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그를 ‘매니지먼트계의 빅마마’라고 불렀다. “배우가 되려면 박성혜에게 가라”는 말도 돌았다. 최근 책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를 낸 박성혜(39)씨다. 30대 초반부터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의 본부장을 지내며 한때 130명의 스타, 70명의 매니저를 거느렸다. 김혜수·전도연·지진희·황정민·임수정·공효진·하정우·정유미·공유 등과 일했다. TV스타 김혜수·전도연이 충무로를 이끄는 배우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사진 일을 하던 지진희를 1년 동안 쫓아다녀 데뷔시켰고, 연극배우 황정민에게 스크린이라는 새 무대를 열어줬다.
그는 2008년 4월 돌연 사표를 내고 15년 매니저 활동을 정리한 채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돌아와 이 책을 준비했다. 15년 희로애락의 기록이다. 1994년 국내 최초의 기업형 매니지먼트 회사 스타서치에서 일을 시작하고, 매니저라면 ‘운짱’ ‘가방모찌’로 불리던 시절 끝까지 ‘운전 못하는 매니저’를 고수했던 얘기, 박해일·조승우 등의 비범함을 발견하고 느꼈던 희열, 믿었던 배우들의 배신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개인적 기록을 넘어 국내 연예산업의 성장사로 읽힌다.
“일을 시작할 때만해도 이쪽 업계는 마초들의 정글, 한 발짝만 나가면 조폭·양아치 세계였어요. 그간 산업규모가 커지고 투명해졌죠. 고급인력이 들어오고 사회적 인식도 좋아지고. 하지만 아직도 앞에서는 존중하는 듯해도 뒤돌아서는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중적 시선이 안타까워요.”
“사표를 던진 건, 사람에 지쳤다고 할까요? 전속 계약금이 1~2억을 넘어 치솟는 비정상적 상황에, 언제부터 이렇게 돈으로만 일하는 사이가 됐나 회의가 왔어요. 아무 연고 없는 뉴욕에서 홀로 지내다 보니 싫어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새록새록 솟았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죠. 그게 이 책이 됐네요.”
수많은 배우와 일했지만 김혜수·전도연·지진희를 가장 각별하게 기억한다. “처음 김혜수씨를 만났는데 쳐다보지도 않는 거예요. 그때 곧 나를 주시하게 만들리라, 결심했죠.” 당시 부스스한 사자머리에 징 박은 부츠 등 연예인보다 더 튀는 의상으로 김혜수를 질리게 했던 그는 곧 “가장 나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동지”(김혜수)가 됐다.
“김혜수는 제게 일을 가르쳐준 배우, 전도연은 저랑 같이 성장한 배우, 지진희는 저를 따라와준 배우죠. 전도연은 지금도 “혜수 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라고 묻죠. 시사회장에서도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하지만 불만 켜지면 돌변하며 현장을 장악하는 근성이 대단해요. 진정 프로입니다. 지진희는 제가 데뷔시켜 자식처럼 느껴져요.”
박씨는 기업화된 매니지먼트의 상징적 존재인 동시에 여성 매니저 시대를 연 주역으로도 꼽힌다. “섬세한 감성이 필요한 배우 매니저는 여성이 유리합니다. 연예기획사가 유혹이 많고 도덕적으로 일탈하기 쉬운 곳인데, 여성들 특유의 정직성도 큰 강점이고요. 또 배우와 매니저는 파트너일 뿐, 누가 누구를 키웠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가 지켜본 배우들은 어떤 존재일까. “여배우는 여왕의 사주를 타고 난다고 해요. 하지만 한없이 고독하죠. 카메라 앞에 서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고 모두 자기만 쳐다보고 모든 걸 자기가 해결해야 하니까 그렇게 외롭다고 해요. 어려서부터 예쁘다, 최고다 라는 소리만 듣고 자라니까 자기중심적이고, 도리어 사람을 못 믿고 폐쇄적인 존재가 되기도 하지요.”
