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대만과 일본의 전력을 탐색하고 돌아온 주성로 대표팀 코치(인하대 감독)의 평이다.
일본은 프로 1.5군과 실업야구 선수들로 구성됐기 때문에 탄탄한 기본기가 자랑이지만 대만은 양 프로리그 CPBL과 TML의 최고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 여기다 LA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의 마이너리그 소속 투수 궈훙즈와 왕젠밍도 합류했다.
대만의 전력이 껄끄러운 것은 투수진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대만은 공격력이 강하고 일본은 수비력이 강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대만은 투수력까지 갖추었다는 것이다.
주 코치가 꼽는 경계인물 1호는 우완투수 차이중난(싱눙 불스). 차이중난은 이미 우리에게 낯이 익다. 지난 1999년 서울에서 열렸던 시드니올림픽 예선전에서 일본의 괴물투수 마쓰자카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쳐 야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주인공이다.
당시 타이베이 체육학원 졸업반이었던 차이중난은 140㎞ 중반 대의 빠른 직구와 제구력 좋은 변화구로 8⅔이닝 4피안타 11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일본 타선을 압도했다. 차이중난은 군복무를 마치고 CPBL의 싱농 불스에 입단, 올 시즌 25경기서 14승 9패, 방어율 3.49를 기록했다.
투구 폼이 특이한 쑨차오즈(중신 웨일스)도 경계 대상이다. 우완인 쑨차오즈는 사이드암 투수처럼 와인드업을 시작해 오버스로로 공을 던져 타자들을 혼란에 빠뜨린다. 올 시즌 성적도 32경기 16승 8패, 방어율 2.13으로 에이스급이다.
메이저리그 수업을 받고 있는 좌완인 궈훙즈는 4경기에서 1패, 방어율 6.75를 기록, 성적에서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왕젠밍(우완)은 13경기에서 6승 1패, 방어율 1.72로 수준급이다.
대만과는 정서적인 요인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992년 국교 단절 이후 반한감정이 남아 있고 99년 올림픽 예선전 한국전에서 연장 11회 박재홍의 끝내기 안타로 고배를 마신 뒤 감독이 “심판의 편파판정 때문에 졌다”고 했던 만큼 앙금이 많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