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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
송 재 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
비 내리는 저녁 무렵, 모래내 근처의 버스 정류장 앞 포장마차에서 붕어빵을 사서 맛있게 먹고 있는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를 슬프게 한다. 허름한 작업복에 찌든 얼굴 표정으로 보아 아마 어느 막노동장에서 일을 끝내고 귀가하면서 붕어빵으로 저녁을 때우는 것 같았다. 집에 가면 반겨줄 가족이 있는지, 아니 편안히 쉴 수 있는 집이라도 있는지…, 이 광경을 보고 갑자기 가슴이 아려오면서 적어도 먹고 사는 것만큼은 걱정이 없는 나 자신을 되돌아본다. 이와 같은 사람을 외면할 수밖에 없는 나 자신이 못마땅하다. 그렇다고 외면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저런 대책 없는 생각이 또 나를 슬프게 한다. 지방세 3017만원을 3년째 내지 않아 서울시로부터 고액·상습 체납자 명단에 오른 전두환 전 대통령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는 1997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어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았지만, 전 재산이 29만원밖에 없다고 버티며 아직도 1672억 원을 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작년엔 육군사관학교 발전 기금으로 1000만원을 내었고 최근엔 호화골프를 친 후 한 병에 165만원 하는 양주를 마시며 파티를 벌였다고 한다. 임기를 끝내고 국민의 환호 속에서 청와대를 떠나는 대통령을 우리는 언제나 볼 수 있으려나. 우리들을 슬프게, 때로는 분노케 했던 사건·사고들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어린이 학원의 차량 사고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지난해 11월, 청주시에서 초등학교 1학년 여자 어린이가 음악학원 차량 문짝에 옷이 끼어 끌려가다가 사망했고, 올해 2월에는 경남 창원시에서 일곱 살 난 남자 어린이가 태권도장 통학 차량에 역시 옷자락이 끼어 5m를 끌려가다가 주차된 1t 화물차에 부딪혀 숨졌다. 그 아이들의 부모는 자식들이 곱고 씩씩하게 자라기 바라면서 음악 학원, 태권도 학원에 보냈을 텐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들이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을 때의 부모들의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 세상에 태어나 활짝 꽃 피우지 못하고 그리도 빨리 저세상으로 간 어린이들이 우리 어른들을 얼마나 원망하고 있을까? 일본 아베 총리의 궤변이 우리를 분노케 한다. ‘일본이 중국과 한국을 침략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는 “정치가가 아닌 역사가에게 (판단을)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침략의 정의는 학계에서도, 국제적으로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함으로써 사실상 일본의 침략행위를 부정했다. 이와 관련해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 종군 위안부 문제, 독도 영유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그는 줄기차게 망언을 계속하고 있다. 이를 보고 있노라면 분노에 앞서 한심하고 가련한 생각이 든다. 솔직하고 떳떳하게 침략행위를 인정한다고 해서 일본의 국익에 무슨 손해가 있겠는가. 1970년 독일의 브란트 총리가 폴란드 바르샤바의 유대인 위령탑에 헌화한 후 무릎을 꿇고 참회의 눈물을 흘림으로써 오히려 독일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지 않았던가? 콜 총리도 1987년 “독일은 나치의 만행을 잊거나 숨기거나 경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고, 슈뢰더 총리는 2004년에 “독일인들은 나치의 범죄를 생각하면 부끄러움 속에서 몸을 수그린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일본은 겸허하게 과거사를 반성하고 새 출발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일본은 ‘쪽발이’, ‘왜놈’이라는 오명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마광수 교수. 자신이 쓴 저서를 구입했다는 영수증을 리포트와 함께 제출해야 학점을 주겠다고 선언한 마교수가 우리를 못마땅하게 하지만, 마교수의 말대로 “커피 마시고 영화 보는 돈은 아깝지 않게 쓰면서 교재를 사는 건 아깝다고 생각하는” 요즈음 학생들의 풍조도 우리를 몹시 못마땅하게 한다. 2013년 상반기의 우리 사회에는 이래저래 우리를 슬프게 하고 못마땅하게 하는 일들이 많이도 일어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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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그렇습니다.
국가의 전대통령의 도를 넘는 뻔뻔한 행태나 쪽빠리 왜넘의 한계를 넘지못하는 의식을 가진넘을 국가지도자로 모시고사는 그 미련하고 모자란 이웃도 슬픈일입니다.
하루 오만원 어치 튀겨내는 뻥튀기 공장이나 맛동산 만들어내는 거대한 농심 공장이나 똑같은 규제를 하고
천막집에서 설치한 트럭포장을 자동차구조변경해야 검사를 해준다니 설치된거 없애버리고 규정된 1급업체 에서 다시 시공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탁상업무에 화딱지 나지만 국가시책이라니 그져 뻥튀기 장사의 슬픔도 .....