면, 부북면에 걸쳐 있는 산이며 북쪽의 밤티재로 남산에 연결된다. 만만찮은 높이와 시원스런 조망, 아기자기한 암릉이 어우러져 산행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산이다.
밀양시의 진산이며 주능선의 길이가 약 7km에 이르고 남쪽의 한재천·요고천 등 밀양강의 지류가 발원하여 곳곳에 이들 하천의 개석에 의한 침식분지가 산재해 있다. 중국의 오악 중의 하나인 화산을 닮아 화악산이라 들었던것 같은데 별로 험하지 않았다.
아래 화악산에서 이어지는 철마산은 장군이 천마(天馬)를 타고 이 산 정상에 내려왔다고 하여 천마산(天麻山)[634m]이라 칭하였으나 후에 철마산으로 개칭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외에 옛날 선녀가 옥단굴로 철마를 타고 내려왔다는 전설에서 철마산으로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다.
경북 청도군 청도읍 음지리와 경남 밀양시 상동면 옥산리의 경계 지역에 걸쳐 있는 철마산은 동쪽의 밀양강으로 능선을 따라 낮아진다. 이곳은 산은 낮았지만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가파르고 낙엽으로 덮혀있어 겨울 산행은 조심해야 하겠다.
등산을 다니다보면 지역마다 조금씩 다른 특색이 있다. 지형으로 기후가 다르고 먹거리가 다르다. 그래서 우리들은 등산에 우선 목적이 있지만, 그러한 다른 풍물과 특색있는 무엇인가를 접하면서 여행의 또 다른 묘미도 맛본다.
화악산 입구에 도착하니 수많은 하우스가 있었고 그곳에는 새파란 미나리가 자라고 있었다. 이곳은 청도 한재 미나리밭이라 일컫는데, 이곳에 미나리가 유명한 이유는 화악산 자락의 충분한 일조량과 청정 지하수를 흠뻑 먹고 자라 연한 줄기에 은은한 향이 그윽한 때문이란다.
아삭한 식감의 쌈채소로 사랑받는 한재 미나리는 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먹거나 담백한 수육과 함께 곁들일 때 일품이란다. 신선한 미나리전과 미나리비빔밥까지 먹고 나면 입안에 향긋한 봄이 찾아온다나. 그래서 한적해 보이는 산골에 많은 차량들이 드나들고 있었다.
예부터 경북 청도군 청도읍의 초현리, 음지리, 평양리, 상리 일대를 한재라고 불렀다. 청도 남산과 화악산 계곡을 따라 이루어진 한재마을에 미나리단지가 들어선 건 1980년대부터다. 150여 개 농가에서 미나리를 재배하고 있으며, 모든 농가가 무농약 미나리를 재배한단다.
한재는 미나리 재배에 필수적인 맑고 깨끗한 지하 암반수가 풍부해서 미나리밭의 넉넉한 배수는 물론이고 세척에도 한몫한다. 미나리를 손질해서 깨끗한 지하수에 씻는데, 그래서 미나리를 씻는 것을 본 우리 회원들은 미나리가 매우 깨끗하다하여 사온 것을 술안주로 날 것으로 먹었다.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것이라 향이 없을줄 알았는데 향이 진하였다.
알칼리성 식품인 미나리는 피를 맑게 하고 피로 해소, 해독 작용, 혈압 강하, 빈혈 개선, 피부 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 1월 말부터 주말이면 많은 사람이 한재마을을 찾는단다. 2월과 3월에 많이 생산되는한재미나리는 7월부터 9월까지 파종 시기를 빼고는 1년 내내 생산되는데, 겨우내 잃었던 입맛을 찾기에는 이른봄이 제일이다.
한재 미나리는 속이 통통하게 차고 식감이 연해서 생으로 먹기에 제격이다. 미나리 줄기 하나를 손으로 돌돌 말아서 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과 쌈장을 올려 한입 먹으면 삼겹살의 느끼함은 사라지고 고소한 맛이 향긋한 미나리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한재 미나리단지에 유난히 삼겹살 식당이 많은 이유라고 하였다.
이곳 이외에도 양산에도 미나리가 유명하다. 그곳은 물미나리 같았는데 이곳은 미나리를 물속에서물 키워내지 않고 바닥만 물기가 많케하여 키워 내는 것 같았다. 문득 밭 언저리에 통통하게 자라나는 미나리가 생각났다. 봄이되면 그 어디에선가 자라고 있을 그것을 캐어 된장국에 넣어 먹어야겠다.
다음 산행 때는 또 어느 색다른 지역의 맛을 느낄 수 있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