“사람으로 매력 있는 배우가 결국 성공한다”는 그는 이번 책을 끝으로 배우 매니저계와는 인연을 끊는다. 새롭게 도전하는 일은 인디 음악이다. “29살 때 39살이 되면 다른 삶을 살리라 결심했거든요. 그 약속을 지키려고요. 제가 원래 좋아했던 음악 일을 하고요, 주류의 재미와 맛은 이미 봤으니 인디로 갑니다.”(웃음)
사람들은 그를 ‘매니지먼트계의 빅마마’라고 불렀다. “배우가 되려면 박성혜에게 가라”는 말도 돌았다. 최근 책 『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를 낸 박성혜(39)씨다. 30대 초반부터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의 본부장을 지내며 한때 130명의 스타, 70명의 매니저를 거느렸다. 김혜수·전도연·지진희·황정민·임수정·공효진·하정우·정유미·공유 등과 일했다. TV스타 김혜수·전도연이 충무로를 이끄는 배우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함께했다. 사진 일을 하던 지진희를 1년 동안 쫓아다녀 데뷔시켰고, 연극배우 황정민에게 스크린이라는 새 무대를 열어줬다.
그는 2008년 4월 돌연 사표를 내고 15년 매니저 활동을 정리한 채 미국으로 떠났다. 그리고 지난해 5월 돌아와 이 책을 준비했다. 15년 희로애락의 기록이다. 1994년 국내 최초의 기업형 매니지먼트 회사 스타서치에서 일을 시작하고, 매니저라면 ‘운짱’ ‘가방모찌’로 불리던 시절 끝까지 ‘운전 못하는 매니저’를 고수했던 얘기, 박해일·조승우 등의 비범함을 발견하고 느꼈던 희열, 믿었던 배우들의 배신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개인적 기록을 넘어 국내 연예산업의 성장사로 읽힌다.
“일을 시작할 때만해도 이쪽 업계는 마초들의 정글, 한 발짝만 나가면 조폭·양아치 세계였어요. 그간 산업규모가 커지고 투명해졌죠. 고급인력이 들어오고 사회적 인식도 좋아지고. 하지만 아직도 앞에서는 존중하는 듯해도 뒤돌아서는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이중적 시선이 안타까워요.”
“사표를 던진 건, 사람에 지쳤다고 할까요? 전속 계약금이 1~2억을 넘어 치솟는 비정상적 상황에, 언제부터 이렇게 돈으로만 일하는 사이가 됐나 회의가 왔어요. 아무 연고 없는 뉴욕에서 홀로 지내다 보니 싫어진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이 새록새록 솟았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죠. 그게 이 책이 됐네요.”
수많은 배우와 일했지만 김혜수·전도연·지진희를 가장 각별하게 기억한다. “처음 김혜수씨를 만났는데 쳐다보지도 않는 거예요. 그때 곧 나를 주시하게 만들리라, 결심했죠.” 당시 부스스한 사자머리에 징 박은 부츠 등 연예인보다 더 튀는 의상으로 김혜수를 질리게 했던 그는 곧 “가장 나의 본질과 맞닿아 있는 동지”(김혜수)가 됐다.
“김혜수는 제게 일을 가르쳐준 배우, 전도연은 저랑 같이 성장한 배우, 지진희는 저를 따라와준 배우죠. 전도연은 지금도 “혜수 언니가 좋아, 내가 좋아”라고 묻죠. 시사회장에서도 손에 땀이 찰 정도로 긴장하지만 불만 켜지면 돌변하며 현장을 장악하는 근성이 대단해요. 진정 프로입니다. 지진희는 제가 데뷔시켜 자식처럼 느껴져요.”
박씨는 기업화된 매니지먼트의 상징적 존재인 동시에 여성 매니저 시대를 연 주역으로도 꼽힌다. “섬세한 감성이 필요한 배우 매니저는 여성이 유리합니다. 연예기획사가 유혹이 많고 도덕적으로 일탈하기 쉬운 곳인데, 여성들 특유의 정직성도 큰 강점이고요. 또 배우와 매니저는 파트너일 뿐, 누가 누구를 키웠다는 말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가 지켜본 배우들은 어떤 존재일까. “여배우는 여왕의 사주를 타고 난다고 해요. 하지만 한없이 고독하죠. 카메라 앞에 서면, 아무도 도와줄 수 없고 모두 자기만 쳐다보고 모든 걸 자기가 해결해야 하니까 그렇게 외롭다고 해요. 어려서부터 예쁘다, 최고다 라는 소리만 듣고 자라니까 자기중심적이고, 도리어 사람을 못 믿고 폐쇄적인 존재가 되기도 하지요.”
“사람으로 매력 있는 배우가 결국 성공한다”는 그는 이번 책을 끝으로 배우 매니저계와는 인연을 끊는다. 새롭게 도전하는 일은 인디 음악이다. “29살 때 39살이 되면 다른 삶을 살리라 결심했거든요. 그 약속을 지키려고요. 제가 원래 좋아했던 음악 일을 하고요, 주류의 재미와 맛은 이미 봤으니 인디로 갑니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